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김준일이가 안 다치고 건강하게 54경기를 뛰면 우리 팀 성적도 올라갈 거다.”
서울 삼성은 지난 시즌 10위로 처졌다. 외국선수 선발부터 꼬이면서 불안하게 출발했고, 부상 선수들이 쏟아져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다르다. 이관희(190cm, G)가 공격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천기범(186cm, G)이 두 시즌 동안 경험을 쌓았다. 함께 입대했던 임동섭(198cm, G)과 김준일(201cm, C)도 복귀했다. 똑같은 부위의 손등을 두 번이나 다쳤던 김동욱(194cm, F)도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삼성은 신구 조화를 이루고 든든하게 골밑을 지킬 외국선수만 제대로 뽑는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지난 25일 오전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플랭크와 케트벨을 이용한 코어-근력 트레이닝 훈련을 마친 뒤 새롭게 주장을 맡은 김동욱을 만났다. 13번째 시즌을 앞둔 김동욱은 2020년에 세 번째 FA(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는다.
두 번째 FA(보수 6억3000만원)에서 오히려 첫 번째 FA(보수 4억5000만원) 때보다 더 대박을 터트렸던 김동욱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보여줘야만 조금 더 오래 코트에 설 수 있다. 선수의 가장 빛나는 가치는 팀 성적이다.
김동욱도 이 때문에 이번 시즌 목표를 플레이오프 진출로 삼았다. 김동욱은 삼성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묻자 김준일을 꼽았다.
다음은 김동욱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이 쉬었다. 이제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완쾌되었고, 지금은 시즌 때 몸일 정도로 빨리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부터 마카오 대회(슈퍼에잇)에 나가면서 무리를 해 잔고장이 났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으니까(2년 연속 마카오를 찾았던 삼성 대신 새로운 두 구단이 참가할 예정) 몸을 끌어올린 뒤 시즌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많이 아쉽겠다.
우승할 때 빼고 매시즌 아쉬움이 조금씩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손등이 두 번이나 부러지는 불운이 있었고, 팀도 꼴찌라는 성적을 냈고, 개인적으로 프로에서 꼴찌를 처음 했다. 여러 가지를 처음 경험했다. 경기수도 적었고, 여기저기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야기도 들었다. 부상 때문에 경기를 못 뛰었는데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몸을 빨리 끌어올리며 몸을 잘 만드는 것도 첫째도 부상, 둘째도 부상, 부상을 안 당하기 위해서다.
다음 시즌 이야기가 나오면 지난 시즌 성적 때문에 삼성은 또 약할 거라고 내다본다. 선수 구성을 놓고 보면 포워드와 센터는 부상만 없다면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제가 걱정하는 건 스포츠 세계에서 계속 지는 것에 익숙해지면 평소 자신감이 있어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거다. 워낙 많이 져서 점수 차이가 벌어질 때 ‘오늘은 안 되는가 보다’라며 포기하는 마음이 든다. 비시즌 연습경기와 전지훈련을 통해서 그런 부분만 보완한다면 스포츠라는 게 10위도 1위를 이기는 거라서 우리와 막상 붙었을 때 전혀 약한 팀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다.

아무래도 농구가 팀 플레이 위주의 경기다. 저도 동섭이와 준일이가 시즌 막판에 돌아오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외국선수 교체도 있었고, 장민국 선수나 저도 다치는 등 두 선수가 복귀 하기 전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할 때 동섭이와 준일이가 가세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와서 팀이 한 단계 올라섰을 거다. 그렇지만, 손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팀이 계속 지니까 그 선수들도 부담이고, 기존 선수들도 두 선수가 오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니까 시너지 효과가 안 나오고, 손발도 안 맞았다. 준일이까지 다쳤다. 시즌 전에 두 선수가 복귀할 때를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틀어져서 팀이 더 가라앉았다.
김동욱 선수가 제대로 뛰어준다면 전력에 도움이 될 건데 KBL 전체에서 다섯 손가락(문태영, 전태풍, 양동근, 오용준) 안에 들어가는 고참이라서 출전시간 등 걱정스럽다.
그 정도 되는데 지난 시즌에 한 시즌을 거의 쉬어서(웃음) 체력적인 건, 팀 훈련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아픈 곳 없이 잘 따라간다. 물론 어린 선수들의 체력을 따라갈 수 없지만, 제 나름대로 잘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처럼 35~40분 정도를 뛸 건 아니다. 20~25분 가량을 뛰며 팀에 마이너스가 아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웃음).
이상민 감독님께서 김동욱 선수를 2번(슈팅가드)으로 고정해서 출전시킬 의사를 가지고 계신다.
예전에 감독님께 ‘제가 잘 하고, 팀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2번으로 뛰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렇지만, 팀에 워낙 4번(파워포워드)도 없고, 선수층도 얕았다. 지난 시즌 손등이 부러지던 날 감독님께서 ‘오늘부터 2번으로 뛰어보라’고 하셨는데 부상을 당해 나가버렸다. 감독님께서도 ‘잘 하는 걸 시켜주려고 해도 다친다’며 답답해 하셨다.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까 (이번 시즌에는)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내보내고 저와 태영이 형, 남은 선수들에게 백업을 맡기실 거 같다. 많이 다르겠지만, 저를 잠깐이라도 1번(포인트가드)으로 기용할 의사도 가지고 계셨다. 제 생각에는 잠깐, 잠깐 1번을 보는 건 체력에서 괜찮을 거 같은데 시즌 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제 삼성 하면 떠오르는 이관희 선수가 팀에서 3번째 고참이다. KBL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그래도 이관희 선수는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라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김동욱 선수가 이관희 선수를 잡아주면서 끌어줘야 하지 않나?
그건 매년 똑같다. 밖에서 보실 때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삼성에 있을 때 관희가 입단을 해서 그 때도 친하게 지냈고, 다시 삼성에 왔을 때 모르는 선수도 있었지만, 관희가 잘 버티며 잘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관희와 장난을 치고, 대화도 많이 한다. 관희가 KBL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잘 했지만, 중고참이 되면서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여유를 가지고 팀 농구를 하며 동료들을 살려준다면 관희가 2번 자리에서 최고로 올라설 거다. 관희도 성격이 파이팅 있게 하는 편이다(웃음).
감독님께서 저에게 책임감을 가지라고 주장을 맡기셨다. 다른 어린 선수가 주장을 맡으면 감독님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전 감독님과 선수 생활도 같이 해봤기에 감독님께서 ‘네가 주장을 맡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잘 해라. 관희나 동섭이가 주장을 하면 불편해서 (이야기를 하러) 오겠나?’라고 하셨다. 여기에 제가 계약 마지막 해니까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서 저에게 주장을 맡기셨다.

제가 지금까지 농구를 하며 잘하든 못하든 가드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제가 경기 중에 ‘이렇게 패스 하라, 저렇게 좀 보라’고 하면 1번을 보는 선수가 사령관이고, 그 선수들도 자기 만의 농구가 있을 건데 혼돈될 거다. 포워드나 센터에게 ‘와서 스크린 좀 걸어줘, 어떻게 좀 움직이면 기회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기범이도 자기 만의 패스 길이 있을 거고, 경기 때 감독님, 코치님 주문도 받는데, 제가 기범이보다 패스를 더 잘 한다고 ‘이렇게 패스하라’고 하면 혼선이 올 거다. 그래서 가드에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도 기범이에게 한 마디 한다면 ‘좀 더 독한 마음으로 비시즌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웃음).
기범이가 1번 자리로 올라설 기회가 딱 올해 같다. 작년에 다쳐서 안 좋게 출발했다. 올해는 선발로 나갈 확률이 높다. 나중에 누가 치고 나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1번으로 볼 때 기범이가 제일 먼저 경기에 나설 거다. 기범이가 올해 자리를 잡아야 경기도 뛰고, 연봉도 올릴 기회라서 ‘비시즌에 마음을 독하게 해라’는 한 마디를 해주고 싶다.
김동욱 선수도 이번 시즌을 독하게 해야 선수 생활이 더 연장될 거다.
(웃음) 계약도 신경을 쓰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부상, 부상만 안 당한다면 삼성이 저를 1년, 2년 정도 더 필요로 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계약보다 고참으로서 팀을 어떻게 단합시키는 것까지 포함해서 마무리를 잘 해야 하는 단계다.
오리온에서 계속(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삼성에 와서 끊어졌다. 나름대로 목표가 있을 거다.
계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다 2년 연속 못 나갔다. 꼴찌 하던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가 챔프전까지 올라가는 건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 확률이 깨지는 게 스포츠니까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가야 4강, 챔프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휴가를 가야 한다. 목표는 꼭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그 약속을 못 지켰다. 삼성에서 우승하고 은퇴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못 지켜서 우승할 때까지 계약을 계속 연장해야 하나(웃음)?

모든 선수들이 다 잘 하겠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국내 4번 자리가 비어 있었다. 올해는 준일이가 얼마나 건강하게, 안 다치고 꾸준하게 코트에 서 있어도 존재감이 클 거다. 2번과 3번(스몰포워드)은 동섭이, 민국이, 관희, 태영이 형 등이 있어서 한 명이 빠져도 메울 수 있다. 국내 빅맨은 준일이가 빠지면 타격이 크다. 준일이가 안 다치고 건강하게 54경기를 뛰면 우리 팀 성적도 올라갈 거다.
#사진_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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