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2018년 10월 30일. 한국 여자농구 유망주들이 잊지 못할 ‘사건’을 만든 날이었다. U18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아 무대를 찾은 ‘불청객’ 호주를 무너뜨리고 FIBA U19 여자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낸 것. 그로부터 8개월 후, 또 다른 기적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U19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세계무대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 본 기사는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8년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제2차 WKBL 유소녀 농구 캠프가 열렸다. 총 31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U18 여자농구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렀고, 이 중에서 U18 대회에 참가할 선수단이 구성됐다. 이미 성인 국가대표를 경험한 박지현은 물론 이소희, 신이슬, 박인아 등 에이스들이 모이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대진운도 따랐다. 중국과 일본이 따로 한 조에 묶이면서 우리는 대만과 호주 전에 모든 힘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준비 과정이 미흡했다. 전국체전으로 인해 소집 훈련 기간이 적었고,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다. 박수호 감독은 “U18 대회는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어릴 때부터 봐온 선수들이지만, 직접 손발을 맞추는 건 다른 이야기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어떻게든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모든 일에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맞이한 대만 전은 월드컵을 향한 U18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걱정이 너무 컸던 것일까.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한 U18 대표팀은 대만을 64-56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박인아가 16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로 이끌었다. 이어진 인도네시아 전 역시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 무려 44점차(84-40)로 승리를 거두며 4강 직행을 눈앞에 뒀다.
이제 남은 건 단 한 경기. 이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 호주와의 맞대결이 남아있었다. 호주는 이미 인도네시아와 대만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대파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상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박수호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의 눈빛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박수호 감독은 “모두 우리가 질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물론 선수들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신체 조건의 열세는 항상 이겨내야 할 숙제였다. 결국 호주와의 기 싸움이 관건이었고, 우리는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선택과 집중도 필요했다. 만약 호주 전에서 전력을 다한 뒤 패한다면 4강 결정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호주 전에서 힘을 빼고 4강 결정전에 전력을 다하는 수도 있었다.
운명의 호주전. 중요했던 경기인 만큼, 박수호 감독의 승부사 기질도 적극 발휘됐다. 베스트5였던 박인아보다 정예림을 주로 기용하면서 신장의 열세를 조금이나마 줄였다. 여기에 박지현, 이소희가 중심을 잡으며 호주를 당황케 했다. 트랩 수비, 지역방어가 힘을 더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호주의 반격에 잠시 패배까지 생각했지만, 경기 종료 4.6초를 남기고 이해란의 점프슛이 림을 가르며 62-61, 짜릿한 승리와 함께 월드컵 티켓을 손에 쥐었다.
비록 한국은 중국과의 4강전, 호주와의 3/4위전에서 모두 패하며 4위로 마무리했지만, 월드컵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 U19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명단

#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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