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맹봉주 기자] B&B 컴퍼니의 김정민, 심고성 디렉터와 타일러 랠프(Tyler Relph)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6월이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당시 랠프는 상명대 농구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정민, 심고성 디렉터가 오랫동안 추진한 랠프의 방한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약 8개월이 흘러 지난 2월 장충체육관에서 이들을 또 다시 만났다. 이번엔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었다.

타일러 랠프는 미국과 중국에서 유명한 스킬 트레이너다. 그의 고객 중엔 NBA 선수들도 많이 있다. 줄리어스 랜들(LA 레이커스), 조지 힐(유타 재즈), CJ 마일스(인디애나 페이서스), 라보이 앨런(인디애나 페이서스), 이안 마힌미(워싱턴 위저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김정민, 심고성 디렉터는 농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일반인이었다. 랠프와의 만남 역시 예상치 못한 우연에서 시작됐다. 김정민 디렉터는 랠프와의 첫 만남에 대해 “농구를 정말 잘해서 우리나라에 외국선수로 뛰어도 잘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입을 열었다.
맨땅에 헤딩…한국에 오지 않을래?
“3, 4년 전쯤 친구와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 동네 체육관에서 길거리 농구를 보고 있는데 굉장히 잘하는 선수가 하나 있었다. 그 선수가 바로 지금의 타일러(랠프)였다. 시간이 지나도 타일러가 기억에 지워지지 않아 알아보니 이미 유투브에선 유명한 스킬 트레이너였다. 중국에서 선수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었다. 이후 타일러에게 같이 일해보자는 이메일을 보낸 뒤, 타일러가 살고 있는 댈러스로 무작정 떠났다. 우리가 진짜 댈러스까지 오니 타일러도 당황한 눈치였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타일러는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였다. 처음 만났을 때, 막 샤워를 끝내고 무언가 먹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눈은 TV 속 농구경기를 향해 있었다.” 김정민 디렉터의 말이다.
이후 두 디렉터는 랠프에게 한국에 와서 스킬 트레이닝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두 사람의 진심을 느낀 랠프는 흔쾌히 한국행에 OK 사인을 했다. 한국에 온 두 디렉터는 본격적인 스킬 트레이닝 사업을 위해 ‘B&B 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나와 심고성 디렉터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만화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세대라 자연스럽게 농구에 빠져들었다. 예전부터 친구와 농구로 무언가를 해보자고 막연하게 생각해왔었다. 그러다 정재홍 선수가 개인 사비를 들여 스킬 트레이닝을 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당시 프로농구는 저득점 경기가 많아지며 인기가 떨어지고 있을 때였다. 스킬 트레이닝이 보편화 돼서 선수들의 개인기도 늘면 한국농구가 재밌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스킬 트레이닝, 한국에서도 활성화되길
처음 하는 일인 만큼 에로사항도 많았다. 심고성 디렉터는 “먼저 스킬 트레이닝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대학 선수들과 접촉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우리는 대학팀들의 훈련 일정을 전혀 몰랐다. 팀 훈련이 끝나면 자유시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합숙을 하는 만큼 외출이 자유롭지 않고 야간에도 훈련하는 경우가 많아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스킬 트레이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견디기 쉽지 않았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니었기에 색안경을 낀 채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스킬 트레이닝에 대한 한국농구의 시선이 워낙 보수적이다. 프로선수들이 스킬 트레이닝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프로 팀들에게 제의를 했다. 하지만 만나서 얘기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건네줘도 답장을 못 받기 일쑤였다. 몇몇 관계자는 ‘너희들이 뭔데 이런 걸 해?’하는 반응도 있었다. 그래서 첫 2달간은 상처를 많이 받았다. 특히 현장 지도자들 중에선 스킬 트레이닝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애들 바람만 넣는다’, ‘쓸데없이 화려한 기술이나 하려고 한다’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맨땅의 헤딩 끝에 신뢰를 얻었다. 전자랜드(KBL), 상명대(남자대학), KDB생명(WKBL) 선수들을 상대로 진행한 트레이닝도 성공적이었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고, 지도자들도 선수보다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랠프의 열정에 감탄했다.
덕분에 지금은 프로 팀 관계자들과 만나 보완할 점들을 논의하며 완성도 있는 스킬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엘리트 선수들 뿐 아니라 농구에 열정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스킬 트레이닝 캠프’를 자주 열 계획이다. 지난 2월 장충체육관에서는 일반인 대상 트레이닝 캠프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기술 개발’에 대한 농구팬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정민 디렉터는 “지금은 스킬 트레이닝 관련자들과 미팅을 통해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정재홍 선수와도 만나 조언을 듣고 있다”며 “앞으로는 엘리트 선수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스킬 트레이닝 캠프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스킬 트레이닝 캠프의 열기를 보고 놀랐다. 정원이 30명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200명의 사람들이 몰렸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새로운 농구를 전하고 싶지만 기회가 쉽게 나지 않았다. 그들이 생각하는 ‘숙제’ 중 하나다. 어찌 보면 농구계가 먼저 나서서 진행해야 할 부분을 농구팬이었던 두 디렉터가 나서서 하고 있는 셈. 계속해서 저변 확대와 인기 부흥에 일조하고 싶다는 B&B 컴퍼니와 랠프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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