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선생님, 아나운서 되기까지…MBC스포츠+ 정순주 아나운서

곽현 / 기사승인 : 2016-10-26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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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눈을 못 쳐다보겠어요.” 유난히 크고 빛나는 눈망울. 왠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의 오묘한 매력은 TV화면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능숙한 리포팅에선 여유로움이 물씬 풍겨지지만, 그녀가 농구를 맡은 건 이제 겨우 1시즌 째라고 한다. 농구와 더 친해지고 싶다는 정순주 아나운서.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Q. 지난 시즌이 농구를 맡은 첫 시즌이라고요.
제가 야구 아나운서로 4년을 했어요. 농구는 처음이었는데, 농구만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스피드가 굉장히 빨라요. 인터뷰도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요. 기사 검색도 다 해놓고, 감독, 선수에 대한 인터뷰를 3~4개 정도 준비하죠. 경기를 보면서 질문을 첨가해요. 현장에선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죠(웃음). 아직은 농구 초보라 배워가는 중이에요.



Q. MBC스포츠 아나운서들은 경기장에서 정말 바쁘게 움직이시더라고요.
PD님께서 계속 주문을 하세요. 여자 아나운서들이 남자들 사이에 있는 게 쉽지 않아요. 선수들이 키도 커서 좀 부담스럽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그렇게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거든요. 경기 전에 사전 취재를 해야 하는데, 다가가기가 어려워요. 처음엔 해설위원, 캐스터를 졸졸 따라다니기도 했죠. 그러다 혼자 하게 됐을 땐 하던 사람만 하게 되더라고요. “넌 왜 ○○만 하냐”는 말을 듣기도 했죠(웃음).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선수들과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작년 시상식 때가 제일 기억나요. 작가님으로부터 재밌게 진행하라는 특명을 받았죠. 대본이 거의 예능대본이었어요. 질문도 ‘디스전’처럼 만들었죠. 인터뷰는 열심히 했는데, 재밌다는 분들도 계셨고. 안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기자 :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따라줄지도 모르고, 김종규 선수한테는 덩크슛 시범을 시켰는데, 좀 미안하기도 했어요. 팬 분들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날 저녁에 울 정도로 힘들었어요. 아나운서의 숙명인 것 같아요. 너무 뻔한 인터뷰는 싫거든요. 아나운서라면 경기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각 상황, 사람들의 감정을 다 이해해서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수의 얘기도 꺼내주고, 팬들 듣고 싶은 얘기도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가장 인상적이었던 인터뷰이는 누군가요?
KCC 전태풍, 안드레 에밋 선수요. 전태풍 선수에게 에밋의 통역을 부탁했어요. 처음 시도한 건데 진짜 웃겼어요. 전태풍 선수가 안 한다고 도망가는 걸 붙잡았죠(웃음). 워낙 성격이 좋잖아요. 재밌게 해줬어요. 본인이 직접 자신의 장점을 묻기도 했죠. 그날 스포츠 섹션 메인에 제 이름 2개가 뜬 거예요. 농구와 야구 인터뷰로요. 굉장히 뿌듯했죠. 다양한 분야를 하는 아나운서는 드문데, 제가 시작이 스포츠가 아니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원래 무용이 전공이라고 들었어요. 아나운서는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무용으로 석사 학위까지 땄고, 4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TV를 보다 SBS 박선영 아나운서를 봤는데 너무 예쁘고 멋있더라고요. 엄마한테 “멋있지?” 그랬는데, 저도 박사 공부를 하기 전에 쉬는 김에 아나운서 학원에 가보자 이렇게 된 거죠.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좋아했고, 스포츠아나운서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3개월 만에 XTM에 붙은 거예요.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죠. ‘안 좋은 선택인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근데 3년째부터 스포츠의 묘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드라마가 많잖아요. 고비를 넘고 승리를 해내는 과정을 보면 감동적이고,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스포츠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선 주로 젊은 아나운서를 선호하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Q.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누구에요?
김선형(SK) 선수의 움직임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코트에서 반대편 코트까지 1초(?) 만에 가는데, 정말 빨랐어요. ‘이게 김선형이구나’라고 느꼈죠. 그걸 보고 팬이 됐어요.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선수인 것 같아요.


Q.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이번 시즌엔 식스맨들을 많이 인터뷰해보고 싶어요. 스타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잖아요. 선수들 모두가 다 소중한 목표를 가지고 뛰고 있는데, 식스맨들의 이야기를 조명해주고 싶어요. 야구의 경우 스프링캠프를 취재가면 많은 걸 볼 수 있어요. 작년엔 제 자비로 스프링캠프 취재를 가기도 했죠. 농구도 전지훈련을 취재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리포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여유가 느껴져요. 비결이 있나요?
스포츠는 글로 아무리 배워도 안 되잖아요. 직접 보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 항상 아쉬워요. 아직 농구를 깊게 모르니까요. 그래서 경기 전에도 그렇고, 경기 중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취재를 하려고 해요. 더 다양한 소식들을 시청자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Q. 잡지 화보를 봤는데, 복근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평소 운동을 많이 하나 봐요.
어릴 때부터 무용을 해서 근육량이 많아요(웃음). 지금은 유지하는 정도죠. 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윗몸 일으키기를 50개씩 해요. 군살 있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먹는 건 정말 잘 먹어요. 선배들이 먹어도 살 안 찌는 여자 아나운서 1위래요(웃음). 군것질을 잘 안 하고 하루 한 끼만 먹기도 하죠. 일을 하다보면 밥을 제때 챙겨먹기가 힘들더라고요.



Q. 요즘 스포츠아나운서들이 예능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욕심이 있나요?
전 다 하고 싶어요. 방송도 하고 싶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섭외는 가끔 들어오는데, 미팅, 소개팅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주로 들어와요. 그런 것보다는 진짜 예능에 나가서 자리를 구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스포츠는 놓고 싶지 않아요. 스포츠에서 쌓아온 이미지가 있으니까요.




Q.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나요?
신뢰를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답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아나운서요. 생방송으로 할 땐 기록이 틀리거나 말이 잘못 나올 때가 있어요. 아나운서에게 신뢰가 없으면 몰라서 그런다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어느 정도 신뢰를 쌓으면 제가 틀리더라도 컨텐츠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팬들한테 친근감을 줄 수 있고, 그들 마음을 대변해줄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8월 24일생. 165cm. 2012년 XTM→ 2015년 MBC스포츠+ 아나운서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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