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남농 뽀시래기 서명진 & 여농 날다람쥐 이소희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04-07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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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지금 소개할 두 신인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빠트린 물건 없나 꼼꼼히 챙기고 옮기고, 행여 선배들 신경 쓰일까 큰 움직임 없이 사부작사부작 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막내들이다. 하지만 코트에 발을 내딛는 순간만큼은 달라진다. ‘서열 없는’ 코트에서는 쌓아놨던 젊은 에너지를 방출시킨다. 두려움 없이 맞서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빠미소’를 짓게 하는 것이다. 울산 현대모비스 서명진과 OK저축은행 이소희. 남녀프로농구의 새 바람을 몰고 온 ‘요즘 애들’을 소개한다.

※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된 본 인터뷰는 2월 11일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


스페인에서의 첫 만남 : 이정현과 얽힌 둘의 인연

두 선수는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렸던 FIBA U17 세계남녀농구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서명진은 부산중앙고 2학년, 이소희가 인성여고 1학년일 때다. ‘슛 좋던 오빠’, ‘지금처럼 당찬 아이’라고 서로를 기억한 그들. 하지만 이 둘을 엇갈리게 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연세대 2학년 이정현이다. 어찌 된 영문일까? 인터뷰 시작을 소년·소녀들의 핑크빛(?) 이야기로 시작해봤다.

J. 두 선수가 2017년 U17 남녀대표팀에 소집되면서 처음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프로 선수가 돼서 사진 촬영도 하고, 인터뷰를 해보니 어떤가요?

서명진_ 그동안 많이 친하진 않았는데, 오늘 만나서 촬영하면서 이야기도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이소희_ 명진 오빠가 그때도 지금처럼 슛이 정말 좋았어요. 정현 오빠와 백코트를 이끌었던 것 같은데, 슛이 정말 정확했던 걸로 기억해요.

서명진_ 맞아요, 그때 소희가 정현이를 좋아했거든요. 그때 선수들끼리 서로 팬인 선수를 지목했는데, 소희가 정현이를 지목했어요. 전 소희를 지목했었거든요. 당시 정현이랑 룸메이트였는데, 소희는 그때 정현이 덕후였어요(웃음).

이소희_ 농구를 잘해서 좋아했던 거였어요! (당시 이정현은 프랑스, 도미니크공화국, 중국 등을 상대로 평균 18.9득점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J. 당시 서명진과 이소희를 지금과 비교하자면 어떤가요?

서명진_ 그때도 변함없었던 것 같아요. 당돌하고, 빠릿빠릿했거든요. 그때 스페인에서도 제가 (소희한테) 많이 보고 배운 것 같아요.

이소희_ 프로에 조기 진출해서 성공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잘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한 것 같아요. 오빠가 인터뷰한 걸 봤었거든요. 치료실에서 방송 인터뷰 하는 걸 봤는데, 그때 슛 성공률이 100%에 가까웠었어요. 대단하다고 생각했죠(이소희가 말한 서명진의 경기는 지난 2019년 1월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4라운드 맞대결이었다. 10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한 서명진의 활약에 현대모비스는 80-72로 승리를 챙겼다. 그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J. 데뷔전은 기억나나요?

서명진_ 형들은 데뷔전 때 림도 안 보였다고 하는데, 전 생각보다 긴장은 덜 됐던 것 같아요. 대신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야투성공률이 낮았어요. 형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뛰다 보니 긴장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이소희_ 저는 데뷔전이 그렇게 빨리 올 줄 몰랐거든요. (한)채진 언니가 허리를 다치셔서 기회가 빨리 왔는데, 저도 별로 안 떨렸던 것 같아요. 긴장보다는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서명진_ 거보세요. 겁 없이 하는 게 타고났다니까요(웃음).

J. 서명진 선수는 사실 슛에서 장점을 보여왔는데, 오히려 패스로 칭찬을 받았어요.

서명진_ 패스 칭찬은 처음 받은 것 같아요. 중, 고등학교 때는 패스로 혼이 났는데, 그럴 때마다 연습했던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J. 프로에 데뷔 하면 별명을 붙여주잖아요. 서로 별명 하나씩 만들어 줘보는 게 어때요?

서명진_ 별명이요? (소희한테는) 촐랑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아, 다람쥐요!

이소희_ 음… 뭐가 있을까요.

서명진_ 저는 ‘모뽀’요. 팬들이 저를 ‘현대모비스 뽀시래기’라고 부르거든요(웃음).

이소희_ 아, 아니야!


당찬 신인들, 감독들도 두 선수의 재능에 합격점!

“농구 센스가 있는 선수다. 슛이 좋고, 센스가 있으며 안정적인 슈팅 능력을 갖췄다. 또 프로 연차가 쌓인 선수들도 빈 곳에 패스를 못 주는 선수들이 많은데, 고등학교 졸업도 안 한 선수가 그런 패스를 해냈다.” -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고등학교 때 꾸준히 1~2번을 봤던 선순데, 인성여고에서 농구를 잘 배웠다. 신인 치고 수비도 좋다. 도움 수비 갈 때를 잘 판단하며 바짝 붙고, 떨어져야 할 때를 알고 움직인다. 올 시즌이 끝나면 안혜지와 경쟁을 시켜볼 계획도 있다.” - 당시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現 인천 신한은행)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양 감독들의 말이다. 이제 프로에 막 발을 디뎌 쟁쟁한 형, 언니들과 맞붙으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올 시즌보다는 다음 시즌, 그리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들이다.

J.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묻는 말에 대부분의 선수가 외국선수 이야기를 많이 꺼내잖아요. 명진 선수는 라건아, 소희 선수는 단타스. 최고의 외국 선수들과 함께 뛰었는데 어떤가요?

이소희_ 단타스 언니가 제가 실책을 하면 머리 쓰다듬어 주고, 연습할 때 윙크도 해줘요. 너무 좋아요(웃음).

서명진_ 저희 팀은 세 명이잖아요. 건아 형, 쇼터, 아이라(클라크)가 있는데, 제게 먼저 다가와서 힘을 북돋워주고, 격려도 해주면서 하나하나 다 알려줘요. 쇼터는 개인 드리블을 알려주고, 건아 형과 아이라는 웨이트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줘요. 팀에 선생님들이 많아서 좋아요.

J. 서명진 선수는 문태종 선수의 나이가 아버지보다 두 살 더 많아 이슈가 됐었어요. 호칭 정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웃음).

서명진_ 코트에서 나이가 없잖아요. 포지션도 가드라 경기를 이끌기도 해야 하니까 형이라고 불러요. 코트 밖에서는 아직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어요. 하하. 근데 형들이 워낙 다 다가와 줘서 다 친한 것 같긴 해요.

이소희_ 전 조은주 언니랑 17살 정도 차이가 나요. (서명진_ 괜찮네~ 난 24살 차야!) 저도 언니들이 다들 먼저 말을 걸어주고,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한다며 이것저것 알려주세요.


J. 각자 우리 팀 자랑 한 번만 해볼까요?

서명진_ 저희 팀은 단점이 없는 게 자랑이죠. 제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모든 형들에게 배울 점이 많거든요. 저한테는 현대모비스에 온 게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아요.

이소희_ 신인들이 이렇게 기회를 많이 부여 받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또 옆에서 모르면 코치님들과 언니들이 자세하게 알려주시거든요. 저 또한 OK저축은행에 온 게 감사한 것 같아요.

J. 마지막으로 각오 한마디 덧붙이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할까요?

이소희_ 경기를 치르다보니 수비나 공격에서 이해가 조금씩 되는 것 같아요. 감독님 지시에 맞춰서 열심히 하고, 막내니까 궂은일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서명진_ 형들의 빈 자리를 메워주는 게 제 역할이에요. 형들이 들어갔을 때 제가 에너지 역할을 잘 해서 체력 안배를 해주는 것이 작은 목표에요. 하나하나 다 배우고 있거든요. 안 까먹기 위해서 일지도 쓰고 있고요. 감독, 코치님이 말씀해주시는 걸 하나하나 적으면서 고치려고 하고 있어요.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 사진_ 문복주, 유용우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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