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기홍 인터넷기자] 유타 재즈의 ‘기대주’ 도노반 미첼(22, 190cm)의 지난 2018-2019시즌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초반에는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낳았지만, 시즌 중반 들어 제 궤도에 진입해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올스타 휴식기 후 유타가 25경기에서 18승을 챙기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제임스 하든이 이끈 휴스턴 로케츠에 막혀 더 높은 스테이지로의 도약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지만, 유타 팬들은 알을 깨고 나오고자하는 미첼의 움직임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
지난 2017-2018시즌 개막에 앞서 「ESPN」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신인왕을 예측하는 컨텐츠를 만들었다. 1위는 론조 볼(21, 198cm), 2위는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1, 190cm)였고, 벤 시몬스(22, 208cm)와 마켈 펄츠(21, 193cm)가 그 뒤를 이었다. 이때만 해도 미첼은 저평가를 받았다. 슈팅가드로 뛰기에는 사이즈가 작고, 점프슛에 기복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10월까지만 해도 평균 9.3득점 1.4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던 미첼은, 11월부터 슬슬 기어를 올리더니 후반기 들어 미칠 듯한 질주를 시작했다. 미첼은 2015-2016시즌 칼 앤써니 타운스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서부 컨퍼런스 ‘이달의 신인’ 상을 수상했다. 특히 3~4월에는 평균 22.8득점(신인 1위)을 올리면서 유타의 17승 4패 질주를 주도했다. 이 시즌, 그가 터트린 3점슛 187개는 2012-2013시즌 대미언 릴라드 이후 역대 신인 최다 3점슛 기록이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 터트리는 화려한 슬램덩크 역시 그간 유타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새로운 컨텐츠였기에 많은 박수를 받았다.
비록 신인왕의 영예는 평균 15.8득점 8.1리바운드 8.2어시스트를 기록한 시몬스에게 돌아갔지만, 후반기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미첼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가히 위협적이었다.
한 시즌 만에 유타 팬들의 영웅으로 거듭난 미첼은 2018-2019시즌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사실,12월까지 첫 33경기 평균 20.1득점 3.5리바운드 3.4어시스트로 ‘1옵션’으로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29.3%에 그친 점이 아쉬웠다.
그러나 미첼은 1월이 되자 귀신같이 부활,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44경기 동안 26.5득점 4.5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부진하던 3점슛 성공률 역시 41.4%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유타는 해당 기간 동안 무려 32승을 거뒀고, 시즌 막바지에는 7연승을 달리면서 서부 컨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운다
유타의 전설적인 파워포워드였던 칼 말론은 “내가 세운 수많은 기록들을 미첼이 깰 것”이라며 미첼의 득점력과 잠재성을 칭찬한 바 있다. 이처럼 데뷔시즌에 이미 팀의 1옵션으로 거듭난 미첼은, 2년차 시즌을 거치며 리그 최고의 슈팅가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대학 시절 약점으로 지적되던 볼 핸들링이 크게 개선되었고, 탄탄한 상체와 신체 밸런스를 바탕으로 한 시원시원한 돌파로 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냈다. 유로스텝 이후 올려놓는 반 박자 빠른 스쿱 레이업, 운동능력을 십분 활용한 폭발적인 덩크는 팬들로 하여금 드웨인 웨이드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아직 2년차이기에 미첼은 그간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팀에서 아이솔레이션으로 공격 전개가 가능한 선수가 미첼을 제외하면 몇 되지 않다보니 집중견제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레퍼토리가 더 해지고, 경험을 더 쌓아간다면 더 많은 것을 보일 수 있다. 지난 2년의 시간은 도노반 미첼이란 선수가 그런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2019-2020시즌에는 이러한 미첼을 돕기 위한 지원군이 함께 한다. 지난 6월 20일(한국시간) 트레이드로 영입된 마이크 콘리(31, 185cm)가 그 주인공. 콘리가 새롭게 백코트를 이루게 되면서 미첼에게 집중되던 수비도 분산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 굶주려있다
팬들이 미첼의 잠재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또 있다. 아직 22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로서 경기를 대하는 태도와 워크에틱이 여느 슈퍼스타 못지 않게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르브론 제임스의 팬이었다. 그러나 NBA에 데뷔하고 나서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정신력과 워크에틱에 반했다. 그들의 워크에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리그의 베테랑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더 나아가서 이를 본받고자 하고 있음을 보였다.
또한 이번 시즌 초중반 극도의 부진을 겪은 미첼은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비디오 분석 시간을 늘렸고, 이는 후반기 플레이 개선에 큰 도움이 되었다. 유타 지역 언론 「데저레트 뉴스(Deseret News)」와의 인터뷰에서 미첼은 “항상 영상 분석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경기의 디테일한 측면들을 좀 더 이해하려 한다”며 “누가 어떤 상황에서 오픈이 되는지 파악하고, 그들이 더욱 편하게 슛을 쏠 기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여기에 1월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New year, new me”라는 멘트를 남겼고, 미첼은 실제로 이 시점부터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미첼의 영향력을 눈여겨볼만 하다. 어린 선수임에도 팀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이해하고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자질을 보이고 있다. ‘Bang!'으로 가장 잘 알려진 캐스터, 마이크 브린은 2018-2019시즌 유타에 대해 “동지애”라는 표현을 쓰며 “그들의 케미스트리는 매우 끈끈했고, 가족과도 같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미첼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다.
지난 2017-2018시즌 당시 팀원이었던 로드니 후드(26, 203cm)가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에서 첫 야투 시도 7개중 6개를 놓치자 일부 홈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이에 미첼은 “후드에게 야유를 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다. 그는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한다. 후드는 우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동료를 알뜰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미첼은 이번 여름 웨이드의 초대를 받아 함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웨이드는 미첼에 대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굶주려 있고, 그럴 자격이 있다”며 꾸준히 칭찬해왔다. 미첼 또한 웨이드와의 훈련에 흥분과 기대감을 나타냈고,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웨이드 역시 NBA 데뷔 당시 폭발력에 비해 효율성에 있어 지적을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그의 이런 경험은 미첼에게도 좋은 약이 될 것이다.
한편, 미첼에게 2019년 여름은 농구선수로서 잊지 못할 시간이 될 전망이다. 농구선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시그니처 농구화’의 주인공이 되기 때문. 아디다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는 그는 자신이 이름을 딴 ‘D.O.N 제1막(ISSUE #1)’을 발표한다. ‘D.O.N’은 ‘Determination Over Negativity’의 약자로, 부정적인 것들을 뛰어넘는 단호한 결의를 의미한다. 여러 단점이 열거되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지 못했던 데뷔 초기와 달리, 유타 재즈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영스타로 올라선 그의 성장 과정이 반영된 듯 하다. 또한 평소 그가 보인 성격과 태도와도 잘 어울리는 단어다.
슈퍼히어로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는 농구화처럼, 과연 레전드와 함께 수련해 나타날 2019-2020시즌 버전의 도노반 미첼이 솔트레이크 시티의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도노반 미첼 프로필
1996년 9월 7일생, 190cm/97kg, 슈팅가드
루이빌 대학,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13순위(덴버 지명 → 유타로 트레이드)
#사진=아디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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