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지난 시즌 아쉬움 잊은 DB 허웅 “목표는 무조건 우승!”

조영두 / 기사승인 : 2019-08-19 0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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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허웅(26, 185cm)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원주 DB로 복귀했지만,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을 막지 못했다. 허웅 또한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이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 탓일까. 이미 초여름부터 허웅의 시선은 벌써 새 시즌을 향하고 있었다. ‘절친’ 김종규, ‘레전드’ 김주성과 함께 새로워질 DB에서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Q.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어땠나요?
상무에서 돌아와 몇 경기 뛰지 못했는데, 소속팀마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도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Q. 상무에서 D리그 경기만 뛰다가 팀에 복귀해서 적응하기 힘들지 않았나요?
D리그는 1군 경기를 뛰듯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훈재(현 KEB하나은행) 감독님께서 선수들 출전시간을 골고루 분배해주셔서 한 경기에 많이 뛰어봤자 10분 정도였죠.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도 실제 경기를 뛰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Q. 경기마다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위에 말한 이유들과 관련이 있나요?
그렇죠. 혼자서 몸 관리를 한다고는 했지만, 갑자기 팀에 복귀해서 경기를 뛰려니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감독, 코치님들께서 적응 할 수 있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셨지만 거의 2년 동안 리그 경기를 뛰지 않다보니 못했던 것 같아요. 특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Q. DB로 돌아오니 코칭스태프가 모두 바뀌어있었습니다.
감독, 코치님이 모두 바뀐 것도 적응하기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였어요. 이상범 감독님에 대해 듣기만 했지 제가 직접 경험해보진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같이 지내면서 훈련하다보니 지금은 감독, 코치님도 제 스타일을 아시고, 저도 많이 적응했다고 생각해요. 또 팀 동료들도 많이 바뀌어서 새롭고, 배울 점도 많아요.



Q.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는데 지난 시즌엔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는 않았나요?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농구를 하면서 제 마음대로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순 없는 거잖아요. 제가 시즌을 다 뛴 것도 아니었고, 막바지에 돌아왔는데 플레이오프를 위해 열심히 뛰었던 동료들에게 도움이 많이 못 돼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돌아오는 시즌에 좋은 결과를 낸다면 지난 시즌의 아픔은 잊을 거라 생각해요.

Q. 지난 시즌을 통해 얻은 소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득이라기보다 좋은 경험을 했죠. 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저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항상 기회는 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허웅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은 동생 허훈(KT)과 아버지 허재(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다. 허웅, 허훈 형제는 2019년 2월 13일 프로 첫 맞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당시 허웅은 24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 허훈(5득점 3리바운드)에게 완승을 거두며 ‘형만 한 아우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아버지 허재 전 감독은 JTBC ‘뭉쳐야 찬다’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매 회 화제를 모으며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Q. 상무에 있는 동안 동생 허훈도 프로 선수가 됐습니다.
TV로 (허)훈이 경기를 많이 봤어요. 시즌 중반에 부상을 당해서 마음이 쓰였는데 잘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또 훈이는 플레이오프에 갔으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저와 훈이 둘 다 잘해서 한국 농구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형이 보는 동생의 플레이는 어떤가요?
일단 몸이 너무 좋아요. 타고난 근력과 유연성이 있고, 기본기도 좋아요. 그렇다보니 경기 운영, 패스, 돌파 다 잘해서 제가 하나하나 배우고 싶어요. 하지만 슛만큼은 제가 더 좋은 거 같아요(웃음).

Q. 동생과 프로 첫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이렇게까지 농구계에서 저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지만, 경기에 집중하려 했죠. 제가 이전 경기부터 컨디션이 올라와서 그 날 잘했던 것 같아요. 훈이와 경기 전엔 장난을 쳤는데 경기 끝나고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 저도 훈이가 그 날 못해서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경기 끝나고 나서 다음에 잘하라고 다독여줬어요.

Q. 동생이 남자 농구 대표팀에 뽑혔는데 부럽지 않았나요?
저는 솔직히 그동안 대표팀에 뽑혀서 개인적으로 만족했어요. 아시안게임 나가서 동메달이라는 성과도 얻었고, 월드컵 예선에서 제가 경기를 뛰어서 이긴 경기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훈이는 실력에 비해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라도 가슴 속에 담아 뒀던 걸 코트에서 풀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번 시즌에 잘해서 다시 대표팀에 뽑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Q. 최근 아버지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챙겨보진 않지만 가끔씩 봐요. 방송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원래 성격이세요. 연예인들은 방송에서 이미지를 만들곤 하는데 아버지는 성격 그대로 보여주는 걸 좋아하시거든요. 집에서도 농구에 대해서는 진지하신데 그 외에는 방송에서랑 똑같으세요. 저랑 훈이는 항상 보던 모습이어서 ‘사람들이 왜 재밌어하지?’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기분은 굉장히 좋아요.

Q. 허웅, 허훈 형제도 입담이 좋기로 유명한데 아버지를 닮은 건가요?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웃음)? 둘 다 어릴 때부터 방송 출연도 많이 하고, 인터뷰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아요. 훈이가 저보다 입담이 훨씬 좋아요. 훈이는 성격이 활발하고, 저는 내성적인 면이 있거든요.

Q. 만약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해 볼 의향이 있나요?
어후~ 저는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웃음). 솔직히 말해서 끼가 없어서 안 돼요. 끼는 훈이가 정말 많아요. 예능 나가면 잘 할 거 같아요. 훈이를 추천합니다 하하.



DB는 이번 비시즌을 앞두고 김종규를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액인 12억 7천 9백만원에 영입해 높이 보강에 성공했다. 또한 김태술과 김민구를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오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여기에 레전드 김주성까지 코치진에 합류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허웅 역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동시에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달았던 등번호까지 바꾸며 2019-2020시즌을 준비 중이다.

Q. 두 달의 휴가는 어떻게 보냈나요?
상무에 있는 동안 많이 못 놀러가서 한 달 정도는 계속 여행만 다녔어요. 일본, 발리, 부산, 제주도 등 여자 친구와도 가고, 가족들과도 갔어요. 남은 한 달은 일주일에 4~5일씩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었어요. 또 예전에 같이 뛰었던 (김)현중이 형 스킬 트레이닝 센터에 가서 가끔씩 농구도 했죠. 그래서는 저는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팀 훈련을 시작한 것 같아요.

Q. 오랜만에 보내는 비시즌은 어떤가요?
당연히 힘들죠(웃음). 훈련은 힘들지만 몸을 잘 만들어야 되니까 견뎌내고 있어요. 지금 허리가 조금 좋지 않은데 심하게 아프진 않아요. 재활도 꾸준히 하고 있고, 유연성도 기르고 있어요. 또 트레이너 형들이 부족한 부분을 잘 짚어서 운동을 시켜주세요. 치료도 잘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Q. 코칭스태프의 특별한 주문 사항이 있나요?
감독님은 바쁘셔서 주로 코치님들과 훈련하는데 끝까지 수비하는 걸 강조하세요. 저한테는 체력 기르는 걸 주문하시고, 공격하는 만큼 수비도 같이 하라고 이야기하시죠. 특히 김성철 코치님께서 패스하는 법이나 플로터 시도하는 법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세밀하게 알려주세요.

Q. 김주성 코치가 새로 합류했습니다. 형에서 코치님으로 바뀌어서 어색하지 않은가요?
어색하지만 호칭은 당연히 코치님이라고 불러야죠. 같이 선수로 뛸 때도 팀 동료들 모두 코치님한테 배우려는 마음이 컸어요. 실제로 벤치에서 노하우 같은 걸 많이 알려주셨죠. 경기 때 중요한 상황에서 코치님이 알려주신 대로 따라 하면 진짜 된 적이 많았어요. 저와 같이 뛴 덕분인지 저를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요. 경기만 같이 안 뛸 뿐이지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시는 건 똑같아요.

Q. 평소 절친한 사이인 김종규가 팀 동료가 됐습니다. 기대가 클 것 같은데요?
예전부터 같은 팀에서 뛰자고 장난으로 많이 이야기했는데 진짜 같은 팀이 될 줄 몰랐어요. 아직 훈련을 같이 안 해봐서 크게 느껴지진 않아요. 하지만 대표팀에 같이 있을 때 (김)종규 형이 워낙 후배들을 잘 챙겨줬고, 성격도 엄청 좋아요. 그래서 팀에 들어오면 재밌을 것 같아요. 또 농구 외적으로도 좋은 시너지가 많이 일어날 것 같아요. 종규 형이 중간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챙겨주는 스타일이라서 후배들이 의지를 많이 할 것 같아요. 빨리 팀에 왔으면 좋겠어요.



Q. 등번호를 3번에서 6번으로 바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원래 6번, 9번을 좋아해요. 9번은 아버지의 영구결번이라 못 다니까 6번을 달고 싶었는데 기회가 안 됐었죠. 사실 3번을 계속 사용해도 됐는데 이번 시즌 팀이 많이 바뀐 만큼 저도 변화를 주고 싶어서 등번호를 바꿨어요.

Q. 이번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무조건 우승이죠. 상이나 기록 같은 건 우승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종규 형이 왔다고 해서 우승이 되는 건 아니에요. 주변에서 ‘이번 시즌 DB가 우승 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하는데 저희도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팀원들이 똘똘 뭉쳐서 열심히 뛴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팬들께서 이번 시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만큼 저도 DB의 한 선수로서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요. 또 재밌고, 즐겁게 농구하고 싶어요. 이전까지는 코트에서 눈치도 보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시즌에는 팀 동료들과 같이 하나가 돼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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