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투명하게 현장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걸 보고 뽑았다.”
오는 29일과 12월 2일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2라운드(윈도우 5) 레바논, 요르단 경기에 나설 남자농구 국가대표 12명이 확정되었다.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과 조상현 코치가 이끌고 가드 박찬희(전자랜드), 이정현(KCC), 김선형(SK), 두경민(상무), 포워드 양희종(KGC인삼공사), 임동섭(상무), 정효근(전자랜드), 안영준(SK), 센터 라건아(현대모비스),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승현(상무)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대표팀은 23일 진천선수촌에 모여서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26일 오전까지 전천선수촌에 머문 뒤 26일 오후 부산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김상식 감독은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 직후 요르단과 시리아의 두 차례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구성 중심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이 직접 현장을 다니며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한 뒤 뽑았다. 제대로 뽑았다는 평가가 있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식 감독과 전화 통화로 어떻게 선수들을 선발했는지 들어보았다. 김상식 감독은 질문하기 전에 궁금했던 많은 내용을 들려줬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선수 명단이 발표된 이후 제대로 뽑았다는 의견이 있으면서도 현대모비스 선수가 적다며 유재학 감독의 의견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 이야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싶다. 그건 절대 그렇지 않다. 박찬희와 김선형은 둘 다 대표팀에서 잘 해서 선발했다. 그 외 가드 두 명으로 이대성과 이정현을 생각했다. 여기에 두경민이 고려대상이었다. 사실 두경민이 수술 후 복귀한지 얼마 안 되어서 안 뽑으려고 했다. (두경민이 출전하는) 상무 경기(KBL D-리그)를 3주 동안 매주 가서 지켜봤다.
원래 대표팀 명단 발표도 지난 주에 했어야 하는데 상무 경기를 더 보고 싶어서 명단 확정을 일주일 뒤로 미뤘다. 그렇게 두경민의 경기를 봤더니 지난 시즌 DB에서 우승할 때 플레이가 나왔다. 슈팅도 자신있게 하면서 2대2 플레이도 하고, 속공을 달려줘 부상에서 회복한 상태였다. 박찬희와 김선형은 리딩과 돌파 후 어시스트를 잘 하는 선수들이라서 슛에 좀 더 초점을 두고 두경민을 선택했다. 우리나라는 슛이 안 들어가면 어려운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경기는 현장에서도 보고, TV 중계로도 모두 다 봤는데 이대성의 슛은 어제(14일) 들어갔다. 눈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확인했다. 또 이대성이 박찬희, 김선형과 겹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두경민은 2번(슈팅가드)으로 달려주고, 속공에서 슛까지 가능하다. 이대성을 염두에 두다가 두경민을 눈으로 확인한 뒤 선발했다.
전준범 대신 임동섭이 뽑혔습니다.
전준범은 훈련소에서 훈련 받고 퇴소한 뒤 훈련을 많이 못 했다. 슛 밸런스도 안 잡혀있고 제대로 뛰지 못했다. 양희종과 안영준, 정효근이 3번(스몰포워드)의 슈터는 아니다. 그래서 예전 대표팀에서 신장도 있는 전준범이 들어가서 무빙슛을 던졌다. 전준범은 상무 경기를 보니까 첫 주에 경기를 아예 안 뛰고 다음 경기서 한 쿼터 정도 뛰었다. 제가 본 경기에선 에어볼도 날리고, 경기 막판 힘들어 했다. 대신 임동섭이 전준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전준범을 뽑으려고 했지만, 몸도 안 되어 있는 선수를 예전에 잘 했으니까 억지로 선발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상무 경기를 통해 확인하고 임동섭이 좋길래 임동섭을 선발했다. 다들 (전준범 대신 임동섭을 뽑은 이유를) 많이 물어보시더라. 최근 상무 경기를 안 보고 옛날 대표팀 경기만 생각하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3주 동안 확인했다. 상무 이훈재 감독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임동섭은 지난 아시아컵에서 레바논과 경기에 선발로 나가서 곧잘 했다. 그거 때문에 뽑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예전 경기들까지 모두 보고 확인하면서 뽑았다. 이전 경기를 보며 선수들간의 호흡, 또 어떤 조합을 했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지 고민했다.
이종현 선발에 대해서도 여러 기자가 물어봐서 이야기했다. 이번 일정은 한 경기 치르고 이틀 쉰 뒤 또 한 경기를 한다. 대표팀에서 잘해준데다 활용도가 많아서 무조건 뽑아야 하는 이승현을 포워드로 내리고 이종현까지 센터 4명을 뽑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될 경우 이승현까지 5명 중 1~2명은 못 뛸 수 있겠더라. 반대로 가드와 포워드는 7명으로 소화해야 한다.
또 현대모비스 경기를 봤을 때 이종현의 경기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이종현이 현대모비스에서 기가 막히게 잘하는데 안 뽑은 건 아니다. 라건아와 오세근, 최근 국내선수 중 득점과 리바운드를 잘 해주고 있는 김종규는 당연히 뽑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또 몸 싸움에 강한 상대팀을 고려해서 빅 포워드로 구성했다.
이렇게 뽑으니까 센터 4명 모두 달릴 수 있고, 점퍼도 좋으면서 빠른 백코트도 가능하다. 30분 이상 책임져야 하는 라건아와 여러 조합의 짝으로 구성해서 레바논, 요르단과 맞설 수 있다. 현대모비스 선수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투명하게 현장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걸 보고 뽑았다.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아컵 같은 대회에 나간다면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한 경기 승패에 따라서 월드컵 본선 진출과 탈락이 걸려있다. 지금 이번 두 경기를 위해선 팀에서 잘 하는 선수들을 뽑는 게 맞지, 경험 쌓기를 위해 선수를 선발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지금 우리는 레바논, 요르단과 힘으로 부딪혀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엔 이번 월드컵 본선에 떨어지더라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 건 감독의 직무유기다. 세대교체도 고참선수들이 있는 가운데 1~2명씩 젊은 선수들로 바뀌어야 한다. 안영준이 윈도우 4에서 잘해줘서 이번에 대표팀에 뽑혔다. 세대교체는 차근차근 이뤄질 거다.
예전에 레바논과 경기가 월드컵 진출을 위한 중요한 승부처라고 하셨습니다.
레바논 경기를 계속 살펴보는데 하다디 없는 이란과 비슷하다. 외곽에서 스위치 디펜스를 한다. 뉴질랜드과 맞대결을 보면 골밑 몸싸움에서 안 밀렸다. 뉴질랜드도 경기 종료 20초 전까지 레바논과 대등한 경기를 하다 겨우 이겼다. 레바논과 경기에선 같이 부딪히는 상황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서 신장이 있으면서 허슬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중요한 건 몸싸움과 리바운드다. 몸 싸움에서 밀리면 리바운드를 못 잡는다. 몸싸움이 대등해야 한다. 우리는 슛이 들어가야 경기가 잘 돌아간다.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부딪히면 될 거 같다. 계속 경기를 보며 분석을 하고 있는데 너무 많이 보니까 해결책이 보이다가 헷갈릴 때가 있다. 이게 나은 거 같다가도 저게 나은 것도 같다. 이제는 조금만 봐야겠다(웃음).
#사진_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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