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원주/김용호 기자] 두경민(27, 183cm)이 ‘일일 산타’로 깜짝 변신, 단관초에게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했다.
두경민은 31일 원주 단관초등학교에서 여초부 농구 선수들과 함께 농구 클리닉 시간을 가지며 뜻 깊은 추억 하나를 쌓았다. 단관초는 올해 평원중과 함께 전국 대회에서 강원도 농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상승세에 올라 탄 그들은 종별선수권대회 여초부에서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번 농구 클리닉 행사가 열리게 된 계기는 단순하면서도 특별했다. 종별선수권대회 8강전 승리 후 6학년 박진하 양(165cm, F)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두경민을 꼽은 적이 있다. 이를 전해들은 두경민이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직접 행사를 계획하게 된 것.
두경민은 “(박)진하가 저를 가장 좋아한다는 인터뷰를 했다는 걸 우연히 듣게 됐다. 고마운 마음에 좋은 이벤트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농구를 하는 후배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서 즐거운 하루였다”라며 농구 클리닉을 개최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단관초를 이끌어 온 지 1년이 된 탁지영 코치도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진심어린 한 마디를 남겼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행사를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이런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원주에 연계학교가 없는 탓에 농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런 행사가 동기부여가 되어 관심을 더 갖고 중, 고등학교까지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장에 두경민이 등장했지만 단관초 선수들은 수줍은 듯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클리닉이 시작되고 두경민과 농구공을 주고받자 금세 현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몸이 풀리기 시작한 선수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 날 실질적인 주인공이었던 박진하 양은 “종별선수권대회에서 했던 인터뷰를 보고 와 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오늘 두경민 선수에게 직접 슛을 배웠던 게 가장 좋았다. 같은 포지션은 아니지만 슈팅 능력과 드라이빙은 꼭 닮고 싶다”라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농구 클리닉이 진행된 후에는 분위기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두경민이 단관초 선수들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지갑을 연 것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직접 농구화를 선물하며 사인회 시간을 가졌다. 열정적으로 농구공을 던지던 선수들은 어느새 수줍은 소녀 팬이 되어있었다.
종별선수권 준우승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6학년 이우주 양(156cm, F)은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 레이업을 배웠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경기에서 잘 활용하고 싶다. 두경민 선수의 슈팅 능력과 김주성 선수의 리더십을 모두 닮아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수줍은 미소를 띄었다.
단체사진 촬영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가 끝났음에도 단관초 선수들은 두경민을 쉽사리 보내주지 않았다. 두경민도 끊임없는 질문과 인사에 일일이 답해 주며 끝까지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 홈 개막전에 꼭 초대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행사가 끝난 후 두경민은 농구 선배로서 선수들을 바라보며 고마움을 표했다. “환경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서 성과를 내고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선배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 행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서 어린 선수들이 농구를 더 편안하고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행사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다.”
두경민은 오는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30번으로 바꿨다.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고 싶었던 타이밍에 주변 지인들의 권유를 받으면서 결정한 번호라고 한다. 그는 “제가 군대에 다녀오면 나이가 서른이라 그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만큼 저에 대한 평가를 꼭 뒤집고 싶다. 팀이 리빌딩을 선언한 만큼 모든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록적인 면에서도 꼭 커리어하이를 달성하고 싶다”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무더운 날씨가 한 풀 꺾이고 갑작스럽지만 반갑게 찾아왔던 썸머 크리스마스. 이 날의 기분 좋은 추억이 두경민에게도, 단관초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길 기대해본다.

#사진=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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