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에 나타난 '고공폭격기' 존쿠엘 존스

곽현 / 기사승인 : 2016-12-29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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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존쿠엘 존스(22, 198cm)가 전체 5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됐을 때만 해도 그녀는 큰 주목을 받지 못 했다. 오히려 2라운드에 지명된 모니크 커리가 더 화제를 모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존스는 1라운가 채 끝나기도 전에 WKBL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 약세가 예상됐던 우리은행은 존스의 가세로 더욱 독보적인 전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선수를 왜 아무도 몰라본 것일까?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프로필_ 1994년 1월 5일생, 198cm/89kg, 센터, WNBA 코네티컷


존쿠엘 존스, 그녀는 누구인가?
WKBL 외국선수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필자는 지명이 유력한 선수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존스를 8번째로 거론했다. 2라운드 초반에는 지명이 유력하다고 본 것이다. 당시 명단 중 개인 사정으로 이탈한 데리카 햄비, 쉐키나 스트릭렌을 제외하면 존스는 6번째가 된다.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지명됐으니 얼추 비슷하게 순위를 맞춘 것 같다. 필자의 예상도 그러했지만, 존스가 이 정도 활약을 보이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WNBA 첫 시즌을 보낸 루키라는 점. 그리고 WNBA에서의 활약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었다. 조지워싱턴대학을 졸업한 존스는 올 해 WNBA신인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코네티컷에 지명됐다. 198cm의 큰 신장과 긴 팔을 가지고 있다. 체중은 89kg으로 다소 마른 편이다. WKBL드래프트 참가 선수 중에서는 모건 턱(3순위), 에어리얼 파워스(5순위)에 이어 WNBA드래프트 3번째로 높은 순위에 지명을 받은 루키였다. 존스가 두 선수보다 순위가 밀리는 것도 평가에 영향을 줬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 역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에 지명을 받았지만 나란히 부상으로 한국에 오지 못 했다. 아무래도 경력자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엘리사 토마스(현 삼성생명), 카리마 크리스마스(현 KDB생명), 플레넷 피어슨(현 KB스타즈) 등은 WNBA에서 존스보다 더 인지도가 높은 선수들이다. 존스는 코네티컷에서 식스맨으로 뛰었다. 시즌 후반 출전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주축 선수는 아니었다. 경기당 14.1분을 뛰며 6.8점 3.7리바운드 1.1블록을 기록했다. 특히 존스는 가드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수비와 리바운드에 더 신경을 쓰는 블루워커였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1순위를 누른 충격적인 데뷔전
그런 존스는 개막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삼성생명과의 개막전에서 1순위 외국선수 엘리사 토마스를 상대로 22점 20리바운드를 기록, 팀 승리(70-62)를 이끈 것이다. 존스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큰 신장을 이용한 보드 장악력이 위력적이었다. 일단 페인트존에서 공을 잡으면 득점, 아니면 파울이었다. 국내농구에서는 신장이 크다고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 워낙 장신선수에 대한 대비책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나 존스는 상대 도움수비를 뚫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볼 키핑력이 좋고, 상대 수비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또한 웬만한 신체 접촉에도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았다. 득점력, 손끝 감각이 매우 좋았다. 개막전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존스는 현재(11월 20일 기준) 득점 전체 3위(17.43점) 리바운드 1위(11.43개) 블록 1위(3.29개) 공헌도 1위(238.10점)라는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존스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개막 7연승을 질주하며 독주 체제를 보이고 있다. 존스 덕에 우리은행은 함박웃음이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선수가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5순위로 뽑은 선수가 이렇게 잘 할 줄 누가 알았을까?


“존스가 이렇게 잘 할 줄 아셨습니까?” 이 질문에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잘 뽑은 게 아니고 잘 만든 거 아닐까요?”라며 웃은 뒤 “정말 열심히 해줍니다. 기량이 워낙 좋아요. 홱 돌면 2점이에요. 득점력이 정말 좋더군요. 훈련도 열심히 하고, 승부욕도 좋습니다. 팀에 녹아들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스트릭렌의 한국 추천
존스는 한국에서 뛰고 있는 소감에 대해 “열심히 연습한 만큼 소득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 한국리그 시스템이 좋다고 느낀 게 외국선수와 국내선수의 조합이 좋고, 그게 재밌는 경기 내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팬들이 보기에도 재밌는 경기가 많다”고 말했다. 프로 첫 시즌을 보낸 그녀에게 한국을 첫 해외무대로 택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녀 정도의 기량이라면 다른 리그에서도 많은 제의가 있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WNBA와 최대한 시즌이 겹치지 않는 리그를 찾았다. 쉐키나 스트릭렌이 코네티컷 동료인데 한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뛰면 개인기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을 들었다.” 스트릭렌은 이번 시즌 터키에서 뛰고 있다. 공교롭게도 존스는 스트릭렌이 뛰었던 우리은행의 선택을 받았다. 스트릭렌의 얘기 중에는 우리은행의 악명 높은(?) 훈련양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고 한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야 한다고 들었다(웃음). 뛰는 훈련이 많다고 했다. 감독님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해줬는데, 감독님께 잘 배우면 WNB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도 조언해줬다.”


존스가 WNBA보다 WKBL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데에는 역할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WNBA에서는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은 반면, 지금은 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WNBA에서 보여주지 못 했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에 존스는 “동의한다. 한국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나 스스로도 더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답했다. 존스는 자신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에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나를 도와주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트플레이어 입장에서 밖에서 열심히 움직여주고 슛을 던져주기 때문에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다. 수비에서는 서로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많다. 동료들이 도와줄 걸 알고, 동료들도 내가 도움수비를 가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린 서로간의 믿음이 좋은 것 같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은 존스는 1라운드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존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명예롭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1라운드가 끝이 아니다. 시즌은 길다. 챔피언전에서 우승을 하고 MVP가 되고 싶다.”



기회 되면 덩크슛 보여줄 것!
존스는 한국리그 적응에는 동료인 모니크 커리의 도움이 매우 컸다고 전했다. “동료들을 믿기 때문에 늘 자신이 있다. 국내선수들은 한국 챔피언들이고 커리는 베테랑이다. 그런 면에서 조언을 많이 해준다. 또 감독님의 말씀대로 하면 경기가 잘 풀린다.”


존스와 커리는 WNBA에서 뛰면서 안면은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알게 된 건 우리은행에서 뛰면서부터라고 한다. “커리는 상대팀으로서 알고는 있던 선수다.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경험이 많고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커리가 한국에서 오래 뛰었다고 알고 있다. 나도 커리 정도의 나이가 되면 그런 노련함을 갖고 싶다. 모든 면에서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존스에게 WNBA 데뷔 시즌은 어땠는지 물었다. 존스의 소속팀 코네티컷 썬은 지난 시즌 12팀 중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괜찮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해야 했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코네티컷에서 뛴 게 영광이다. 어린 선수들끼리 같이 뛰고 성장해 나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 존스는 큰 신장에도 3점슛을 던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에선 3점슛 시도를 많이 하지는 못 한다. 그랬다가는 위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때문. “처음엔 감독님이 3점슛을 못 던지게 했다. 지금은 감독님이 던지라고 해서 너무 행복하다(웃음). 경기당 1개 정도는 던지라고 하신다. 찬스가 나면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터뷰 중 불현듯 생긴 궁금증. 혹시 덩크슛이 가능한지 물었다.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할 수 있다. 경기 전 웜업 때 가끔씩 시도한다. 난 러닝스텝으로 원 핸드 덩크를 선호한다.” 팬서비스로 보여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만약 경기 때 한다면 속공 찬스에서 해야 할 것 같고, 점수가 많이 벌어진 상태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존스의 덩크슛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당연히 우승이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우리은행이 4연패를 했다고 들었다. 이번 시즌 5연패를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리지만 듬직한 존스. 이번 시즌 존스의 존재 덕에 우리은행은 예년과는 다른 포스트 중심의 농구로 5연패에 도전한다.


BONUS ONE SHOT_ “나는 미국인 아닌 바하마인”
인터뷰 중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존스의 국적은 사실 미국이 아닌 바하마(BAHAMAS)라는 사실이다. 바하마는 중앙아메리카의 쿠바 북동쪽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로 총 인구가 32만 여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다. “바하마에는 농구팀이 별로 없다. 육상이나 농구 등 스포츠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농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왔다.” 바하마 국가대표라는 존스는 바하마에서는 최고의 농구선수라고 한다. 존스가 WNBA에 지명됐을 때는 동네에서 파티를 여는 등 주위 관심이 상당했다고도 전했다.


#사진 - 문복주,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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