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에릭 블레드소(27, 185cm)의 항명 파동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피닉스 선즈가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다. 피닉스는 올 시즌 개막 후 단 3경기 만에 얼 왓슨 감독이 경질되고 제이 트리아노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이어받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는 피닉스에게 있어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피닉스는 트리아노 체제 이후 빠르게 안정화를 찾아가는 등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 시즌 초반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팬들의 분노를 조금씩 기대감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모든 기록은 11월 1일 기준]
올 시즌 피닉스의 중심은 그 누구도 아닌 데빈 부커(21, 198cm)다. 부커는 올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평균 22.1득점(FG 45.2%)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 피닉스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화려한 주연뿐만 아니라 그를 도와줄 조연의 역할들도 필요하다. 최근 피닉스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들을 대거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실망감을 주고 있는 가운데 27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올 시즌 처음으로 NBA 무대를 밟은 마이크 제임스(27, 185cm)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피닉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언드래프티 출신의 제임스는 그간 유럽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다. 제임스는 유럽 무대에서 라보랄, 파나시나이코스 등 명문 팀을 거치면서 유럽리그 정상급 가드로 성장했다. 그동안 꾸준히 서머리그에도 출전하는 등 NBA 진출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 지난해 그리스 리그의 파나시나이코스와 계약을 맺은 제임스는 소속팀을 리그 우승과 그리스컵 우승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2016-2017시즌 유로리그에서도 25경기 평균 13.1득점(FG 49%) 2.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무르익은 기량을 선보였다.(*제임스는 2012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낙방했다)
이렇게 유럽리그에서 자신을 인정받은 제임스는 올해 여름 피닉스 소속으로 서머리그에 참가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NBA 입성에 성공했다. 제임스는 2017 서머리그에서 6경기 평균 33.2분 출장 20.5득점(FG 53.8%) 5.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팀 내 대부분의 기록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피닉스 구단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또, 젊은 선수들을 잘 다독이는 리더십까지 함께 보이며 피닉스 구단을 만족시켰다는 후문. 비록 투-웨이 계약이었지만 제임스는 그토록 꿈에 그러던 NBA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투웨이 계약이란 G-리그를 보유한 팀에게 정규리그 로스터 15인 외에 G리그와 NBA를 모두 병행할 수 있는 선수 2명을 추가로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를 말한다)
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제임스는 개막 후 7경기에서 평균 13득점(FG 44.4%) 2.4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블레드소가 팀에서 사실상 제명되면서 제임스가 그를 대신해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고 있다. 제임스는 주전으로 나선 4경기에서 평균 26.1분 출장 14득점(FG 45.5%) 3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벤치에서 나선 3경기에서는 평균 19분 출장 11.7득점(FG 42.9%) 1.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단순히 출전시간이 늘어나 기록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제임스는 주전으로 올라선 이후 실제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벤치에서 뛸 때는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탓에 서두르는 모습과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주전으로 올라선 이후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덩달아 제임스의 기량도 유럽에서 활약하던 그 당시의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제임스는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던 타일러 율리스(21, 178cm)와의 격차를 조금씩 벌리면서 데뷔 첫 시즌 주전 라인업 입성에도 성공했다.
제임스는 폭발적인 운동능력으로 팀에 역동성과 에너지레벨을 더해주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함께 감각적인 패스실력으로 팀에 창의성까지 함께 더해주고 있다. 제임스는 속공상황에서 운동능력이 좋아 빠른 스피드로 치고 나가는 것은 물론, 스스로 마무리 짓는 능력도 탁월하다. 제임스는 웨이트가 좋아 수비수와 부딪혀도 쉽게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다. 또, 2대2플레이 전개능력도 수준급이다. 최근 4경기에서 제임스는 타이슨 챈들러(35, 216cm)와 2대2플레이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다. 두 선수는 매 경기에서 환상적인 덩크를 합작,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고 있다. 돌파력도 좋은 제임스는 인사이드를 마음껏 휘저으며 인사이드에 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건네고 있다.
무엇보다 부커와의 호흡이 좋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 시즌의 부커는 슈팅가드로 활약하면서 때로는 포인트가드의 역할까지 함께 맡고 있다. 피닉스는 부커가 단순히 스코어러가 아닌 제임스 하든(HOU)처럼 득점과 경기운영까지 골고루 맡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후문. 실제 경기를 보면 올 시즌 부커는 돌파 후에 킥-아웃 패스들이나 짧은 패스들을 연결해주는 등 공격에서 패스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커가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맡으면 반대로 제임스가 슛터의 역할을 맡는 등 두 선수는 찰떡궁합의 호흡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제임스는 평균 47.6%(평균 1.4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주전으로 올라선 최근 4경기에서 평균 58.3%(평균 1.8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고감도의 슛감을 자랑 중이다.
#2017-2018시즌 마이크 제임스 최근 4경기 3점슛 성공률 분포도

실제로 부커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제임스를 매우 좋아한다. 이전까지 사실 그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몰랐지만 같이 뛰어보니까 정말 좋은 선수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가 왜 지금까지 NBA에서 뛰지 못했는지 정말 의문이다. 올 시즌이 첫 번째 시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제임스는 너무나도 리그와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리듬으로 팀 잘 이끌고 있는 뛰어난 지휘자다. 그와 함께 뛰는 것은 매우 편안하다”라는 말로 제임스와 뛰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트리아노 감독대행도 “사람들은 유럽리그가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NBA와 유럽은 리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를 뿐, 수준에선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마이크는 그간 유럽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그간은 NBA 드래프트에서 낙방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는 정말로 농구를 사랑하고 이미 유럽무대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팀 내에서 입지를 탄탄히 가져가면서 NBA에서의 첫 시작을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지만 제임스 본인은 아직도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 것 같다. 제임스는 “그간 NBA 도전을 위해 매년 여름 도전을 이어갔지만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유럽에서 NBA로 건너올 때 일부에선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NBA로 간다는 말들로 수군거리고는 했다. 하지만 내가 NBA에 도전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정말 농구가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회를 잡은 지금 이 순간순간이 내가 너무나도 소중하다”라는 말을 전하는 등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이처럼 제임스의 진정한 농구여행은 지금부터가 그 시작이 아닐까 싶다.
#마이크 제임스 프로필
1990년 8월 18일생 185cm 88kg 포인트가드 이스턴 애리조나 대학출신
2017 그리스 리그, 그리스 컵 우승
2017-2018시즌 7경기 평균 13득점(FG 44.4%) 2.4리바운드 3.7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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