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유로바스켓 2015년 본선에서 ‘농구의 나라’ 리투아니아는 4강에서 밀로시 테오도시치(198cm, 가드)가 이끄는 세르비아를 67-64로 꺾고 2회 연속(유로바스켓 2013 준우승, 우승은 프랑스) 결승에 올랐다.
리투아니아를 기다리던 상대는 유럽농구의 대표 강호 스페인. 리투아니아는 사력을 다했으나 파우 가솔(216cm, 센터)이 이끄는 스페인의 ‘스타 파워’를 넘어서지 못하고 또다시 2인자(63-80)의 자리에 머물러야만 했다. 이 날 결승전 경기가 끝나고 리투아니아의 베테랑 가드 만타스 칼니에티스(196cm, 가드)는 분함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 칼니에티스의 ‘눈물’, 웃음으로 바뀔 수 있을까.
리투아니아는 리우올림픽 때 부진하긴 했으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기본적으로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조직력이 괜찮은 팀이기에 단기전인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리투아니아 에이스 자리는 지난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확실하게 칼니에티스에게로 완전히 넘어온 상황이다. 그는 리우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보석이었다.
칼니에티스에게 유로바스켓은 여러모로 ‘설욕’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올림픽에서 팀이 보인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나 2회 연속 준우승도 그렇거니와, 개인적으로도 2016-2017시즌 프로무대(이탈리아 리그, 엠포리오 아르마니 밀라노)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평가전에서 보여준 ‘캡틴(Captain)' 칼니에티스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 날카로운 패스와 돌파를 선보이며 18점 9어시스트로 팀의 25점차 승리(96-71) 주역이 되었다.
+칼니에티스의 프랑스 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j2Ke0o1oyoQ
▲ 칼니에티스를 뒷받침하는 NBA리거들
리투아니아에는 칼니에티스만 있는 건 아니다. NBA 선수들도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도만타스 사보니스(208cm, 포워드)는 불참하지만 토론토 랩터스 소속 요나스 발렌슈나스(211cm, 센터)와 뉴욕 닉스의 민다우가스 쿠즈민스카스(205cm, 포워드)는 대표팀 차출에 응했다. 발렌슈나스는 리우올림픽 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국제대회에서 리투아니아의 골밑을 가장 든든하게 지켜낼 수 있는 빅맨이다.
만약 칼니에티스와의 2대2 플레이가 살아난다면 인사이드에서 발렌슈나스의 위력은 배가될 전망. 다만 매치업 상대가 민첩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거나, 슛 거리가 긴 선수라면 수비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쿠즈민스카스도 오프시즌 휴식을 과감하게 반납하고 대표팀 경기에 나선다. 평가전에서 쿠즈민스카스는 여전히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효율적인 움직임을 이용한 공간 창출과 타이밍을 뺏는 드리블 돌파로 쉽게 득점을 올리고, 특유의 센스 있는 플레이까지 더해 대표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쿠즈민스카스 vs 조지아 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4zlUH7Xckr0
그리고 최근 NBA를 떠나 중국리그(CBA) 산둥 골든스타즈(Shandong Golden Stars)와 계약을 맺은 전직 NBA 리거 도나타스 모티유나스(211cm, 포워드/센터)도 리투아니아를 상대하는 팀에게는 경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뉴올리언스 호네츠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대표팀에서는 한결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며 평가전 경기에 임하고 있다.
만약 3점 슛 득점이 가능할 정도로 슛 거리가 길고 양손 훅슛 능력까지 보유한 모티유나스가 부상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유로바스켓 2017 본선에 나선다면 리투아니아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가 될 것이다.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단단한 몸과 좋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견실한 플레이를 구사하면서 뛰어난 내, 외곽 득점을 해낼 수 있는 1985년생 요나스 마츌리스(201cm, 포워드)도 주목해볼 이름이다. 그는 현재 스페인리그(Liga Endesa)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다. 이 외에 마르티너스 게세비시어스(193cm, 가드)도 리투아니아를 상대하는 팀에게는 요주의 인물이다. 수비력은 좋지 못하지만 공격에 있어서는 ‘폭발적인 한 방’을 가진 자원이다. 특히 3점 슛의 경우 한 번 감을 잡으면 연속성 있게 터뜨려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리우올림픽 실패, 되풀이 안 하려면
리우올림픽 때 리투아니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곧바로 연결된 바 있다. 칼니에티스가 분전했으나 스페인(59-109)과 호주 전(64-90)에서 실망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그래서 이번 유로바스켓 2017 본선에 나온 리투아니아 대표팀의 최대 숙제는 첫째 팀 내 핵심 자원들의 체력을 비축하여야 하며 둘째 칼니에티스 외에 앞선에서 안정적인 볼 핸들러 역할을 할 수 있는 백업 가드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의 과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 물론 실험이 난무하며 경기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평가전과 친선경기만 보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전술적으로 봤을 때 리투아니아는 팀 득점에 있어 몇몇 특정 선수들에게 편중되어 있는 경향이 짙어 보이는데 이는 자칫 선수들의 체력 비축에 있어 불안요소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팀 공격의 시작이자 볼 핸들러로서 2대2 능력이 뛰어난 칼니에티스에 대한 의존도가 리우올림픽 때처럼 너무 크다는 점이다.
물론 리투아니아와 전력 차이가 있는 팀은 시도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리투아니아가 나름 전력이 탄탄한 팀들을 만났을 경우 상대가 칼니에티스를 활개 치게 놔두고 다른 선수들을 틀어막는 전략 혹은 칼니에티스를 집중적으로 틀어막는 작전을 들고 나오면 어렵게 경기를 풀 가능성이 있다.
늘 그렇듯 이번에도 ‘농구가 제2의 종교’인 리투아니아의 국민들은 유로바스켓 2017 본선에 출전하는 리투아니아 대표팀 경기에 큰 기대와 폭발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자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리투아니아가 2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 시대 이후 14년 만에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FIBA 제공 (칼니에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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