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노경용 기자] 스포츠 카드 수집가들의 축제 ‘제1회 코리아 카드 쇼’가 13일 서울 삼성동에서 300명이 넘는 관람객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한국 최초로 열린 코리아 카드 쇼는 카드 전문 업체와 일반 수집가들이 준비한 18개의 개인 부스로 운영됐다. 4CARD, 위펀, 247잠실무인숍, MVP스포츠 등 전문 업체를 비롯해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카드를 수집해온 마니아들이 내놓은 각종 희귀카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의미있는 자리였다.
수집용 스포츠 카드는 미 프로농구(NBA)를 비롯, 국내외 다양한 스포츠를 기반으로 발행된다. 국내에서는 9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90년대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NBA와 MLB 등 여러 종목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 카드는 종류도 다양하다. 전, 현직 선수의 플레이 장면으로 만든 기본 카드, 선수가 직접 사인한 카드, 경기이나 연습에서 사용했던 유니폼이나 용품(농구공, 농구 코트, 야구배트, 글러브, 운동화 등)을 삽입한 특별 카드 등 계속해서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발매되고 있다. 심지어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시민영웅, 식물의 꽃과 씨앗, 베스트셀러의 초판본, 2차 세계대전 비행기 조각, 우주선 재료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카드에 담아 수집가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아이와 행사장을 찾았다는 류희석(47) 씨는 “주말을 맞아 딸(류혜민, 14), 아들(류태훈, 12)과 카드 쇼에 참석했다. 희귀한 카드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분들과 온라인에서만 인사를 나누던 분들을 한 장소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아들이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를 좋아해서 플레이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가끔 카드 숍에 들리는 등 취미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NBA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작은 효과겠지만 경제적 관념을 심어줄 수도 있다. 선수를 분석하고 선택한 선수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주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 주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취미다”라고 방문 소감과 수집의 긍정적 효과를 전해왔다.
루카 돈치치의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류태훈 군은 “돈치치를 너무 좋아한다. 드리블과 슛 어느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 스피드가 조금 약점이지만 농구 센스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 차 징크스가 없을 거라고 자신한다”며 전문가 못지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
태훈 군은 이어서 “누나가 컴퓨터로 돈치치 카드를 만들어 준적도 있다. 좋아하는 선수의 카드가 나왔을 때 기분이 좋다. 반대로 너무 빠지면 용돈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적당히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인내심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귀여운 딸과 함께 개인부스를 운영한 이진석(36) 씨는 “카드 수집을 하다가 매력에 빠져서 잠시 동안 숍을 운영한 적도 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면서 수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카드 쇼가 열린다는 반가운 마음에 참여했다. 스테픈 커리를 처음 보고 기존에 없던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는 모습에 매료 되서 팬이 됐다. 커리가 보여주는 동작은 항상 하이라이트로 느껴진다. 당연히 커리 카드를 위주로 수집을 하고 있다. 쇼를 통해 나 말고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기쁘다. 수집한 카드를 큼직이(커뮤니티 닉네임, 딸의 태명)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작은 목표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박동민(43) 씨의 부스는 모든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눈에 띄는 카드가 많았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열리는 카드 쇼를 보고 싶었지만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포기했었다. 마침 4CARD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개인부스를 열었다. 농구를 워낙 좋아하고 매주 잠실에서 활동하는 JSB팀에서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다. 포지션이 공격형 가드다보니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을 좋아해서 그 선수들 위주로 수집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들에 관련한 수집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지인들에게도 소소한 기쁨을 전하기 위해 스포츠 카드를 선물하고 있다. 건전한 취미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수집가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회 카드 쇼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스포츠 카드를 수집하는 커뮤니티 회원들. 서울, 수도권 외에도 광주, 울산, 부산, 제주도 등에서도 현장을 찾았다. 또 일본에서 온 회원도 있었다.
카드 쇼 일정에 맞춰 일본에서 막 도착했다는 ‘킥수82’씨는 “닉네임만 알려드려서 죄송하다. 4CARD 김성훈 대표님이 일본의 카드 쇼를 보기 위해 찾아오셨을 때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카드 쇼를 열고 싶다는 열정에 반해 꼭 찾아오고 싶었다. 중학생이던 20년 전 NBA의 데이먼 스타더마이어를 좋아했다. 당시 NBA 카드를 파는 곳이 주변에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접하게 됐고 수집까지 하게 됐지만 IMF의 영향일까 많았던 숍들이 사라지면서 멀어졌다. 일본 유학 시절에 이대호(롯데)가 일본에 진출했다. 어릴 적부터 팬이었던 선수였기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고 민트(일본 스포츠카드 체인점)에서 주관하는 카드 쇼 소식을 듣고 관람하면서 스포츠 카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국의 규모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일본도 1년에 2회 민트에서 주관하는 전국 단위의 카드 쇼가 열려 수집가들에게 많은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역시 열심히 준비하신만큼 훌륭한 행사였다. 수고하셨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카드 쇼의 분위기는 오후 4시 30분 양준혁(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의 등장에 최고조를 이루었다. 카드가 전시된 부스들을 찬찬히 살펴본 후 관람객들과 대화, 사인회, 사진촬영까지 약속된 시간을 넘겨 2시간 동안 열정적인 모습으로 자리를 빛냈다. 주최측은 양준혁 이사장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 현장 팬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준혁 이사장은 카드 쇼에 참석한 소감을 묻자 “처음 경험해보는 자리라서 궁금함도 있었다. 다양한 스포츠 카드들이 발행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 다음에는 수집가로 참여하겠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농구팬이라고 밝힌 관람객은 “한국 농구 레전드와 프로선수들의 스포츠 카드가 발행되고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러움과 아쉬움이 섞인 한 숨을 내쉬었다.
행사는 오후 8시경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 되었다. 대회를 주관한 4CARD 김성훈 대표는 “100여분 정도만 오셔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300명이 넘게 찾아주셨다. 오신 분들 중에 점프볼 기사를 보고 찾아오셨다는 분들도 계셨다. 카드 쇼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제2, 제3의 카드 쇼가 열릴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다시 한 번 도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사진_ 노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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