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은 많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역대 최악의 트라이아웃이라고 통할 정도로 새 얼굴 뽑기가 쉽지 않았던 것. 많은 사람들이 예견한 것처럼 결국 ‘가승인 대란’은 필연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얼마나 많은 얼굴들이 바뀌었기에 ‘가승인 대란’이란 표현이 나타났을까?
각 구단들이 가승인을 신청하기도 전, 외국선수들의 잇따른 이탈 현상이 먼저 일어났다. 고양 오리온은 단신 외국선수 더스틴 호그(25, 192cm)가 터키 리그로 떠나며 일찌감치 대체 선수를 찾기 바빴다. 경험이 많은 도론 퍼킨스(34, 187cm)로 시즌을 꾸리려 했지만, 그마저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오리온은 끝내 국내 경험이 있는 드워릭 스펜서(36, 187cm)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과 마찬가지로 KGC인삼공사는 키퍼 사익스의 이탈과 동시에 마이클 이페브라(33, 189cm)를 영입해 빠르게 시즌구상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난 시즌 사익스와 함께 통합 우승을 차지한 KGC인삼공사의 입장에선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게 됐다.

오리온과 KGC인삼공사가 시작을 끊자 너나 할 것 없이 가승인 신청에 뛰어 들었다. 삼성은 체중 조절에 실패한 마이클 크레익(26, 188cm)을 득점력이 좋은 마키스 커밍스(29, 192cm)로 교체했다. 이어 SK도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애런 헤인즈(36, 199cm)를 들여와 다시 한 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동부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로드 벤슨(33, 205cm)을 합류시키며 골밑의 안정을 가져왔다.
끝날 것 같았던 ‘가승인 대란’은 멈추지 않았다. KT는 웬델 맥키네스(29, 192cm), KCC는 찰스 로드(32, 203cm)로 갈아탔다. 끝으로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5X5를 기록한 제임스 메이스(32, 201cm)를 얻어 10개 구단 중 무려 8개 구단이 시즌 전부터 외국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가승인 교체로 들어온 9명의 선수들 중 지난 시즌까지 KBL에서 뛰었던 선수는 8명이다. 2016-2017 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외국선수 교체를 시행하지 않은 모비스와 LG도 언제 가승인 카드를 내밀지 모른다. 그만큼 이번 트라이아웃이 역대 최악의 사례였던 것을 입증하게 됐다.

물론, 이 모든 문제가 구단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전혀 몸을 만들어 오지 않은 선수들이 대다수였고 심지어는 부상이 있음에도 국내에 들어와 고백한 선수들도 있었다. 여러모로 많은 문제가 겹친 상황 속에서 ‘가승인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신중하지 못했던 구단들의 선택은 새 시즌을 기대했던 농구 팬들을 상처 입게 했다. 대체 선수로 들어온 이들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돈을 벌어갈 수 있을지언정 새 얼굴을 원했던 농구 팬들의 마음을 보상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KBL은 ‘가승인 대란’이라는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2018-2019 시즌부터 외국선수 자유계약제도를 도입할 것을 발표했다. 적어도 자유계약제도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 KBL측의 입장이다.
외신들에게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로 비판받던 트라이아웃은 이제 다음 시즌부터 보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상처받은 농구 팬들의 마음도 괜찮아질 수 있을까? 아직은 미지수다. KBL은 외국선수 자유계약제도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확정짓지 않고 있다. 전체적인 틀은 변화를 예고했지만, 70만불의 제한금액부터 출전 시간, 신장제한까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상황에선 큰 변화를 줬다고는 볼 수 없다.
2017-2018 시즌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6개월여 간의 시간 동안 KBL은 그동안 쌓여왔던 트라이아웃의 문제점들을 자유계약제도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판은 짜여졌다. 이제 ‘가승인 대란’이라는 글자를 지울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2018 시즌 외국 선수 현황
SK: 애런 헤인즈(대리언 타운스 교체), 테리코 화이트
삼성: 마키스 커밍스(마이클 크레익 교체), 리카르도 라틀리프
KCC: 찰스 로드(에릭 도슨 교체), 안드레 에밋
모비스: 마커스 블레이클리, 애리조나 리드
LG: 조쉬 파웰, 저스틴 터브스
KGC: 마이클 이페브라(키퍼 사익스 교체), 데이비드 사이먼
동부: 로드 벤슨(조던 워싱턴 교체), 디온테 버튼
전자랜드: 제임스 메이스(아넷 몰트리 교체), 조쉬 셀비
오리온: 드워릭 스펜서(도론 퍼킨스 교체), 버논 맥클린
KT: 웬델 맥키네스(테렌스 왓슨 교체), 리온 윌리엄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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