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원주/김용호 기자] 원주 평원중학교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5월 소년체전 우승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7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어 열린 왕중왕전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며 위상을 드높였다.
평원중의 상승세 뒤에는 정승범 코치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는 2011년 단구초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평원중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은 그가 단구초 시절부터 지도해왔던 선수들이다.
정승범 코치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추계대회가 남아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금 3학년 아이들과는 거의 6, 7년을 함께해왔는데 올해 나가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서 대견하다. 아이들이 정말 힘들게 운동했다. 대회에 결승전에 오를 때면 여름 날 좁고 더운 체육관에서 땀을 흘렸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제 애들하고 같이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북받치기도 한다. 남은 시간동안 아이들과 더 좋은 추억을 쌓으려고 한다”라며 올해 여정을 되돌아 봤다.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고 하면 바로 선수들의 부상이었다고 한다.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되었던 아이들이 안타깝다. 3학년 (이)종현(186cm, F)이는 소년체전 때 엉덩이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도 꼭 뛰고 싶다고 해서 경기마다 2,3분 정도씩 코트를 밟게 해줬었다. 종현이가 회복을 하고나니 종별대회에서는 2학년 (이)현준(180cm, F)이가 준결승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그 때 다치지 않고 결승무대까지 함께했다면 우승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정 코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농구부를 이끌어 온 만큼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정 코치도 지도자 생활을 막 시작했던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금 되돌아보면 예상치 못하게 발전한 선수들도 있었다고 한다.
“종현이는 초등학교때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는 벤치 멤버였다. 단구초가 소년체전 우승을 할 당시에도 결승전에 뛰지 못했다. 운동을 그만둘 수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종현이를 믿고 지원해주셨고 결국 지금의 훌륭한 선수가 되었다. 정말 많이 혼냈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크게 성장할 줄 몰랐는데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더 애착이 가는 선수이기도 하다.”
“(하)승범(184cm, G)이는 심지어 제가 먼저 운동을 그만두자고 말을 했던 선수다. 그때는 지도자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도 승범이 부모님이 끝까지 붙잡아달라는 말에 계속 기회를 줬는데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원래는 몸집이 있어서 골밑에서의 역할을 많이 맡겼었는데 가드를 시켜보니 몰랐던 패스 센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5학년 때부터는 주전 포인트가드가 됐다. 올해는 두 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할 정도로 농구 센스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저에게 지도자로서 많은 교훈을 얻게 했던 선수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지도할 때에는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법. 하지만 강원도의 유소년 농구 여건이 열악한 만큼 어쩔 수없이 채찍을 더 휘둘렀을 터. 정 코치는 아이들을 향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 잘해야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좋은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끝까지 버텨주고 나를 믿고 따라와줬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프로 선수가 되면 지금의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의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아이들이 증명해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한편 정 코치는 얼마 전 평원중을 찾아왔던 이현승, 이현석(SK) 형제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프로 선수들의 방문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그래서 이런 동부와의 행사 자리도 정말 감사하다. 이런 행사가 매년 이어져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원도, 특히 원주의 열악한 유소년 농구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원주에 한호빈(상무), 이현석(SK) 등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중, 고등학교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서 다들 원주를 떠났다는 게 너무 아쉽다. 하루 빨리 튼튼한 유소년 시스템이 정착을 해서 강원도의 선수 보호가 이뤄졌으면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맘 놓고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이어 “내가 원주 출신은 아니지만 6년 전 원주에 와서 유소년 농구 발전을 위해 젊음을 바쳤다. 우리 학교도 그렇고 단관초등학교 여자부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심지어 여자부는 중등부조차도 없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농구부가 창단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안타깝다. 강원도에서 농구를 해도 충분히 성적을 내고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어필해서 원주가 농구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점프볼 DB(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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