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페이스북의 ‘농구가 좋아’ 페이지는 2016년 6월 21일 기준으로 ‘좋아요’가 245,113개를 돌파한 페이스북 농구 컨텐츠의 대표격이다. 매주 1,000여 명 이상이 ‘좋아요’가 추가되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누가 이곳을 운영하는지 궁금했다. 농구기자 출신? 프런트? 혹은 브랜드 관계자? 우리가 만나본 ‘주인장’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스스로 ‘음지’에서 농구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상빈 씨(28)는 취재진과 함께 신나게 ‘농구 보따리’를 풀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무료함? 농구로 달래봐!
Q. 그럼 농구는 어떻게 좋아하시게 되셨나요?
A. 저는 스타플레이어를 보고 농구를 좋아하게 된 건 아니에요. 중학교 때 우상으로 생각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공부, 운동도 잘했고 인물도 훤했죠. 팔방미인이었어요. 그 친구와 농구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였어요. 관람보다 취미로 농구를 알게 된 거죠. 잘하진 못하지만, 스포츠를 거의 다 좋아했어요. 농구는 유재학 감독님(現 울산 모비스 감독)이 인천 대우 제우스 계셨을 때부터 봤죠. 제가 인천 출신이거든요. 본격적으로 농구를 보게 된 건 대학 와서 보게 되었죠. 농구 동아리를 하면서부터요.
2013년 2월 어느 날, 집에서 무료함을 느꼈던 상빈 씨는 페이스북에서 ‘농구가 좋아’ 계정을 개설했다. 페이지 운영자에 앞서 그는 파워블로거였다. 많은 대외활동을 하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포스팅했지만, 피드백이 없어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 이하 SNS)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택했다. 싸이월드 사용자가 줄기 시작하고, 페이스북이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로 각광받던 시기였다.
사실, 농구와 더불어 축구, 야구 등 여러 종목의 페이지가 마구잡이로 생겨나지만 수명은 길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페이지가 생기고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농구가 좋아’는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반응이 뜨겁다.
페이지에는 농구 경기 영상뿐만 아니라 농구와 연관된 모든 콘텐츠가 공유되어 있다. “마니아들을 보면 그게 일상이잖아요. 저는 농구를 보는 게 일상인데, 제가 재미이게 봤던 영상, 사진, 소식을 ‘같이 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공유하는 거예요. ‘취미생활을 한 단계만 더 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의무감을 가진 것 보다, 저도 재밌게 즐기면서 운영하는 게 비결인 것 같아요.” 이러한 열성 덕분에 그는 ‘농.좋.형(농구 좋아하는 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마니아층이 보긴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도 노출돼 책임감도 무겁다.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작성하고, 맞춤법은 물론 유행어도 출처가 분명한 단어를 쓴다. 페이지 명칭도 영어가 아닌 한글 이름을 택했고, 거창한 것보다는 심플함이 돋보이는 이름을 택했다. 그 이름 ‘농구가 좋아’ 농구가 좋아는 이상빈 씨를 포함해 다양한 업을 가진 네 명이 운영한다. 공익 근무 중인 허승권 씨, 회사원인 장성규 씨, 대학생인 윤태현 씨가 서브로 그를 돕는다. 개설 이래 홀로 7~8만 명까지 ‘좋아요’ 수를 늘렸다. 이후 운영진을 모집해 함께할 파트너도 뽑았다. 4명 모두 가까운 거리에 있어 오프라인으로도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에 올려야 하는 콘텐츠 제한은 없다. 하루에 4~5개 정도의 농구 이야기를 업데이트를 하고, 농구계 흐름을 알아야 하니 꾸준한 검색은 필수다.
단순히 컨텐츠만 올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의 노력과 정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오프라인 모임도 진행한다. 그동안 오프라인 행사로 ‘오픈볼’과의 협업을 통해 ‘팔로워와 함께하는 농구’ 행사를 개최했고, ‘인사이드 스터프’와 함께 ‘문태종-문태영 형제에게 농구를 배우는 농구 교실’을 기획하기도 했다. 또 2016년 6월 23일부터 27일까지는 필리핀에 농구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임을 꾸준히 성사시키는 가운데서도 이상빈 씨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 내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것. 처음부터 ‘음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오프라인에서 활동한다고 해도 주는 제가 아니에요. 참가하시는 분들이 주가 되도록 하는 것. 저는 가서 상자 나르고, 진행하고, 몸 쓰는 일 합니다(하하).”
연구원 이상빈 씨의 꿈
Q. 상빈 씨! 실례지만 지금 하시는 일이 무엇인가요?”
A. 저는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석사과정에 있어요. 연구하는 분야는 연류 전지, 전극 설계일을 하고 있죠. 그게 제 본업이에요.
이상빈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가 농구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직업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그가 ‘농구를 좋아’를 통해 그리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운을 뗀 그는 “저희 페이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문적인 내용은 없어요. 누구나 보고, 즐기는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깝게는 2005년, 김승현 선수가 대구 오리온스에 있을 때였어요. 그 이전엔 연세대 농구부의 인기가 뜨거웠죠. 정말 어린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텔레비전 앞에서 농구를 봤던 기억이 생생해요.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그때처럼 다시 (농구 인기가)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약하게나마 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농구선수들의 노력, 농구 부흥을 위해 달리는 모든 이들의 노력을 알리는 것도 목표다. 그는 이와 관련된 일화도 들려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며칠 전에 감명 깊은 일이 있었어요. 제가 한양대 한준영 선수(23)와 친분이 있어요. 준영이가 키가 203cm인데, 농구를 늦게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쯤 시작했는데, 정말 늦게 시작한 만큼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5월 30일 중앙대를 상대로 40득점-20리바운드를 기록했어요. 그간 힘들어하던 걸 지켜봤기에 너무 축하할 일이고, 자랑스러워 달려가서 준영이를 만났어요. 그런데 코트 밖에서 오열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가 말을 이어갔다. “사실, 사람들은 이런 노력을 모르잖아요.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노력하고 있는지, 농구 관계자분들도 얼마나 애쓰시고 있는지 말이죠. 그런 분들의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농구 발전을 위해서 고군분투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차츰차츰 알아가는 것 같아요. 농구 인기가 많아져서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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