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농구를 한다는 것③ 중앙대 김세창

이재범 / 기사승인 : 2019-07-09 1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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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제주도 출신 중 드래프트에서 뽑힌) 1호를 한 번 해보자’는 이런 생각이 강했다.”

제주도 출신 남자농구 프로선수는 강영준이 유일하다. 강영준은 제주 일도초와 전농중, 양정고를 거쳐 초당대를 졸업했다. 한 때 2부 대학 최강자로 군림했던 초당대는 원지승(현대모비스 2군)에 이어 2년 연속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강영준은 2012년 열린 MBC배 전국남녀대학농구대회에서 5경기 평균 36.0점 11.4리바운드 2.0어시스트 3.4스틸 3점슛 성공 5.2개를 기록했다. 2부 대학이라고 해도 기록이 보여주듯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고교 시절 드리블 등 개인기 훈련에 매진하고, 약점이었던 외곽슛까지 보완해 1부 대학 선수들과 비교해도 개인 기술에선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들었다.

KCC 유니폼을 입은 강영준은 윈터리그(2군) 29경기에 출전하는 등 주로 2군에서 활약했으며, 1군인 정규리그에 유일하게 1경기 출전(2013.12.14 vs. SK, 10분, 2점 1리바운드 1스틸)했다.
제주도에선 일도초와 함덕초에서 농구공을 잡은 이들이 꾸준하게 나오지만, 프로 무대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제주동중이 있지만, 한 때 남자 농구부는 초등학교 2개 밖에 없었다. 때문에 농구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중학교부터 외지에서 생활해야 했다. 어릴 때부터 농구를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좋지 않았다.

2019~2020시즌에는 달라질 것이다. 오는 11월 4일 예정된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어 프로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할 선수가 한 명 준비 중이다. 중앙대 4학년 김세창(183cm, G)이 그 주인공이다.

MBC 스포츠+ 최연길 해설위원은 “김세창은 패스와 외곽슛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대범하다. 포인트가드로서 경기 흐름이나 상황에 맞는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동료를 살려줄 수 있으면서도 속공 전개도 잘 한다”며 “김세창이 박지훈(KGC)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인터뷰를 본 거 같은데 박지훈보다 더 포인트가드에 가까운 선수”라고 박지훈을 칭찬했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A스카우트는 “트랜지션 게임에 능하고, 2대2 플레이와 슈팅 능력을 갖췄지만, 신장과 힘이 부족하다. 그래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B스카우트는 “1학기 중반 이후 많이 올라왔다”며 “올해 시작할 때 (드래프트 지명순위를) 1라운드 중후반으로 생각했는데 부진해서 1라운드에 뽑히기 힘들어 보였다. 그러다 좋아지면서 1라운드 후반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세창은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프로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하는 제주도 출신 선수가 될 것이다.

제주도에는 제주 유나이티드FC라는 프로 축구단이 있다. 자연스럽게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더 많다. 김세창도 마찬가지였다.

김세창은 “우리 학교에 농구부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애들이랑 노는 게 더 좋고 힘들까 봐 농구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쉬는 시간에 애들끼리 축구를 하고 있을 때 농구부 코치님께서 불러서 농구를 하라고 하셨다. 친구 1명도 같이 농구하자고 설득하고 있었다. 실제로 농구를 해보니까 축구보다 더 잘 맞았고, 친구들도 많이 농구를 해서 더 재미있었다”고 농구를 시작한 계기를 들려줬다.

이어 “훈련이 되게 재미있었다. 억지로 훈련하지 않았다”며 “뛰는 것보다 드리블 훈련을 많이 하고, 5대5를 레크리에이션처럼, 전술 훈련보다 재미있게 공 가지고 놀이처럼 했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공을 잡은 김세창은 5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김세창은 “주변에서 좋게 봐주셨다”며 “형들도 잘 하니까 더 돋보였다. 멤버도 좋은 편이었다. 키 큰 형들도 많았다. 골대도 낮아서(예전에는 285cm였지만 현재는 초등학교도 305cm임) 슛도 다들 잘 들어갔다. 초등학교 때 슛이 가장 좋았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2005년 KBL 전국 초등학교 농구대회 우승과 2005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제주 일도초는 2008년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끝으로 전국대회 결승과 인연이 없다.

일도초는 지난 4월 열린 ‘아토팜과 함께하는 제18회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에서 8강에 올랐는데 이는 최근 7년 만에 첫 전국대회 8강 진출이라고 한다.

김세창이 뛰던 시절이 제주 일도초의 가장 최근 전성기라고 볼 수 있다. 김세창은 “어린 애들이라서 관심을 가지면 미친 듯이 집중했다. 선수들끼리 말도 많이 하고, 학교에서 매일 보고 농구장에서 또 보니까 눈빛만 봐도 통했다. 그 때랑 지금은 다른 거 같다”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제주도에 있으면 함께 연습경기를 치를 상대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세창은 “겨울 동안 체육관에 5~6팀 정도 동계훈련을 내려왔다. 특히, 5학년 겨울에 되게 많은 팀이 왔다”며 “여름에는 우리가 육지로 나가고, 겨울에는 다른 팀들이 내려오니까 실전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기억했다.

김세창은 어릴 때부터 두드러져 많은 중학교에서 데려가려고 했던 선수다. 당시에는 제주 동중이 없어서 농구를 계속하려면 육지로 나가야 했다.

김세창은 “농구 선수가 꿈이어서 계속 농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농구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잘 몰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지도자분들께서 많이 오셔서 좋게 봐주셨다. (삼일중 코치였던) 양형석 감독님도 삼일중으로 오라고 했다가 안 된다고 하셔서 서운했다”고 웃으며 예전 추억을 전했다.

이어 “그 때는 멋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강했다. ‘내가 (제주도 출신 중 드래프트에서 뽑힌) 1호를 한 번 해보자.’ (중학교에 진학한 뒤) 딱히 힘들었던 게 없다. 제주도에서 왔다고 뭐라고 하는 분도 없었고, 다들 잘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세창은 어릴 때 재능과 달리 아쉬운 부분이 신장이었다. 너무 작았다. 김세창의 부모님은 키가 클 수 있도록 다양한 보양식을 준비하는 등 김세창이 현재와 같은 선수로 성장하는데 뒷바라지를 많이 했다고 한다. 김세창은 그 중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아빠가 집에 오면 왼손 드리블 연습을 많이 하라며 오른손을 줄로 묶어 놓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양손을 잘 써야 한다고 그렇게 훈련해서 지금은 오른손보다 왼손 드리블을 잘 치는 거 같다(웃음). 오른손 드리블도 못 치는데 왼손만 드리블을 해서 그 때는 스트레스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좋았다.”

올해 11월이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할 김세창은 제주도에서 농구를 시작했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을 묻자 “어릴 때 프로농구를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물론 TV로 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차이가 있다.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제주 일도초 왕현성(170cm, C)은 “김세창 선수와 양홍석(KT) 선수를 닮고 싶다”며 “세창이 형은 어시스트가 좋고, 패스가 빠르고 정확하다. 패스가 빠르고 정확하면 실책을 적게 할 수 있다. 양홍석 선수는 3점슛이 좋고, 키가 크니까 리바운드도 잘 한다”고 했다.

김세창이 프로 무대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제주도에서 농구를 시작한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김세창을 닮고 싶은 선수로 꼽을 것이다.

김세창은 “애들이 다치지 않고 어리니까 재미있게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김세창은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에서 11경기 평균 12.1점 4.0리바운드 5.6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 중이다. 중앙대는 오는 8월 MBC배에 출전하며, 2학기 때 대학농구리그 5경기와 플레이오프를 남겨놓고 있다. 김세창은 이 경기들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달라진 드래프트 지명순위를 받는다.

강영준은 2군 드래프트에서도 3라운드(21순위)에 뽑혔다. 김세창의 지명 순위는 최소한 강영준보다 빠를 것이다. 명확하게 구분하면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뽑히는 첫 번째 제주도 출신 선수가 된다.

김세창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면 아쉬운 경기가 많다. 좀 더 주도적으로 경기 운영에 신경 쓰고 개인적으로 슛을 보완해야 한다”며 “시즌 초반에는 너무 안 좋았다.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MBC배부터 실책도 줄여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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