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아산/민준구 기자] “이 정도면 신인상을 받는 데 충분하지 않나?”
OK저축은행의 체질 개선, 그리고 단독 4위라는 대성공을 이룬 정상일 감독이 마지막까지 신인 이소희를 아꼈다. 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원정에서 이소희를 적극 신뢰하며 신인상 경쟁자인 박지현과 정면 승부를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경기 전, 정상일 감독은 “(이)소희에게 박지현이를 꽁꽁 묶으라고 주문했다. 비교되는 신인인 만큼, 부담감도 있을테지만, 소희는 거절하는 법이 없다. 미팅 때도 ‘네’라고 당차게 말하더라.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신인이다”라며 슈퍼 루키를 극찬했다.
정상일 감독의 신뢰가 깊었던 걸까. 이에 보답하려는 이소희의 마음이 컸던 것일까. 이소희는 이날 박지현과의 매치업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이며 OK저축은행의 추격전을 이끌었다. 최종 기록은 첫 40분 풀타임 출전에 21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박지현 역시 풀타임 출전해 16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기록과는 상관없이 이날 이소희의 활약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련한 우리은행의 수비도 이소희의 당찬 공격을 쉽게 막아내기 힘들었다. 특히 리바운드 후, 끝까지 치고 들어가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박지현도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라이벌 의식을 보이기도 했다. 결과를 떠나서 최고의 신인이 멋진 맞대결을 펼친 기분 좋은 날이었다.
정상일 감독은 “소희도 처음에는 공격하는 걸 주저하더라. 고등학교 때까지는 자신이 주축이었으니 마음껏 플레이했겠지만, 프로에선 자기가 공격을 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못했다”라며 “그래서 공격을 안 했을 때, 더 혼을 냈다. 겁 없는 플레이가 소희의 강점 아닌가. 지금은 시원시원하게 농구를 하니 얼마나 보기 좋나”라고 말했다.

이소희는 박지현의 압도적인 신인상 수상이라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놨다. 팀 성적은 밀리지만, 개인 성적에선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15경기에 출전해 평균 17분 35초 동안 7.3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신인임에도 김단비, 김소니아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에 대한 수비를 맡았으며 정상일 감독의 특급 조련 속에 빠른 성장을 해냈다.
정상일 감독은 “소희는 기록보다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코트에서 활기차게 뛰는 것만 봐도 힘이 난다. 다른 선수들 역시 소희가 뛰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워낙 수비를 열심히 해주기 때문에 공격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근데 가끔씩 3점포를 터뜨리면 15점 이상의 효과를 주곤 한다. 신인이지만, 정말 대견한 친구다”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소희의 기록은 최근 신인들과 비교해봐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박지수 제외). 또 여자농구의 특성상 신인이 금세 주축선수로 성장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그 어려운 걸 이소희는 해내고 말았다.
끝으로 정상일 감독은 “이 정도면 신인상에 충분히 어울리는 선수 같다. 박지현 역시 잘해줬지만, 임팩트는 소희가 더 낫지 않나.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라며 힘을 실어줬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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