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만타스 사보니스, 인디애나에서 그 재능 만개할까?

양준민 / 기사승인 : 2017-11-02 2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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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기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바로 올 시즌 도만타스 사보니스(21, 208cm)를 본다면 이 말이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지난 여름 폴 조지의 트레이드 매물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둥지를 옮긴 사보니스는 주전 센터인 마일스 터너(21, 211cm)의 뇌진탕 부상을 틈타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물론, 연일 맹활약을 펼치면서 리그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인디애나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모든 기록은 11월 2일 기준]

인디애나는 사보니스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은 빅터 올라디포(25, 193cm)의 활약에 힘입어 샌안토니오 스퍼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 강팀들을 잡으며 3연승을 달리는 등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리빌딩에 들어갈 것이라던 많은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두 사람은 올랜도 매직 시절에도 오클라호마시티로 넘어갈 때 같이 유니폼을 갈아입더니 이번 트레이드에서도 또 한 번 같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보니스는 201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명됐다. 이 지명권은 올랜도가 올라디포를 오클라호마시티에 넘길 때 함께 양도된 것이다.

사보니스가 인사이드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올라디포는 팀 득점을 책임지면서 두 사람은 인디애나 공격의 원투 펀치로 떠오르고 있다. 올라디포는 올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평균 31.3분 출장 23.8득점(FG 48.5%) 4.1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대부분의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라디포는 오클라호마시티 시절과 달리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치면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에 이은 돌파 이후 화려한 더블 클러치 레이업으로 득점을 마무리 짓는 것은 물론, 3점슛 성공률도 평균 50%(평균 2.6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손끝 감각이 매섭다.

마찬가지로 사보니스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스티브 아담스, 에네스 칸터(NYK)에 밀려 자리를 못 잡던 것과 달리 인디애나에선 펄펄 날고 있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에서 81경기 평균 20.1분 출장 5.9득점(FG 39.9%) 3.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개막 후 8경기에서 평균 26.9분 출장 13.1득점(FG 61.8%) 11.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사보니스는 10월 30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 22득점(FG 100%)을 올리며 자신의 득점 부문 커리어 하이를, 마찬가지로 1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선 16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이 부문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사보니스는 현대 농구가 센터에게 요구하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선수다. 사보니스는 2012년, 16살의 어린 나이에 유럽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사보니스는 2013년 유로리그 무대를 밞고 청소년 대표팀을 거치면서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사보니스는 2013 FIBA가 주관한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 투표에서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곤자가 대학에 입학, 2학년이었던 2015-2016시즌 NCAA에서 36경기 평균 17.6득점(FG 61.1%) 11.8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보니스의 아버지인 아비다스 사보니스에 대해 잠시 얘기하자면 아비다스 사보니스는 221cm의 장신임에도 가드와 같은 슛 터치와 패스센스를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3점슛까지 가능할 정도로 슛 거리가 길었다. 빌 러셀의 경우 아디바스 사보니스를 두고 “221cm의 빌 월튼”이라는 찬사를 보냈고 마찬가지로 NBA의 전설적인 감독, 레드 아워백도 “사보니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농구를 잘 하는 선수 3인 안에 들어간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아비다스 사보니스는 1988 서울 올림픽에 소련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해 준결승에서 13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 소련이 미국대표팀을 물리치는 데 선봉에 서는 등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아비다스 사보니스는 1986년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에 지명, 잠시 유럽으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NBA에서 뛰는 동안은 포틀랜드에서 뛰며 정규리그 470경기 평균 12득점(FG 50%) 7.3리바운드 2.1어시스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리투아니아는 소련 연방에 속해 있어 냉전이라는 시대 상황 상 아비다스 사보니스가 곧장 미국에 진출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포틀랜드에 지명이 됐음에도 곧바로 NBA 무대에서 뛰지 못하고 유럽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美 현지에선 이를 두고 “냉전 상황이 없이 아비다스 사보니스가 좀 더 빨리 NBA로 왔다면 리그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아직은 아버지에 비해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사보니스가 경기를 하는 것을 봐도 컨트롤 타워의 역할 맡아 올라디포를 비롯한 가드들에게 날카로운 컷인 패스들을 찔러주는 등 아버지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유럽 출신답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사보니스는 아버지인 아비다스 사보니스처럼 안정적인 볼 핸들링과 함께 날카로운 패스센스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사보니스가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품기도 했다. 사보니스는 대학무대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면서 아버지와 닮은 플레이스타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운동능력과 함께 기동력도 갖추고 있어 속공참여는 물론, 외곽수비까지 가능하다. 장신이지만 로우 포스트에서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올 시즌 빠른 템포의 농구를 추구하고 있는 인디애나는 사보니스와 함께 파워포워드인 테디어스 영(29, 203cm)까지 함께 달려주면서 업-템포의 화끈한 공격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 증거로 올 시즌 인디애나는 개막 후 평균 111.5득점(득·실점 마진 +3.8)을 기록, 이 부문 리그 5위에 올라있다. 반대로 수비력에선 리그 하위권을 기록 중이다. 인디애나는 “실점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 이기면 그만인 것이다”는 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조 본프레레의 말을 몸소 실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보니스는 농구에 대한 이해도, 이른바 BQ 역시도 뛰어나 올라디포, 대런 칼리슨 등 가드들과의 2대2플레이에 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많이 시도하지는 않지만 3점슛도 가능할 정도로 슛 거리가 길다. 실제로 사보니스는 중거리슛을 통해서도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에 상대 빅맨들이 부득이하게 하이포스트까지 나와 사보니스를 수비하는 등 인사이드에 공간이 생기면서 올라디포와 칼리슨 등이 이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 많은 장점에 비해 팔이 짧아 림 프로텍팅에 약점이 있고 올 시즌 공격력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그에 반해 공격기술이 다소 단조롭다는 약점도 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아래에서 알 수 있듯 사보니스는 인사이드에서 득점을 마무리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2017시즌 도만타스 사보니스 야투성공률 분포도



#2017-2018시즌 도만타스 사보니스 야투성공률 분포도



이렇게 사보니스가 인디애나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美 현지에선 폴 조지 트레이드의 승자로 인디애나의 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그 예로 인디애나의 지역지, 더 인디애나폴리스 스타는 “조지의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인디애나의 결정에 비판적인 시선들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 트레이드는 결론적으로 서로에게 윈윈이 됐다. 그중 사보니스는 데뷔 후 두 시즌 만에 자신이 정말 좋은 선수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사보니스는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사보니스는 계속해 성장하고 있고 여전히 보여줄 것이 많은 선수다. 인디애나의 팬들도 이제는 사보니스의 기량과 성장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됐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인디애나의 시즌 목표는 그 무엇도 아닌 바로 ‘포스트 조지 시대의 선두주자’를 찾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터너와 올라디포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 가장 유력해보였으나 예상과 다르게 터너는 현재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이탈, 올 시즌 단 1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고 대신에 사보니스가 인사이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터너의 복귀 일정이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인디애나로선 터너와 사보니스의 활용에 대해 다소 머리는 아프지만 행복한 고민에 들어가게 됐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좋고 외곽수비가 가능할 정도로 발이 빠른 사보니스기에 그를 4번에 두고 터너를 5번에 두는 라인업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터너는 세로수비가 약한 사보니스와 달리 커리어 평균 1.8개의 블록을 기록할 정도로 세로수비에 강점이 있다. 반대로 사보니스는 터너가 가지지 못한 패스능력, 볼 핸들링 등이 뛰어나기에 두 선수가 동선 등 호흡만 잘 맞출 수만 있다면 서로가 서로의 보완재로써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은 없을 것이다. 두 선수가 펼치는 하이-로우 게임은 합만 잘 맞는다면 분명 위력적인 공격옵션이 될 것이다.(*올 시즌 터너는 개막전 1경기에 나서 21득점(FG 61.5%) 14리바운드 4블록을 기록했다)

그간 NBA에는 부자가 대를 이어 활약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최근에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커리의 아버지 델 커리는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3점 슈터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델 커리는 1988년부터 1998년까지 샬럿 호네츠에서 뛰면서 올해의 후보상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스테판 커리는 데뷔 초 경기력보단 ‘델 커리의 아들’로 사람들에게 많이 인식됐다.(*델 커리는 198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유타 재즈에 입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커리는 최근 세 시즌 동안 두 차례의 정규리그 MVP 수상과 파이널 우승 등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면서 어느새 자신을 따라다니던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워버렸다. 이처럼 부자가 같은 직업을 가진다면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와의 비교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아버지와 비교가 된다는 것은 아들로선 한편으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아버지의 명성에 먹칠을 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도 함께 뒤따르는 일이기도 하다. 커리도 여러 차례 이와 같은 고충을 언론을 통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사보니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보니스도 최근의 활약이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그의 아버지, 아비다스 사보니스와 비교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과연 사보니스도 커리처럼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워버리고 온전히 현재 자신의 플레이만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인디애나 이적으로 커리어의 전환기를 맞이한 사보니스의 2017-2018시즌을 응원해본다.

#도만타스 사보니스 프로필
1996년 3월 3일생 208cm 114kg 파워포워드/센터 곤자가 대학출신
201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지명
2017-2018시즌 평균 26.9분 출장 13.1득점(FG 61.8%) 11.1리바운드 3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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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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