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스 王朝實錄 : 3연패 노리는 초강팀의 발자취

박성수 기자 / 기사승인 : 2019-02-06 0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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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성수 인터넷기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최근 4년 간 4번의 파이널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거머쥐며, 역사에도 손꼽히는 초강팀으로 발돋움했다. 혹자들은 말한다. “이번 시즌도 어차피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이다.” 2016년 여름 케빈 듀란트라는 거물을 영입하면서 순식간에 리그의 빌런(villain)이 된 골든스테이트. 하지만 그들이 이런 역사를 공짜로 얻은 것은 아니었다.

#1 암흑기 (2007~2012) : 가시밭길만 걷자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10년 중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었다. 마크 잭슨 감독 부임 이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스티브 커가 지휘봉을 잡자마자 우승을 차지했다. 어떻게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 왕조를 구축할 수 있었을까?

스테판 커리 드래프트 (2009년)

현재 스테판 커리는 NBA 최정상급 스타다. 하지만 커리가 NBA에 데뷔할 때만 해도 이처럼 주목받는 스타가 될 것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왜소한 체격에 작은 키, 변변찮은 운동 능력 등 슛 외에는 뛰어난 것이 없다는 평가가 더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대학에서조차 스카우트 제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결국 그가 택한 데이비슨 대학은 1969년 이후 NCAA 토너먼트에서 단 1승도 못 거둔 무명 팀이었을 뿐더러, 개교 이래 배출한 NBA 선수도 겨우 6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커리는 데이비슨 대학을 NCAA 토너먼트 8강까지 진출시키고, 전미 최고의 득점력을 갖춘 선수로 인정받았다. 이후 본인이 부족했던 볼 핸들링,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키워서 NBA 진출을 선언했고, 1라운드 7순위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됐다.

당시 감독이었던 돈 넬슨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스테판 커리를 거르고 리키 루비오, 조니 플린을 먼저 지명한 것을 믿지 못했다. 돈 넬슨은 평소 커리가 스티브 내쉬의 플레이 메이킹 능력과 슈팅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고, 블레이크 그리핀 다음 2번째로 지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행운으로 인해,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의 품에 안겼다. 오늘날 넬슨이 골든스테이트를 위해 남긴 마지막 유산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의 선물로 남았다.

커리는 데뷔 시즌 17.5득점 5.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루키 퍼스트팀에 선정됐지만 소속팀이 26승 56패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팀이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시기에 커리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다. 두 번의 큰 인대 수술을 진행했지만, 제대로 된 원인을 알 수 없었기 때문. 거듭되는 검사를 통해 미세하게 파괴된 조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마치고서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조 레이콥의 구단 인수 & 밥 마이어스 단장의 부임 (2010년)

골든스테이트라는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훌륭한 프런트진이 있었다. 2010년 조 레이콥 구단주는 약 4조 9,000억에 골든스테이트를 매입했다. 인수 직전 골든스테이트는 16년 동안 14번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거듭하던 팀. 그는 구단주가 되자마자 밥 마이어스를 부단장으로 고용했다. 레이콥의 이 선택 역시 선수단이 황금 라인업을 갖추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새로이 개편된 프런트는 팀 쇄신을 위해 그들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그들의 원하는 선수는 크게 세 가지였다.

① 사이즈가 좋은 선수. 다재다능하며 포지션 구분이 없는 선수 (스윙맨 지칭)
② 리그 트렌드가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센터 포지션
③ 좋은 인격을 가진 선수

밥 마이어스는 ③번과 관련해, “나는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승리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사이즈 다음에는 인격, 그리고 성품이다. 현재 우리 팀 최고의 선수는 가장 인격이 훌륭한 선수다. 그건 마치 한 회사의 CEO가 가장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대로 그 CEO를 따라가기 마련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여기서 마이어스가 언급한 선수는 스테판 커리이며, 팀 던컨과 비슷한 성품을 가진 커리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레이콥 구단주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바꾸길 원했다. 그간 골든스테이트가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 드래프트 지명권을 파는 입장이었다면, 레이콥은 미래를 위해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아오는 입장으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유망주 발굴에 일가견이 있던 제리 웨스트를 컨설턴트로 임명했다.

① 사이즈가 좋은 선수. 다재다능하며 포지션 구분이 없는 선수 (스윙맨 지칭)

밥 마이어스는 드래프트를 통해 계획을 실행시켰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클레이 탐슨(11순위), 2012년 드래프트에서 해리슨 반즈(7순위), 드레이먼드 그린(35순위)을 드래프트 했다. 클레이 탐슨은 올스타 4회, 올 NBA팀 2회 등의 영예를 누리며 리그 최고의 3&D 선수로 성장했다. 리우올림픽 국가대표로도 뽑혔던 탐슨은 이제 제임스 하든, 더마 드로잔, 빅터 올라디포, 지미 버틀러와 함께 리그 최고의 슈팅 가드로 손꼽히고 있다.

클레이 탐슨은 리그에서 가장 선호하는 자원 중 한명이다. 간결한 플레이스타일 덕분이다. 현대 농구는 ‘효율’이라는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탐슨은 볼 소유를 최소화(2~3분)하며 오프더볼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찾고 슛 쏠 기회를 찾는 선수다. 분명 탐슨은 1옵션을 수행하기에 뚜렷한 약점이 있는 선수지만, 2,3옵션을 수행하는데 이만한 선수가 없다.

탐슨이 리그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탐슨의 수비력. 비교적 수비에 약점이 있는 백코트 파트너 스테판 커리를 대신해 상대팀의 볼 핸들러들을 도맡아 수비한다. 경쟁이 불타오르는 서부 컨퍼런스에서 마이클 콘리, 제임스 하든, 데미안 릴라드, 러셀 웨스트브룩은 물론 파이널에서 카이리 어빙, 심지어 파워 포워드인 케빈 러브까지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2016-2017시즌 <올해의 수비수>이기도 했던 그린도 올스타(3회), 올 NBA팀(2회), 디펜시브팀(4회) 등 수많은 영예를 안았는데, 그 배경에는 뛰어난 패싱 센스와 도움 수비 능력, 그리고 리더십이 있었다. 커리와 마찬가지로, 그린도 지명 당시에는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린은 2012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5순위로 골든스테이트의 지명을 받았다. 대학에서 4년을 다 채운 중고 신인이라는 점, 포지션에 비해 키가 201cm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1라운드에서는 쭉쭉 밀렸다. 당연하게도 데뷔 초에는 출장 기회를 거의 받지 못했다. 같은 해 1라운드 7순위에 뽑혔던 해리슨 반즈의 뒤에서 벤치만 지켰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다음 시즌인 2013-2014 시즌,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약점으로 언급됐었던 체중을 9kg 감량했고, 3점슛도 장착했다. 데이비드 리의 백업으로 출장해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줬고, 팀에게 본인의 가능성을 어필하는 시즌이 됐다.

2014-2015 시즌은 그린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켰던 시즌이었다. 때마침 주전 포워드 데이비드 리가 햄스티링 부상을 당하자, 스티브 커 감독은 그린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때부터 그린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출전 시간을 부여받으면서 득점력도 향상됐고 어시스트, 리바운드 능력까지 보여주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혹자들은 말하곤 한다. “골든스테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는 커리가 아닌 그린”이라고. 이런 터무니없어 보이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골든스테이트 공격 전술의 핵심은 누가 뭐라 해도 스테판 커리다. 그로 인해 공간(스페이싱)이 창출되고, 그가 있음으로써 공격 전개가 원활해진다. 허나 명백한 약점이 있다. 안일한 플레이에서 비롯되는 잦은 턴오버, 부족한 대인 수비 능력이다. 이 두 가지 약점을 보완해주는 선수가 바로 드레이먼드 그린이다.

그린은 가끔씩 어이없는 턴오버를 보여주지만, 원활한 볼 흐름에 한 몫하고 있다. 또한 키는 매우 작지만 버티는 힘이 매우 좋고 윙스팬도 길기 때문에 수비 능력이 발군이다. 도움 수비 능력만큼은 역대 최고에 손꼽히는 수준이고, 요즘 리그 트렌드인 스위칭 수비 능력도 리그 최상위권이다.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은 커리가 책임지고 있다면, 수비는 그린이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유약하고 조용해 보이는 골든스테이트에서 소리를 지르는 보컬리더 역할도 자처한다. 리쿠르팅에 관여하고, 신인 선수 스카우팅에도 참여한다. 농구 선수를 평가할 때, 대부분이 오버롤에 치중한다. 마치 NBA 2K 게임하듯 말이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오버롤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리그 경기에서 부진한 듀란트에게 뭐라 할 수 있는 선수가 리그에 얼마나 있을까? 실제로 그린은 문자 전문가이다. 뉴올리언스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직후, 새벽 4시에 듀란트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고 다음 경기에서 듀란트는 38득점을 폭격했다. 해리슨 반즈는 FA로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했지만, 떠나기 전 반즈는 주전 스몰포워드로써 좋은 활약을 펼쳤다. 실제로 이궈달라를 벤치로 보낸 장본인이다. 하지만 2015-2016 시즌 파이널에서 침묵(평균 9.3득점 4.4리바운드 1.4어시스트 야투율 35% 3점슛 성공률 31%)으로 맥시멈 재계약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고, 결국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로 오게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물론 해리슨 반즈는 댈러스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은 덕분에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 과도기 (2012~2013)

② 리그 트렌드가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센터 포지션

앤드류 보것 ↔ 몬타 엘리스 트레이드 (2012)

당시 밥 마이어스 단장은 트레이드를 통해 센터를 얻고 싶어 했다. 트레이드 대상으로 고려되었던 선수들은 스테판 커리와 몬타 엘리스였다.

커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총 6번의 부상을 당했고 2번의 큰 수술을 경험했다. 거듭된 발목 부상으로 내구성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았다. 반대로 몬타 엘리스는 ‘철강왕’이었다. 반면 몬타 엘리스는, 엘리스가 추구하는 아이솔레이션이 오히려 팀 농구를 저해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반면 스테판 커리는 팀 농구에 최적화된 플레이스타일을 지녔다. 엘리스에 비해 기록은 떨어졌지만, 효율 측면에서 압도했다.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의 장래를 더 높게 측정했고 몬타 엘리스, 콰미 브라운, 엑페 우도를 내주고 앤드류 보것, 스티븐 잭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당시 앤드류 보것은 부상 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부상을 염려했으나, 보것은 회복 후 골든스테이트에 엄청난 도움을 끼치며 2014-2015 시즌 우승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NBA 디펜시브팀에도 선정됐다.

앤드류 보것에 대해 드레이먼드 그린은 “보것이 없었다면 현재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보것이 미친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에게 모든 성공을 바친다”고 인터뷰 했을 정도다. 보것은 해리슨 반즈와 함께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했고, 이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LA 레이커스를 전전하다 현재는 호주의 시드니 킹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안드레 이궈달라 FA 영입 (2013년)

2016년 10월 11일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동문 협회에서 뽑은 2016년 ‘앙코르 어워드(Encore Award)’에서 골든스테이트가 베이 지역 <올해의 기업>상을 수상했다. 이전까지 구글, 애플 등 많은 IT 회사가 수상했었지만, 스포츠 팀으로 최초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수상 당시 밥 마이어스 단장은 수상 소감 대신 이궈달라 합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줬는데, 이 에피소드만 봐도 이궈달라가 팀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 알 수가 있다.

“저에게는 가끔씩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안드레 이궈달라와 관련된 이야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다른 팀과 충분히 계약할 수 있었고, 물론 우리와도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안드레와의 계약으로 제가 공을 다 받았지만, 저는 그에게 그 공을 다 돌리고 싶습니다. 그가 우리를 선택한 거예요. 우리는 다른 미팅에 갔다 와서 안드레를 만날 준비를 했고, 그에게 왜 그가 우리 팀에서 딱 맞는 옷인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프레젠테이션을 한 지 2분도 채 안 됐는데 그는 ‘더 이상 말 안 하셔도 돼요. 그만하셔도 됩니다. 전 워리어스에 뛰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더 보여줄 DVD들이 있어요’라고 말했지만, 안드레는 ‘안 봐도 돼요’라고 말했죠. 그때 제가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당신과 계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지금 우리는 이미 캡을 한참 넘긴 상황이에요. 정말 고맙지만, 정말 우리에겐 방법이 없어요. 아마도 당신은 시간 낭비하고 있는지도 몰라요’라고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그런데도 안드레는 ‘괜찮아요, 전 당신들이 해결할 때까지 기다릴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안드레는 다른 팀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알려줘야 하는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어떤 팀은 밤 12시까지 결정을 해달라고 기다리다 결국 가버리고, 다른 어떤 팀은 장기계약에 더 많은 돈을 제시하면서 정오까지 기다린다고 했지만, 그는 ‘전 워리어스를 기다릴 겁니다’라고 했어요. 저에게는 이런 것들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는 희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인내심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선수들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올스타,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써 우리 팀에 왔고,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그 다음 해 합류한 커 감독은 안드레에게 벤치에서 뛰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쉽게 설명한다면, 한 회사에서 상무나 사장이었던 사람에게, 회장이 ‘우리는 당신이 상무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부장이 되어 주길 원해요. 당신은 상무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만, 회사를 위해서 한 레벨 아래로 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안드레는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한 미디어가 그에게 ‘안드레, 어떻게 생각하나요? 당신이 주전이 아니라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을 때도 피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프로답게, 겸손하게 그 롤을 받아들였습니다. 우리가 클리블랜드에게 1승 2패로 밀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는 지난 40년 동안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죠. 커 감독은 ‘안드레, 이제 우리는 정말 네가 필요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제게 팀 문화에 대해 질문하곤 할 때, 저는 이런 것이 바로 우리 팀의 분위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궈달라는 어떻게 골든스테이트 합류를 결정하게 된 것일까? 마이어스 단장의 말처럼, 열악한 계약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팀에 합류한 이유는 무엇일까? 훗날 이궈달라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당신이 정말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 할 겁니다. NFL 선수인 제리 라이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그가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리 라이스 본인은 그가 뛸 때 전혀 즐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건 단지 일, 일,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NBA에 뛰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저는 클레이(탐슨)가 슛을 던지는 모습을 봤는데, 그가 슛을 실패해도 코치는 ‘정말 좋은 슛이야!’라고 해주더군요. 커리가 아주 화려한 동작을 보여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부분의 코치들은 그런 플레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그들이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는 지도 잘 모르게 되죠. 그런데 이 팀(골든스테이트)에서 커리나 탐슨 같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마음껏 뛰는 모습을 보면 ‘와, 얘네들은 정말 제대로 농구를 하고 장점들을 제대로 살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3. 중흥기 (2014~진행 중) : 꽃길만 걷자

스티브 커의 부임 (2014년)

스티브 커가 부임하기 전, 골든스테이트의 감독은 마크 잭슨이었다. 마크 잭슨이 해고당하기 전 골든스테이트는 2번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도 불구하고, 구단의 프런트진은 그가 장기적으로 적합한 감독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며 경질했다. 마크 잭슨은 훌륭한 리더였지만, 코칭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경기 영상을 분석하지 않았고 작전 설명에 소홀했으며 훈련 중에는 계속 핸드폰을 확인하는 등 불성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임 감독으로 스티브 커라니! 당시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의 칼럼니스트 브루스 젠킨스는 이런 골든스테이트의 행보에 대해 ‘위험한 도박’이라 부르며, 레이콥을 간섭 많은 한심한 구단주라고 비하했고, 새로운 코치진으로 절대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스티브 커는 골든스테이트의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농구 해설가로 활동했다. 해설가가 되기 이전부터 그는 오랫동안 코치가 되기를 준비했다. 그가 예전부터 존경했던 제프 밴 건디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웠는데, 특히 스티브 커에게 “존경하는 코치에게 배울 수 있는 전부, 네가 원하고,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록해라. 그것들이 너의 생각을 정리해 줄 것이며, 너만의 철학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는 공격 세팅, 수비 철학 심지어는 원정 경기에 가족들을 동행할 때의 철칙 또는 출전 시간을 많이 부여받지 못하는 선수들은 적어도 20분 동안의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기록했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그는 ‘내가 준비된 감독인 이유’라는 주제의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여기에는 리더십, 관계, 드레스 코드부터 영양, 요가, 불면증, 본인이 선호하는 어시스턴트 코치 등 디테일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가 부임하기 전에도,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시스템은 이미 좋았지만, 공격은 그렇지 않았다. 전임 감독이었던 마크 잭슨의 80~90년대 전술로 인해 침체되어 있었다. 특히 골든스테이트의 고문 제리 웨스트는 “커리, 탐슨과 같은 슈터, 보것과 리같은 패서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왜 어시스트 최하위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스티브 커는 부임 후 ‘멜팅 팟(Melting Pot)’ 시스템이라는 오펜스를 도입했다. ‘멜팅 팟’은 용광로, 도가니라는 뜻인데, 미국에서는 보통 여러 인종이나 문화, 민족이 어우러진 도시나 지역을 뜻한다. 골든스테이트 시스템은 여러 공격 전술이 융합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시스템엔 예전 스승이었던 필 잭슨의 트라이앵글 오펜스(前 시카고 불스, LA레이커스), 그렉 포포비치(現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모션 오펜스와 루프 시리즈, 마이크 댄토니(現 휴스턴 로켓츠)가 주로 쓰던 드래그 스크린, 얼리 오펜스, 제리 슬로언(前 유타 재즈)의 로우 포스트 오펜스 등 굉장히 다양한 공격 전술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시스템은 ‘볼 움직임’에 기반한다.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볼의 움직임이 굉장히 좋고 스크린, 컷인 등 선수들의 움직임도 굉장히 좋음을 알 수 있다.

스티브 커가 부임한 이후 2014-2015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는 최강팀이 되었다. 부임 첫 시즌 부터 우승을 했고, 다음 시즌인 2015-2016 시즌에는 73승 9패를 달성하며, 정규시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2년 연속 우승에는 실패한다. 3승 1패로 시리즈를 리드하다 끝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추월을 당해 3승 4패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이 패배가 원인이 되어, 케빈 듀란트를 FA로 영입하고 결국 2016-2017시즌, 2017-2018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4번 결승 진출, 3번의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MVP 케빈 듀란트의 합류 (2016년)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가 오라클 아레나 입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적하기 전 스티브 내쉬, 재럿 잭 등 골든스테이트와 관련된 선수들과 연락하며 많은 것들을 물어봤다는 후문. 듀란트는 스티브 커의 다양한 공격 전술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오클라호마 시절엔 웨스트브룩과 아이솔레이션 위주의 전술을 수행했기 때문. 이 뿐만이 아니다. 「USA Today」의 샘 아믹 기자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 선수들과의 친분, 즉 인간관계 측면의 영향도 있다.

① 제리 웨스트와의 전화
골든스테이트의 고문 제리 웨스트는 케빈 듀란트에게 “우리 구단과 꼭 계약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대신 “선수로써의 행복과 성장을 고려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단의 성공을 생각하면 바보 같은 행동이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듀란트에게 크게 다가왔다. 20년 전 샤킬 오닐을 LA로 보냈던 웨스트는 결국 듀란트를 오클랜드로 보내는데 성공했다.

② 골든스테이트 선수들과의 만남
케빈 듀란트와 골든스테이트와의 미팅은 2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한 시간은 조 레이콥 구단주, 밥 마이어스 단장, 스티브 커 감독이 듀란트에게 우승 계획과 듀란트가 얻을 수 있는 것과 관련해 이야기를 했다. 듀란트는 자신이 이끌던 오클라호마 시티를 서부 결승에서 꺾은 팀에 합류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악역’이 되고 싶진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악역이 될 용기가 없었다. 또 다른 한 시간은 팀의 중심인 커리, 탐슨, 그린 그리고 이궈달라와 선수들만의 미팅을 가졌다. (훗날 이 모임은 ‘Hamptions 5’라고 불린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커리, 이궈달라 그리고 듀란트는 여름에 있었던 예배 모임(Chapel Sessions)에서 대단히 가까워졌는데, 듀란트가 팀을 선택하는데 있어 특히 이궈달라의 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듀란트의 합류는 리그 입장에서는 재앙이었다. 2015-2016시즌 골든스테이트는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73승 9패를 기록하며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를 제치고 NBA 정규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했던 팀이다. 다만 시스템을 설계하는 그린-보것이 없으면 커리-탐슨의 힘도 빠진다는 한계를 보여준 시즌이었다. 골든스테이트 프런트는 높이, 벤치를 보강하는 대신 듀란트라는 거물을 영입하며 팀의 재능을 한층 더 높이는 선택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선수들의 재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는 정확한 진단이었다.

듀란트 합류 후 팀은 2년 연속으로 우승했고, 듀란트는 파이널 MVP를 2번이나 수상하며 이른 나이에 역대급 선수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폭군 드마커스 커즌스의 합류 (2018년)

리그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인 드마커스 커즌스가 미드-레벨 익셉션 조항으로 골든스테이트에 합류했다. 아킬레스건 파열로 인한 주가 하락이 만들어낸 참사(?)라고 볼 수 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전례 없이 주전이 모두 올스타인 로스터를 구성했다.

커즌스의 계약은 단년 계약이다. 이번 시즌 이후 아름다운 작별을 할 예정. 다만 커즌스의 합류가 무서운 또 다른 이유는 젊은 빅맨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디어데이에서 커즌스는 “젊은 빅맨(케빈 루니, 데미안 존스, 조던 벨)들에게 내가 전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그린은 보것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올스타 빅맨으로 성장했다. 2017-2018시즌 이후 자베일 맥기,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와의 작별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젊은 로스터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테랑 선수들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겠다는 것. 그래서 2018-2019시즌에는 루니, 존스, 벨 심지어 언드래프티 마커스 데릭슨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어린 빅맨들은 대부분 1라운드 후순위 혹은 2라운드 출신이다. 신체 조건은 좋지만 기량이 뛰어나지 않다. 하지만 어린 빅맨들이 커즌스, 그린과 같은 리그 최고의 빅맨들과 뛰면서 배운다면 ‘제2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NBA가 출범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다. 그 70년 동안 수많은 팀들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은 팀들은 얼마 없다. 과연 선수들이 1+1=2 시너지를 내는 것이 쉬울까?

골든스테이트의 무서움은 단순히 젊은 올스타들이 뭉쳤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진짜 무서운 이유는 젊은 올스타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인드가 강하다는 것. 실제로 이에 관해 현지 LA 레이커스 전문 블로거는 “팀 전체적인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좋은 오너십을 보여주면서 선수들 스스로가 팀을 사랑하게 만들면 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똑같은 샐러리캡 제도 안에서 왜 골든스테이트만 리그의 악역이 됐을까.
어쩌면 우리는 ‘역사’와 ‘돈’ 뒤에 감춰진 희생과 성장을 간과한 것은 아니었을까.


# 일러스트_김민석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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