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복 있는 사람, 시너지 효과 기대해” 밝은 미소 지은 정상일 감독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7-16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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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인천/민준구 기자] “나는 인복이 있는 사람이다(웃음). 우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처투성이던 인천 신한은행에 해결사가 나타났다. 2018-2019시즌 최약체 OK저축은행을 이끌고 4위에 오른 정상일 감독이 자신의 참모진들과 함께 인천 도원에 발을 디뎠다.

중국에서 보낸 4년, OK저축은행에서 지낸 1년 동안 정상일 감독의 지도력은 충분히 증명됐다. 그 누구도 꼴찌로 평가한 팀들을 맡아 중위권으로 끌어올린 카리스마는 지난 시즌 6승에 그친 신한은행을 180도 바꿀 거라는 기대까지 갖게 한다.

정상일 감독은 “지난 시즌에 비하면 초가집에서 기와집으로 온 것 같다. OK저축은행에서의 1년도 뜻깊었지만,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농구 명문이자, 안정적인 신한은행에 오게 돼 기쁘다. 지난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신한은행의 명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체질 개선부터 시작해 열심히 팀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상일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이슈가 된 건 바로 코칭스태프였다. 비교적 익숙하지 못한 이름들의 대거 등장으로 정상일 사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이다. 이휘걸 코치와 구나단 코치는 정상일 감독과 함께 상해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숙례 코치는 선수들의 엄마 역할을 도맡고 있으며, 정상일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자신이 원했던 인재들의 합류로 정상일 감독의 어깨에는 날개가 달렸다.

“상해에 있던 시절, 이휘걸, 구나단 코치와 소주를 먹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내가 한국에서 감독을 하면 같이 성공하기로 말이다. 두 코치 모두 중국에서 성공의 길을 걷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 오는 것이 득보다는 실이다. 그러나 나와의 인연을 깊게 생각해줬고, 함께할 수 있었다. 하숙례 코치 역시 내가 할 수 없는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100% 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나는 인복(人福)이 있는 사람 같다.” 정상일 감독의 말이다.

10년이 넘는 지도자 생활 동안 정상일 감독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텃세가 심한 중국에서 성공했고, OK저축은행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시켰다. 이번에 맡은 신한은행도 예전의 팀들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과거 ‘신한 왕조’라 불린 이들은 없고, 새 얼굴들로 가득하다.

정상일 감독은 “어쩌면 내 팔자인 것 같다. 새옹지마, 전화위복.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세상의 좋고 나쁨을 미리 예측할 수 없지만, 위기가 와도 항상 이겨내는 게 나였다. 신한은행도 똑같다. 오자마자 5명의 선수가 은퇴했지만, 곧바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들어왔다. 어떤 사람이든 위기는 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포기하면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예전처럼 이겨낼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패배 의식에 젖었던 신한은행, 과연 정상일 감독은 어떻게 그들을 바꿔놓고 있을까.

“지도했던 팀들은 물론, 다른 팀들을 봐도 벤치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성적도 좋지 않더라. 지난 시즌 신한은행이 그랬고, 지금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분명 바꿔야 한다. 코트 밖에서는 친근하게, 코트 안에서는 호랑이처럼 무섭게 해야 선수들도 공과 사를 구분하며 농구를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 100%? 아니 200%까지 달라질 수 있도록 도전하겠다.”

정상일 감독은 단기간에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봤을 때 그러한 효과는 길게 가지 않는다. “단기간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방법은 있다. 그러나 기초부터 튼튼하게 잡아놔야만 오래갈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여유가 없었다”던 정상일 감독은 “이번에는 천천히 올릴 수 있는 환경이다. 당장의 성적에 큰 신경을 쓰지 않겠다. 기반을 튼튼히 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첫술에 배불러선 맛있는 술과 음식을 오래 즐길 수 없다. 정상일 감독은 그 술을 오랫동안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 한다. 과연 그의 생각대로 2019-2020시즌이 흘러갈 수 있을까. 신한은행, 그리고 정상일 감독은 이제 시작점에 섰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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