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배] 마음만은 프로,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들의 목소리

류성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4 0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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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울/류성영 인터넷기자]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전원이 선수 경력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 대학생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흘린 땀방울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13일 국민대학교 체육관에서는 제37회 국민대학교 총장배 전국대학 아마추어 농구대회(이하 국민대배) 남대부, 여대부 본선 2일 차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까지 남대부 8강, 여대부 8강 경기가 진행된 국민대배는 대망의 4강과 결승만을 앞두게 됐다.

12일 진행된 16강부터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서강대 농구반과 연세대 볼케이노의 맞대결. 자타공인 우승후보 1순위인 볼케이노와 강호로 거듭났지만, 매번 볼케이노에 패배의 쓴맛을 봤던 농구반이 16강에서 만난 것이다. 결과는 2차 연장 끝에 볼케이노의 34-32 승리.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쳤고 경기를 진행했던 심판은 ’같이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멋진 경기를 보여줘서 감사하다‘며 양 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대회인 건국대배 4강, 과기대배 결승 등에서 항상 볼케이노에 좌절했던 농구반은 이번 경기만큼은 다른 결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농구반 허상일(서강대 국제한국학)은 “매 대회에서 볼케이노란 벽을 넘지 못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질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으로 맨투맨 수비를 준비했다. 정신력만큼은 지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덕에 거의 승부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또 “대학 동아리 농구를 4년 했는데, 가장 집중했던 경기였다. 정말 아쉽지만, 응원 와준 동기들과 후배들의 함성이 큰 도움이 되었다. 졸업하고 뒤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이번 대회의 의미를 전했다.



농구반을 누른 볼케이노는 13일 펼쳐진 숭실대 SSBC와의 8강에서 31-23으로 낙승했다. 경기 MVP 정지강(연세대 스포츠경영산업학과)은 승리 소감에서 “16강에서 2차 연장까지 가서 겨우 이겼다. 그 경기를 계기로 팀원들끼리 다시 파이팅하고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16강에서의 접전이 정신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음을 밝혔다. 또 “4강, 결승 상대가 누가 되든 우리 경기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남은 대회 각오를 다졌다.

중앙대 CAD와 국민대 TAB의 8강 경기 MVP는 조금 색다른 선수가 되었다. CAD의 김서한(중앙대 생활레저전공)이 그 주인공. 그는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부상 위험 때문에 예선과 16강에는 출전하지 않았다고. 8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서한은 우월한(?) 피지컬로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CAD의 승리를 도왔다.



김서한은 “팀 인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경기에 출전했다. 센터가 아니지만, 궂은일을 하자는 맘으로 센터로 뛰었다. 생각보다 농구가 잘돼서 다행이다”며 웃어 보였다. 또 “계속 손발을 맞춰왔던 동료들이기 때문에 호흡에는 문제없다. 내일 있을 4강과 결승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을 위한 희생을 다짐했다.



한편, 국민대배 여대부에서는 여대를 제외하고는 명지전문대 w카리스마가 유일하게 여대부 단독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남대부가 활성화되어있는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이례적인 일. w카리스마는 8강에서 38-29로 서울대 LABA에 패했다. 3쿼터 종료 후 34-19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돋보였다. 한 선수는 경기 종료와 동시에 다리에 쥐가 나서 쓰러지기도 했다.

w카리스마의 주장 이다은(명지전문대 사회체육과)은 “우리가 전문대이다 보니까 팀원들이 빨리 졸업하고 또 새로 들어온 팀원들은 손발을 많이 맞춰보지 못한 채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맙고 나는 마지막 대회지만 내년 후배들이 잘 뛸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며 대회 소감을 밝혔다.

1학년으로서 대회에 출전한 w카리스마의 박보경(명지전문대 사회체육과)도 “팀 사정상 선수들이 부족해서 아쉽다.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 내년 대회는 팀원들 모두 함께 입상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비록 함께하는 시간은 짧지만, 동료애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아 보였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뛰는 투혼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다. 한림대 바구니의 에이스 김빛나(한림대 체육학과)는 이화여대 EFS와의 8강에서 돌파 중 발목을 삐었지만, 테이핑만 하고 다시 경기에 나섰다. 김빛나가 부상을 당할 때까지 바구니의 득점을 책임진 선수는 오직 그녀뿐. 부상의 고통이 에이스의 출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바구니는 김빛나의 복귀로 8점차까지 뒤진 점수차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기 종료 5초 전 역전 득점을 허용하면서 19-17,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김빛나는 “이번 대회가 우리 팀의 첫 대회이다. 선수 출신 신입생이 들어와 다 같이 뜻을 모아 팀을 만들었는데 국민대배 규정상 그 친구가 출전하지 못했다. 농구를 처음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대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좋아지는 우리 팀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또 부상을 당하고도 출전한 것에 대해 “오늘따라 경기 중에 동료들에게 화를 많이 냈다. 다친 것이 미안해서 뛰었다. 내가 4학년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이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테이핑을 해서라도 나가고 싶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선수로서 코트를 밟는 것에 대한 절실함을 보여줬다.

국민대배는 아마추어 농구대회이다. 모두가 다치지 않고 즐겁게 뛰는 것이 대회의 의의라고 말한다. 그러나 코트 위에 있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코트 위에서만큼은 대학생 신분을 잊고 프로가 되었다. 열흘간의 대장정에 단 하루를 남겨둔 국민대배는 14일 4강과 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사진=국민대 KU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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