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아산/이용하 객원기자] 감독도 선수도 놀랐다. 예상 외 맹활약 때문이었다.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을 깜짝 놀라게 만든 그 주인공은 바로 ‘이적생’ 김정은(30, 180cm)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의 활약에 ‘의외’라 말했다. 흥미롭게도 김정은 본인도 같은 말을 했다.
김정은은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한․일 여자농구 클럽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지난 시즌 일본 리그(WJBL) 우승팀 JX-ENEOS를 상대로 37득점을 뽑아내며 우리은행의 81-70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골밑에서 특유의 힘으로 상대 선수를 밀어붙여 득점을 했을 뿐 아니라 3점슛도 4개를 곁들였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활발한 공격, 전성기 시절 그 모습 그대로였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 온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의 활약에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정은이가 이 경기를 앞두고 긴장을 많이 했다”며 운을 뗐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경기는 김정은이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후 치르는 첫 공식 경기였다. 이에 자신에게 분명 쏠릴 관심을 의식한다면 당연한 것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오늘은 정은이에게 있어 ‘그 분’이 오신 날이었다.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다. 사실, 경기 전 정은이에게 득점보다는 수비나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라 말했다. 이어 그는 “정은이는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부족해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전반전에만 제 기량을 발휘했다. 사실, 내게 혼이 많이 난다”라 덧붙였다. 체력을 기반으로 한 수비와 리바운드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위성우 감독 입장에서 김정은은 아직 부족한 선수라는 것.
그 직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 온 김정은의 말도 위성우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힘든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죽겠다”라 첫 마디를 연 김정은은 우리은행의 훈련에 대해 “이전까지 이렇게 많은 훈련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삼성생명에서 이적한) 박태은과 매일 울었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이날 경기 활약에 대해 김정은은 “우리은행 오고 나서 첫 경기였기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일본 전지훈련 때 감독님이 ‘전반전용’이라 놀리셨을 정도로 말이다. 이번에도 4쿼터 때 많이 힘들어 (임)영희 언니랑 또치(박혜진)만 찾고 불렀다”며 아직 체력 부족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은 “예전에 있던 팀(KEB 하나은행)에선 혼자 떠맡는 농구를 많이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는 영희 언니, 혜진이 같이 농구를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래서 승부처에서 부담이 덜하다. 안정감이 느껴져 좋다”라며 새 소속팀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감독도, 자신도 다함께 놀랐지만 어쨌든 김정은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그간의 부담을 떨쳐냈다. ‘한물갔다’는 세간의 폄하에 의욕을 불태워왔던 김정은이 과연 우리은행의 새로운 퍼즐이 될 수 있을까. 체력까지 보완해 돌아올 김정은의 2017-2018시즌 활약이 궁금해진다.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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