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봄 농구의 첫 라운드가 9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4강 대진이 확정된 가운데 양 쪽 매치업 모두 흥미진진하다. 한 쪽은 일명 ‘챔피언 별 부자’들이 농구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격돌하며, 반대편은 첫 별을 위해 온 힘을 쏟을 예정이다. 과연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마지막 관문은 누가 통과할까.
오는 3일부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지난 29일 전주 KCC가 고양 오리온에게 3승 1패를 거두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1일에는 창원 LG가 부산 KT와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봄 농구를 이어가게 됐다. 3일에는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정규리그 1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KCC를 맞이하며, 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2위 인천 전자랜드가 LG를 불러들인다.
현대모비스와 KCC, 전자랜드와 LG가 맞붙는 4강 플레이오프는 6강보다 더 흥미로운 키워드들로 엮여있는 매치업이다. 자존심 그리고 간절함으로 대비되는 두 4강 대진.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먼저 현대모비스와 KCC는 KBL 역사상 ‘농구 명가’라는 타이틀을 가장 오래 지켜온 팀들이다. 양 팀의 경기 중 선수들의 유니폼 뒤쪽을 봐도 한 눈에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6개, KCC는 5개의 별이 빛나고 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우승 횟수다. 이는 전신 시절을 포함해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1,2위에 속하는 기록이다. 그만큼 양 팀은 팀의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와 KCC 모두 우승의 기쁨을 맛본지도 꽤나 오래됐기 때문에, 그 갈증도 만만치 않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Peat를 달성했던 현대모비스는 이후 3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전력을 구축하며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약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대모비스의 전력. 이들은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이후에도 8연승을 내달리며 기분 좋게 2주간의 여유를 만끽했다.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체력도 이 기간을 통해 해결됐다. 유재학 감독은 “2주 동안 중앙대, 일본 대학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힘썼다. 체력도 다들 충전이 돼서 큰 문제가 없다”라며 4강을 바라본 바 있다.

이에 맞서는 KCC도 2015-2016시즌 준우승 이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010-2011시즌이다. 정규리그는 다사다난했지만, 결국 큰 무대에서 KCC의 전력은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6강 시리즈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정현이 살아났고, 송교창의 성장세가 꾸준하다. 여기에 마커스 킨이 이정현과 함께 오롯이 쌍포 역할을 해내면서 KCC의 화력을 더 뜨겁게 하고 있다. 4강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를 만났지만, KCC는 주눅 들지 않은 상태다. 오리온과의 4차전 승리 후 이정현은 수훈선수 인터뷰를 통해 “정규리그 때 현대모비스와 동률(3승 3패)을 이룬 팀은 우리뿐이다. 그 자신감으로 맞서겠다”라며 당당함을 내비쳤다.
한편, 양 팀은 이번이 역대 플레이오프 6번째 맞대결이다. 모든 라운드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1-2012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3-0 스윕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4강에서는 2005-2006시즌 한 차례 만나 이 역시도 현대모비스의 3-1 승리. 하지만, 세 차례 맞붙었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KCC가 두 차례(1997-1998시즌, 1998-1999시즌) 우승했고, 현대모비스는 2009-2010시즌에 정상에 올랐던 바 있다.

1-4위 간 4강 시리즈가 반지 수집가들의 맞대결이라면 2-3위 간 시리즈는 무관의 설움을 떨쳐내려하는 간절함의 한 판 승부다. 전자랜드와 LG 모두 구단 역사상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 최근 팀 전력을 더욱 단단하게 하면서 정규리그 상위권을 차지했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을 앞두고 4강 시리즈에서 패배한다면 또 다시 무관의 시즌을 더해야하는 전자랜드와 LG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챔피언을 향해 꿈을 쏘다’라는 구단 슬로건에 맞게 꿈에 가까이 다가갔다. KBL 10개 구단에서는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진출 경험이 없는 전자랜드. 하지만, 유도훈 감독이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2010-2011시즌 2위 이후 8년 만에 4강에 직행하면서 꿈을 더욱 밝게 했다. 장신 포워드 군단의 성장이 확실했고, 한 차례 교체가 있었지만 외국선수 농사도 사실상 성공적이었다. 수차례 국가대표 차출이 겹치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 문제와 부상이 6라운드까지도 그들을 괴롭혔지만, 정규리그 종료 후 2주간의 시간이 달콤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강상재, 박찬희가 정규리그가 끝난 후 충분히 회복을 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정상적으로 나설 수 있다”라며 부상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전했다. 전자랜드 역시 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2주 동안 경희대, 고려대와의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다졌다. 두 대학 팀이 전자랜드가 원하는 공격 패턴으로 나서주면서 전술 다지기에 도움을 줬다는 후문.

한편,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봄의 향기를 맡고 있는 LG는 6강부터 5차전이라는 대혈투를 치렀다. 100%의 확률(6강 1,2차전 승리한 팀이 4강에 오를 확률)은 지켜냈지만, 레이스가 장기전으로 이어지면서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건 선수들에게서 현실적인 체력 이상으로 뿜어져 나오는 초인적인 에너지다. 특히 팀의 기둥인 김종규는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면서도 5차전에서는 31득점 12리바운드로 폭발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던 김시래도 결국 5차전에서 돌아와 해결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제임스 메이스, 조쉬 그레이의 활약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찰스 로드-기디 팟츠 콤비에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2013-2014시즌 이후 오랜 만에 LG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바라볼만한 원동력은 충분하다.
전자랜드와 LG의 봄 농구 맞대결은 2001-2002시즌 6강 플레이오프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무려 17년 만의 대결. 당시에 LG가 2-0으로 승리(3전 2선승제)했다. 시즌 내내 간절함이 물씬 묻어나오고 있는 만큼 이 두 팀의 대결도 흥미롭다. 팀은 무관의 이미지가 있지만, 양 팀의 야전사령관인 박찬희와 김시래는 우승을 경험한 바가 있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두 선수의 맞대결에도 시선이 쏠린다.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4강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역대 77.3%(34/44)의 확률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만큼 기선제압의 중요성은 다시 한 번 강조된다. 과연 3일 울산동천체육관, 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먼저 승전보를 울리며 한 걸음 나아갈 주인공은 누가될까. 양 쪽의 1차전은 모두 오후 7시 30분에 팁오프되며, IB스포츠를 통해 생중계 된다.
#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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