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겪고 있는 연고지 정착, KBL·구단 “난제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6-2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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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7년 3월, 한국농구연맹(KBL)은 지역 연고제 시행에 대한 방안 중 하나로 ‘숙소 폐지’를 승인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각 구단의 지역 연고지 정착이다. 용인, 수원에 몰려 있는 구단이 각 연고 지역에 내려가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미 숙소 폐지로 인해 10개 구단 선수들 모두 각자 살 곳을 마련한 상황, 그러나 아직 지역 연고제가 활성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안양 KGC인삼공사, 원주 DB, 고양 오리온, 인천 전자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들은 아직 용인과 수원에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선 LG가 창원으로 내려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은 5개 구단은 2022-2023시즌이 끝난 후, 모두 자신들의 연고 지역에 정착해야 한다.

KBL의 지역 연고제는 팬들의 관심 및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시즌 때만 자신들의 응원 팀을 지켜볼 수 있었던 팬들의 입장에선 지역 연고제의 활성화는 잦은 스킨십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단들의 반응은 다르다. 지역 연고제의 취지는 이해하나,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2022-2023시즌이 끝난 시점이라면 지금부터 4년 정도가 남은 상황. 기간 내 각자의 지역에 클럽 하우스를 설립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다.

A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들의 사정을 차치하더라도 서울권 팀들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다른 지역과 땅값 자체가 다른 서울에서 클럽 하우스를 다시 지으려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다. 몇 년 안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 정도의 큰 자본을 당장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명분이 부족하다. 이미 좋은 시설을 두고 있는 구단들에게 많은 돈을 써가면서 다른 곳으로 가라는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 역시 “지역마다 정착해야 할 기한, 그리고 자본을 준비해야 할 시간을 더 제공해야 하지 않겠나. 이미 좋은 시설을 두고 있는 구단의 입장에서 갑자기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한다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라고 동의했다.



만약 지역 연고제가 정착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으로 이전하는 팀들의 경우는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팬들과의 스킨십이 더 편리하다는 입장은 동의하나, 팀 전력 구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도 함께했다.

C구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도권 팀들을 선호한다. 결혼한 선수들의 경우 자녀의 교육 문제가 있다. 만약 가정 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족과 따로 떨어져 생활을 해야 할 수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선수들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생활하는 것에 어려움을 갖기도 한다. 또 지방권 팀들이 FA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떨어지게 된다. 그나마 비시즌에는 수도권에 머무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는데 이젠 사라지지 않나. 이런 부분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지역 연고제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론 많은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KBL의 지역 연고제가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은 적다. 이미 KBL 이사회에서 승인된 결과로 전체적인 틀이 무너지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KBL 관계자는 “이미 KBL 컨퍼런스에서도 각 구단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했다. 연맹 내에서도 난제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고 하지만, 분명 수정해야 할 사항도 많다. 그렇다고 지역 연고제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구단에 제재를 가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정책을 따른 구단에 이익을 줄 것인지, 따르지 않은 구단에 제재를 줄 것인지에 대한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야 할 문제다”라고 이야기했다.

지역 연고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팬들과의 지속적인 스킨십이다. 시즌 때만 내려가서 잠깐 지내는 것이 아닌 계속 머무르면서 관계를 깊이 해야만 팬들의 사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미 여러 농구계 인사들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D구단 관계자는 “사실 지역 연고제에 대해서 구단들이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구단 내에서 행사를 계획할 때, 우리 연고 지역 팬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 어디서 해야 사람들이 많이 올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왜? 그 지역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니까.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선 분명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대승적인 부분에서 지역 연고제가 옳다고 보지만, 구단들의 입장도 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정하고 보완해야만 불만족보다 만족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연고제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지역 연고제는 반드시 정착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모두가 우려하는 문제를 그냥 지나쳤을 때 오는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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