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영욱 기자] ‘어빙 드라마’가 마침내 끝났다. 이적을 갈망하던 카이리 어빙(25, 191cm)은 결국 동부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로 트레이드 됐다.
ESPN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서로의 올스타 포인트가드를 주고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어빙이 보스턴으로 가고. 아이재아 토마스와 제이 크라우더, 안테 지지치, 보스턴이 소유한 브루클린 네츠의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클리블랜드가 받는 1대4 트레이드다. 브루클린의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은 보호조건 없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가 발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보스턴이 팀내 최고 스타였던 토마스를 포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4편의 기획기사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 어빙 to 셀틱스 연재 일정
1. BOS, CLE 양 팀의 손익계산서!
2. 어빙은 왜 캐벌리어스를 떠났을까?
3. 토마스의 기구한 이적스토리
4. 새 시즌 동부 컨퍼런스 전망

▲어빙 떠나보낸 클리블랜드, 그들은 무엇을 얻고 잃었는가?
클리블랜드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본인들이 원하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됐다. 먼저 크라우더와 토마스의 합류로 당장 2017-2018시즌에도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유지했다. 클리블랜드는 리그를 대표하는 3&D 자원인 크라우더를 통해 르브론 제임스 곁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3점 슈터 보강, 2016-2017시즌 팀의 최대 약점 중 하나였던 수비 보강, 부족했던 제임스의 백업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 크라우더는 2016-2017시즌 39.8%(평균 2.2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외곽슛이 좋은 선수며 수비력에 대해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제임스에게 수준급 백업이 생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6-2017시즌 제임스의 제대로 된 백업이 리차드 제퍼슨 한 명뿐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크라우더의 합류는 굉장한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크라우더는 보스턴 시절 스몰 라인업에서 파워포워드까지 소화한 선수로, 전술 운용의 폭까지 넓혀줄 수 있다.
토마스는 어빙의 공백을 그대로 메워줄 수 있는 좋은 영입이다. 토마스는 보스턴 이적 이후 자신이 1옵션으로 활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걸 증명했다. 특히, 2016-2017시즌에는 평균 28.9점 야투 성공률 46.3%(3점슛 성공률 37.9%)을 기록했는데, 같은 시즌 어빙과 비교했을 때 득점은 더 많았다(*어빙 평균 25.2점 야투 성공률 47.3%(3점슛 성공률 40.1%)).
다만, 어빙과 토마스의 플레이 스타일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술의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어빙의 공격에서 최대 강점은 아이솔레이션이다. NBA 공식 홈페이지 기록에 의하면, 어빙은 경기당 5.1회의 포제션을 아이솔레이션으로 가져가 이 부문 4위, 빈도 자체도 21.4%로 전체 5위에 해당할 정도로 아이솔레이션의 비중이 높은 선수다. 이 정도로 높은 아이솔레이션 비중을 가져가면서 포제션당 득점(PPP)에서 1.12로 전체 1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반면 토마스는 포제션당 득점 자체는 1.12로 어빙과 같은 수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효율을 보여주지만 아이솔레이션 비중이 높은 선수는 아니다. 토마스는 경기당 아이솔레이션 포제션이 2.3회, 빈도도 9.1%에 불과하다. 대신 토마스는 픽&롤에서의 볼 핸들러 역할에 더 주력하고 볼이 없을 때의 효율이 좀 더 나은 선수다. 이런 토마스를 어떻게 살릴지는 클리블랜드 타이론 루 감독에게 달렸다.
다만, 토마스의 몸 상태는 변수로 남아있다. 엉덩이 부상으로 인해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3~5차전을 결장한 토마스의 부상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이 많다. 8월 초에 가진 인터뷰에서 토마스는 “많이 나아졌으며 트레이닝캠프 합류까지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래드 스티븐스 보스턴 감독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스티븐스 감독은 야후 스포츠 『버티컬(The Vertical)』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토마스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으며 9월 초에 있을 추가 검사까지 거친 이후에야 확실한 타임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의 부상이 그의 말처럼 많이 좋아져 트레이닝캠프에 문제없이 참가할 수 있는 정도라면 클리블랜드에는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3순위로 보스턴에 지명된 이후 2017-2018시즌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그럴 겨를도 없이 클리블랜드로 간 빅맨, 안테 지지치도 클리블랜드에게는 좋은 영입이다. 2016-2017시즌 클리블랜드는 제대로 된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트리스탄 탐슨 한 명뿐이었고 백업도 마땅치 않았다. 지지치가 비록 신인 선수이고 서머리그에서 보여준 기량이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제 20살의 어린 선수라는 점, 211cm의 좋은 사이즈를 지닌 선수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보기에는 충분하다.
클리블랜드가 어빙 트레이드를 통해 얻길 원했던 또 다른 대가인 영건은 브루클린의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으며 해결했다. 아무런 보호조건이 없이 지명권을 받았다는 게 중요하다. 브루클린은 2017-2018시즌에도 하위권이 유력한 팀이다. 때문에 로터리픽 안에 들어갈 확률이 매우 높으며 5순위 이내 지명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2018년 드래프트는 전반적인 선수층은 2017년보다 얇지만 로터리 상위 순번 선수들의 기량은 한 단계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부동의 1순위로 평가받는 마이클 포터 주니어를 필두로 그 면면들이 화려하다. 훌륭한 신체조건을 보유한 두 빅맨, 디안드레 에이튼과 모하메드 밤바, 21세기 유럽 최고의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붙는 루카 돈치치에 최근에는 월반을 통해 2018년 드래프트에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마빈 배글리 3세도 합류했다. 배글리는 2019년 드래프트에서 자이온 윌리암스와 함께 부동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던 선수다. 만약 클리블랜드가 이 중에서 한 명만 내년 드래프트에서 지명할 수 있다면 혹시나 제임스가 떠났을 때의 미래도 대비할 수 있다.
전력 보강과 영건 확보 가능성에 더해 마지막으로 클리블랜드는 사치세 절감의 효과도 맛봤다. 클리블랜드는 약 1,900만 달러에 달하는 어빙의 연봉을 세 선수 합계 약 1,470만 달러로 바꾸며 사치세를 약 7,840만 달러에서 4,930만 달러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최근 사치세로 고민이 많았던 댄 길버트 클리블랜드 구단주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승부수 던진 보스턴, 신의 한 수 될까
생각보다 출혈이 크긴 했지만 보스턴은 어빙 영입을 통해 더 검증된 플레이오프 옵션을 확보했다. 정규시즌은 토마스의 아주 약간 우세라고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빙이 더 나은 옵션이다. 우승을 차지한 2015-2016시즌을 포함해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수차례 보여줬으며 효율도 토마스보다 좋았다.
그 예로 당장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만 비교해보더라도 토마스는 15경기에서 평균 23.3점 야투 성공률 42.5%(3점슛 성공률 33.3%)였지만 어빙은 18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25.9점 야투성공률 46.8%(3점슛 성공률 37.3%)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한정 어빙이 토마스보다 나은 공격력을 보여준 건 확실하다. 대니 에인지 보스턴 단장도 ESPN과의 인터뷰에서 “카이리는 NBA 최고의 득점원 중 한 명이다. 그는 큰 무대인 NBA 파이널에서 3년 연속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며 어빙의 능력을 높이 샀다.
또한 토마스를 어빙으로 바꾸면서 보스턴은 더 어린 선수를 1년 더 길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2017-2018시즌으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어빙은 여전히 25살에 불과하다(토마스 28세). 게다가 토마스의 계약이 2017-2018시즌을 끝으로 종료되는 반면, 어빙은 2018-2019시즌까지 계약이 되어있으며 2019년 선수 옵션을 가지고 있다. 어빙이 옵션을 실행할 경우, 보스턴은 최대 세 시즌까지 어빙과 함께할 수 있다.
일단 보스턴은 어빙과의 재계약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스턴이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한 이유도 재계약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에인지 단장은 아직 어빙과 미래에 대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재계약에 대한 믿음과 함께 어빙의 가치를 에인지 단장이 상당히 높게 본 것도 이번 트레이드가 진행된 또 다른 이유다. 에인지 단장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 지명권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이리의 가치가 분명 그 이상이다. 간단한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또한 에인지 단장은 토마스에게 맥시멈을 주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토마스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충분히 맥시멈 계약을 받을만한 선수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보스턴이 토마스와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맥시멈 계약 외의 조건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에인지 단장은 부상 이후 토마스의 몸 상태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물론, ESPN에서 나온 소식에 따르면 "보스턴이 휴식과 재활을 통해 토마스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고는 하지만 믿음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여기에 2017년 플레이오프에서 신체조건 때문에 수비에서 집중 공략당하는 토마스에게 한계를 느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에인지가 선뜻 맥시멈 계약을 안겨주기 꺼렸을 것으로 보인다.
어빙을 위한 대가는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크라우더는 구단이 수차례 자신을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하려 한 것 때문에 팀에 마음이 떠나있는 상태였다. 토마스도 위의 내용처럼 계약 마지막 해인 시점에서 맥시멈 계약을 안겨주는 데 확신이 없었다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건 없었다. 실제로 에인지 단장이 토마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는 루머는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지지치도 서머리그에서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다면 역시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는 게 이상하지 않다. 다만, 상위 순번이 예상되는 브루클린의 지명권을 보호조건 없이 넘긴 건 아쉬움이 남는다. 대가로 나간 것보다는 어빙의 재계약이 보스턴에게는 핵심이다. 어빙과 재계약한다면 보스턴 입장에서는 보낸 이들이 그리 아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보스턴의 현재 선수 구성에서 걱정되는 건 빅맨 진영이다. 지지치가 나가면서 주전 센터인 알 호포드의 백업을 봐줄 선수가 사라졌다. 이미 보스턴은 2016-2017시즌과 비교해 타일러 젤러와 켈리 올리닉, 아미르 존슨에 요나스 예렙코까지 팀을 떠난 상황이다. 마커스 모리스와 애런 베인스가 합류했지만 모리스는 사이즈에서 아쉬움이 있으며 베인스는 올리닉이 보여준 만큼의 생산력을 기대하기는 힘든 선수다. 보스턴은 이미 2016-2017시즌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다가올 시즌에는 그 약점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2016-2017시즌 평균 리바운드 27위, 수비 리바운드% 27위)
지금까지는 대놓고 팀을 나가겠다고 선언한 어빙을 활용해 클리블랜드가 생각보다 많은 이득을 취했고 보스턴이 예상보다 더 많은 출혈을 감수하고 도박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트레이드의 진짜 승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성적도 그렇지만 두 팀의 이번 트레이드는 더 먼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고 진행한 협상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클리블랜드가 승자라는 평가가 좀 더 많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한 에인지 단장이 이른바 ‘재평가’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다. 그리고 실제로 에인지 단장이 진행한 트레이드는 시간이 흘러 결국 재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는 동부 컨퍼런스 패권을 두고 다투는 팀이라는 소재 외에도 ‘어빙 트레이드’라는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가지게 됐다. 10월 18일 개막전에서 맞붙는 두 팀의 첫 번째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이유가 더해졌다.
2편에서 계속
#사진-나이키, 점프볼 DB(이호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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