[해시태그이야기] ‘FA 대박’ 김우람 “부담감? 즐겨볼 터”

강현지 / 기사승인 : 2016-06-22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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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돌아보는 스타 이야기
#2군 신화 #역대 최고 보수 인상률 #좋은 선수 #역전패의 기억


[점프볼=강현지 기자] 이제야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았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던 김우람(28세, 185cm)이 자유계약시장(FA)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무려 400% 인상된 금액에 소속팀 부산 케이티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이 확정된 후 김우람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2군 신화가 만든 변화
김우람은 2011년 1월 열린 2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경희대학교 재학 당시 당한 부상 탓에 일찍 부름을 받진 못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1군 드래프트에서 외면을 당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다행히 낙생고 시절 은사인 천정렬 코치가 KCC 2군 코치로 있어 큰 힘을 얻었다. 마음을 다잡은 김우람은 윈터리그를 통해 한 계단씩 올라섰다. 그해 윈터리그에서는 김우람은 평균 33분씩을 소화하며 16.7득점 5.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 다음 시즌에도 그는 평균 21.2득점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쯤 되자 1군에서도 신호(?)가 왔다. 마침내 1군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2011년 11월 4일이었다. 당시 상대는 부산 케이티. 김우람은 비록 첫 경기에서 점수를 올리진 못했지만 어시스트 4개를 기록했다. 이후 그는 12경기에 추가로 나서며 2012-2013시즌 1군 정식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당시 연봉은 3,500만원이었다. 1군 무대에 나선 김우람의 성적은 평균 10분 출전에 3.4득점이었다.



그렇지만 1년 뒤 다시 계약시기가 됐지만 이번에는 KCC와의 계약에 골인하지 못했다. 상무에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낙방. 이때 케이티가 김우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연봉 3,800만 원에 도장을 찍으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일까. 김우람은 독기를 품었다. 김현중, 김현수가 부상으로 결장한 틈을 타 매 순간마다 온 힘을 다 쏟았다. 2013-2014시즌, 54경기에서 그가 남긴 성적은 평균 9득점 3리바운드 1.4어시스트. 사람들은 그를 ‘2군 신화’라 부르기 시작했다. 근성과 투지가 남긴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천금 같은 3점슛으로 6강 상대였던 인천 전자랜드와의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해 케이티는 3승 2패로 전자랜드를 꺾고 4강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덕분에 김우람도 상무에 발탁될 수 있었다.



이러한 굴곡진(?) 인생 그래프에 대해 김우람은 ‘성장의 발판’이라고 표현했다. “프로 데뷔 후에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굴곡’이라기보다 뭔가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길’ 같아요. 힘들었을 땐 인정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평범하게 뽑혔으면 보여주지도 못하고 은퇴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어 김우람은 “밑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주목받는 느낌이에요. 그때는 까마득했지만, 이제는 감사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평소 성격에서도 선수 김우람의 모습처럼 억척스러운 모습이 있을까. 김우람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평소에는 진지하고, 내성적인 편이에요. 그래도 요즘에는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긍정적이고, 밝아지려고 노력했어요.”



# 역대 최고 보수 인상률
2015-2016시즌 중 상무에서 복귀한 김우람은 10게임에 출전해 평균 9득점 3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월 1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는 정규리그 413일 만에 20+점을 기록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그렇게 시즌을 마친 2016년 5월, 김우람은 프로생활 세 번째 FA를 맞았다. 원 소속팀인 케이티와 계약을 앞두고 김우람은 어떤 심경이었을까?



“전역했을 때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면서 다음 시즌을 구상했어요. 어떤 계약을 할까 생각하고, 기대도 했죠. 다행히 전역하고도 출전 시간을 부여받아 뛸 수 있었고, 시즌이 끝나고도 주변에서 응원을 해주셨죠.”



사실, 일각에서는 김우람이 팀을 옮길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미 팀에는 이재도와 최창진이라는 걸출한 ‘자산’들이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우람의 실력을 떠나, 출전시간과 기회를 원하는 만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김우람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구단의 따뜻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의 마음을 끌었다고 고백했다.


“케이티는 저에게 ‘은인’ 같은 팀이에요. 하지만 제가 전역했을 땐 대부분 관계자가 바뀌어서 감정에 이끌릴만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감독님, 코치님들 등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먼저 적극적으로 이야기해 주시는데 외면할 순 없었어요.”



그렇게 계약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김우람과 케이티의 견해차가 크지 않아 일찌감치 재계약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케이티는 김우람과 보수 총액 1억 9천만원(연봉 1억 6천만원, 인센티브 3천만원), 계약 기간 5년에 협상을 마쳤다. 400% 인상된 이번 FA 계약은 KBL 역대 최고 보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전에는 제가 잘하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면, 재계약 이후에는 책임감이 생겼어요. 벌써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저도 좋은 계약을 했고, 구단에서 기대치가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김우람은 “부담감을 즐겨보려고요. 즐겨서 좋은 효과를 내고 싶습니다”라고 웃었다.


# 조성민과 양동근처럼
FA 대박을 터뜨렸지만, 김우람의 절실한 마음은 여전했다.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생각 들어요. 이번 계약이 크고 감사한 계약이지만 좋은 스타급 선수들과 비교하면 저는 이제 평범한 계약을 한 거예요. 계속 죽기 살기로 할 거예요.”



2군 신화를 일으킨 그의 다음 목표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김우람의 새로운 목표다. 롤 모델은 조성민(부산 케이티)과 양동근(울산 모비스). “형들의 위치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멀었으니 아등바등 노력해야죠.”



김우람은 FA 협상을 마친 후 팀 훈련에 복귀했다. 마음도 단단히 먹었고, 이제 그를 보여줄 일만 남았다. 비시즌 훈련에 돌입하며 김우람은 “힘든 훈련이 예상돼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감독님이 협박을 엄청 하셨거든요(웃음). 기대에 부응하는 건 제 몫이죠. 마음을 다잡고 운동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앞으로 팀 내 포지션 경쟁도 불가피하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이재도, 이타적인 스타일인 최창진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이에 따라 1번(포인트 가드)과 2번(슈팅 가드)을 오가며 팀을 이끌어야 한다. 시즌 마지막 10게임에서 이들과 호흡을 맞춰본 김우람은 “지난 시즌 후반에 합류해서 앞 선에서 뛰었는데 조금씩 호흡이 좋아지는 게 느껴졌어요. 연습해서 각자의 역할을 잘하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전했다.


# “잊지 못합니다” 역전패의 기억
때는 2016년 2월 14일, 케이티가 홈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던 날이었다. 외국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결장했음에도 불구, ‘고춧가루 부대’ 케이티의 위력은 여전했다. 초반부터 케이티는 고른 선수들이 활약하며 블레이클리의 공백을 무색케 했다. 제스퍼 존슨의 활약이 꾸준했고, 위기 상황엔 조성민이 3점슛을 성공시켰다. 김우람도 매 쿼터 분투하며 이날 20득점을 올렸다. 게다가 이재도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더블-더블(15득점 11리바운드)을 기록했다. 이처럼 케이티가 코트 위에선 모두의 분투 덕분에 마지막 홈경기에서 승리를 장식하는 듯 했다.



하지만 4쿼터 KGC인삼공사의 마리오 리틀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전반까지 0개에 그쳤던 외곽슛이 후반에만 7개가 들어갔고, 급기야 케이티가 20여 초를 남겨두고 2점차로 쫓기는 상황이됐다. 마지막 공격에서 케이티의 선택은 김우람이었다. 하지만 김우람의 3점슛이 불발됐고, 경기 종료까지 11.1초를 남기고 KGC인삼공사는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상대팀 김승기 감독은 마리오 리틀을 카드로 내세웠고, 조동현 감독은 수비수들을 교체 투입하며 막고자 했다. 그러나 케이티 선수들의 바람과 달리, 마지막에 웃은 쪽은 KGC인삼공사였다. 리틀의 3점슛이 극적으로 꽂히면서 역전승(82-83)을 챙겨간 것이다.



갑작스럽게 이 경기를 소개한 이유? 바로 김우람이 ‘잊지 못할’ 경기로 이 경기를 꼽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제가 3점슛을 넣으면 끝나는 거였거든요. ‘왜 못 넣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죠. 끝나고 마리오 인터뷰를 보니 할 말이 없더라고요. 좋은 기회가 난 것을 해결했어야 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라고 말하며 당시 패배를 곱씹었다.



연봉 인상과 함께 더 많은 책임감을 갖게 됐다는 김우람. 항상 아쉬움을 이겨내고 다른 레벨로 올라섰던 만큼, 다음 시즌에는 그때 놓친 ‘그 슛’에 대한 아쉬움도 덜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사진_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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