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용인/현승섭 기자] ‘보물 센터’ 박지수가 왕조 건설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청주 KB스타즈가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73-64로 승리했다. 이로써 KB스타즈는 챔피언결정전에서 3-0으로 삼성생명을 제압하고 WKBL 출범 후 팀 통산 첫 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지수는 26득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박지수가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한 덕분에 결사 항전을 벌였던 삼성생명의 벽은 조금씩 허물어져 갔다. 티아나 하킨스의 파울 아웃으로 날개를 박지수는 결국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박지수가 걸어간 길은 역사가 된다. 박지수는 83표 만장일치로 역대 최연소 챔피언결정전 MVP에 등극했다. 앞서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를 거머쥐었던 박지수는 또다시 MVP에 오르며 ‘박지수 전성시대’임을 만천하에 알렸다.
박지수에 앞서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던 선수는 총 다섯 명. 김영옥, 타미카 캐칭, 정선민, 임영희, 박혜진이 이름을 빛냈다. 이중 만장일치 MVP에 올랐던 선수는 ‘바스켓 퀸’ 정선민. 정선민은 2007-2008 시즌 ‘레알 신한’이라 불리던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양손에 MVP 트로피 두 개를 손에 넣었다. 이제 박지수는 첫 우승과 MVP를 독식하며 본격적으로 ‘박지수 전성시대’를 열었다.
다음은 박지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우승 축하한다. 소감을 듣고 싶다.
A.다들 오늘 경기에 끝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전반엔 5점 차로 진 채로 끝났고, 4쿼터에도 승패가 정해지지 않았다. 벤치에서 ‘40분 더 뛸래? 80분 더 뛸래?’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런데 하킨스가 나가면서 기회가 생겼다. 오늘 졌으면 5차전까지 갔을 것 같다.
Q. 프로에서의 첫 우승.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학창시절엔 우승을 많이 했는데, 프로에서는 매 경기 이기는 게 너무 어려웠다. 나는 언제 우승할까 걱정했는데, 결국 세 시즌 만에 우승했다. 학창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게 기쁘다.
Q. 역대 최연소 MVP에 등극했다.
A. 여기 계신 분들이 투표하지 않았나. 정말 감사하다(웃음). 내가 이렇게 만장일치를 두 번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안 믿긴다. 내가 만장일치로 받았지만, 다른 언니들이 있었고 쏜튼 선수도 있었다. 오늘 그들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Q. 한 시즌을 되돌아보면?
A. 미국, 대표팀을 거치며 힘들지 않냐, 혹사 아니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도 그 때마다 각자 시각차가 있는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사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언니들이 내가 부담감을 다 질 필요는 없다며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그리고 부모님이 잘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힘들었던 시간의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Q. 우승 순간에는 코트에 없었다. 정미란이 대신 코트에 들어왔다.
A. 그렇다. 코트에 없었다. 코트에 있었으면 힘들어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을 것이다. 벤치에서 응원가도 부르면서 우승을 만끽했다. 사실 제가 교체되는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심)성영이 언니라고 말했다. 감독님이 ‘네가 왜 나와?’라고 하셨다(웃음). 하지만 경기 전에 미란 언니가 코트를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감독님이 고민하셨던 것 같다. 결국, 나 스스로 교체 사인을 내보냈다.
Q. 그래도 우승 주역으로서 경기 종료 순간까지 코트에 있고 싶지는 않았나?
A. 경기를 어느 정도 확정 짓고 나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미란 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도 있었으니 배려를 해주고 싶었다.
Q. 부모님도 상당히 기뻐하셨을 것 같다.
A. 시즌 초반에 농구가 너무 안 돼서 울기도 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건 나 자신인데, 미국 갔다 와서 주목을 받는데도 잘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내가 신인이다 보니 공 잡을 기회가 적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욕심을 부려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몸이 안 되니 실수가 잦았다. 그때 부모님께서 ‘왜 피해 다니냐, 왜 공격적으로 안 하냐,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왜 못하냐’라고 말씀하셨다. 제일 가까운 두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 서운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부모님도 속상했을 것이다. 잘하면 가장 좋아할 분들이 부모님이 아닌가. 최근에는 잘할 수 있다고 북돋아 주셨다. 감사하다. 부모님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BTS 팬으로 유명하다. BTS가 동기부여가 됐는가?
A.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웃음). 사실 5차전까지 이어지면 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우승한다는 보장이 없고 우승하더라도 일정이 꼬일 수 있었다.
(옆에 있던 강아정은 “BTS 콘서트 예매에 성공해서 그런지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빛이 달라졌다. 아예 다른 선수인 줄 알았다. 어디에서든지 박지수가 보였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Q. BTS 예매 성공과 우승 중 어느 게 더 좋은가?
A. (잠깐 고민하고는) 그래도 우승이 좋다. (옆에 있던 강아정은 대답이 늦었다며 핀잔을 줬다)
Q. 연속 우승도 하고 새 왕조를 세우고 싶을 텐데
A. 우승을 왜 하는지 알게 됐다. 정규리그 우승했을 때는 얼떨떨 했는데, 오늘 우승을 하니 ‘이래서 우승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6연패로 끝났지만, 마음 같아서는 7, 8연패까지 해보고 싶다.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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