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좀 해야죠” 문경은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최준용의 미래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2-06 0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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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실내/민준구 기자] “(최)준용이는 고생 좀 해야죠.”

서울 SK 최준용은 대한민국이 주목한 초특급 농구 유망주다. 2m의 장신, 포인트가드급 경기 운영, 여기에 속공 전개 능력까지 갖춰 농구 팬들이 꿈꾼 장신 가드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 최준용의 성장은 더디다. 애매한 포지션, 아직 장착하지 못한 슛까지 여러 약점을 노출하며 확실한 색깔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남자농구 대표팀의 한 자리를 도맡았지만, 최근 명단에선 제외되기도 했다. 이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에게 너무 혹독한 평가일까. 그만큼 기대가 컸던 탓이다.

문경은 감독은 2주 전, 최준용과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 지난 시즌, 최원혁을 ‘디온테 버튼 킬러’로 만들어낸 것처럼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진지한 자리를 만든 것이다.

“준용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대일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불러낼 수 있는 이들을 다 데려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9명이 오더라(웃음). 그 자리만 30만원 정도 나온 것 같다.”

문경은 감독이 최준용을 불러낸 이유는 단 하나.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일러주기 위함이다. “냉정히 말하면 준용이는 활용 가치는 높지만, 대단한 장점이 없는 선수다. 키 큰 포워드라는 것 빼고 준용이가 정말 내세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슛도 부족하고, 돌파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빅맨 수비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준용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포지션, 그리고 플레이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다.” 문경은 감독의 말이다.

이날 최준용은 2, 3번으로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 문경은 감독은 “나 역시 준용이가 4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2, 3번으로 뛰고 싶으면 슛이 필수다. 슛이 없다면 한 명 정도는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항상 자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기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부족함이 더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최준용의 현 문제는 문경은 감독 역시 겪어본 일이다. 그는 “대학 때까지는 슛만 던져도 A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업팀(삼성)에 가니 나만큼 큰 선수가 수비를 하더라. 그래서 슈터의 움직임을 배웠다. 조금만 더 빠르게 수비를 벗겨내면 슛을 던질 수 있었으니까. 프로에 오니 2대2 플레이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말 죽기 살기로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이야기처럼 단계를 거칠수록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준용이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로 평가받으려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 SK의 플레이오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 문경은 감독은 최준용과 함께 할 비시즌을 벌써 바라보고 있었다. “준용이가 프로에 온 후, 단 한 번도 비시즌을 함께 지낸 적이 없다. 대부분 막판에 돌아와 연습경기 몇 번 해본 게 전부다. 이번에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빠져 있더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8월 월드컵 때도 제외됐으면 좋겠다. 본인의 부족함을 느끼고 더 발전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예전 (변)기훈이와 (최)부경이의 경우는 오히려 다독여줬다. 스스로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컸으니까. 그러나 준용이는 다르다. 아직 원석인 준용이를 보석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최준용의 성장 가능성은 그 누구보다 높다. 그러나 영원히 원석으로 남는 선수가 부지기수이기도 하다. 김선형이란 스타를 탄생시킨 문경은 감독의 세공 기술은 여전히 유효할까. 문경은 감독과 최준용의 2019년 여름은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_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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