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울산/민준구 기자] 세월이 흘렀지만, 양동근은 ‘양동근’이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84로 승리하며 통산 7번째 정상에 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느 때와 다르지 않게 양동근이 가운데에 서 있었다.
2004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유재학 감독에 품에 안긴 양동근은 현대모비스의 상징과도 같다. 2005-2006시즌을 제외하면 6회에 걸친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정상에 선 것이다. KBL에 한 번이라도 발을 담근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 횟수이며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물론 2018-2019시즌의 양동근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철인과 같았던 과거와는 달리 잔부상이 많았고, 이대성이라는 슈퍼스타의 탄생과 함께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잦아졌다. 24경기를 선발로 뛴 양동근은 19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하며 이제는 조금씩 당찬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듯했다. 그러나 양동근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양동근의 건재함은 플레이오프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상대는 플레이오프의 강자 전주 KCC. 기아 시절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단기전에서 패한 적 없지만, 마커스 킨이 새로 합류한 KCC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비교적 보수적인 현대모비스의 입장에서 킨에 대한 수비 전술을 따로 마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에게 킨을 막으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고,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과거 전태풍의 말처럼 ‘짐승’과도 같은 몸놀림은 없었지만, 물오른 킨을 제어할 수 있었던 건 양동근뿐이었다. 게다가 적재적소에서 터뜨린 3점슛은 KCC의 대반격을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대성이 흔들릴 때는 중심을 잡아줬고, 한 방이 필요한 순간에는 주저 없이 나섰다. 1981년생, 한국나이로 39살이 된 노장의 움직임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의 양동근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봐도 영향력에선 전혀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박찬희와 김낙현 등 도전자들을 차례로 무너뜨렸고,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자랜드의 패기를 잠재웠다. 돌파면 돌파, 3점슛이면 3점슛, 여기에 탄탄한 수비까지 더한 양동근의 활약은 현대모비스의 일곱 번째 정상 차지에 큰 도움이 됐다.
양동근의 챔피언결정전 기록은 5경기 26분 25초 출전 평균 11.2득점 2.6리바운드 3.0어시스트. 노장의 건재함을 마음껏 과시했다.
현대모비스에서 함께 정상을 지켜 온 유재학 감독은 “예전에는 경기의 모든 걸 책임졌다면 지금은 마무리만 해주고 있다. 나이는 먹었지만, 경험이 쌓인 것 아니겠나. 업어줘도 모자란 선수다”라며 극찬했다.
컨디션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모두가 한물갔다던 양동근은 예전의 위력을 120% 발휘하며 KBL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등 숱한 스타 포인트가드들이 KBL을 화려하게 수놓았지만, 양동근만큼 꾸준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만큼 화려한 업적을 이루지도 못했다. 양동근은 KBL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사진_유용우, 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