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젊은 피의 열정도 좋았지만, 베테랑들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었다.”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개최까지 남은 기간은 12일.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들 모두 친선경기를 통해 손발을 맞추며 최정예 12인 추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역시 국내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다른 팀들에 비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남자농구 대표팀은 대부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 손발을 맞췄던 선수들로 구성됐다. 지난 윌리엄존스컵에서 양홍석, 안영준, 임동섭, 송교창, 전준범 등 젊은 포워드들을 데려갔지만, 끝내 최종 12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김상식 감독이 선택한 건 박찬희, 양희종과 같은 베테랑. 젊음의 패기보다 노장의 노련함에 마음이 기울었다.
김상식 감독은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생각하면 장신 포워드들의 발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보일 우리의 완성도를 예상했을 때 조직적인 부분에서 잘 맞지 않았다. 그들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처럼 약체인 팀의 특성상 월드컵처럼 큰 무대에서 본연의 모습을 100% 보여줄 베테랑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상식 감독의 선택에 대해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하지만 아직 증명된 부분은 없다. 현재 월드컵 대표팀의 선수 구성은 1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일 뿐이지만, 손발을 오래 맞춰봤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더 이상의 실험은 필요하지 않다. 이제는 보여줄 때다. 이번 월드컵 최약체로 평가받는 우리지만, 매번 이변의 주인공은 탄생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우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나, 현실을 봤을 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B조 상대국들의 전력을 살펴보면 1승 상대로 꼽았던 나이지리아가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물론 NCAA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들까지 합류한 상태다. 최근 비용 문제로 여러 잡음이 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월드컵에 불참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김상식 감독은 “미디어데이 당시 1승 상대를 지목해달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만 했다. 아직 상대국의 전력 파악이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아르헨티나는 전통의 강호로 1승 상대라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이지리아를 언급했는데 알고 보니 가장 강한 팀이더라(웃음). 김태경 전력분석원과 함께 여러 방면으로 전력 파악을 하고 있는데 정말 잘한다. 어쩌면 러시아, 아르헨티나보다 더 무서운 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가지 다행인 부분은 러시아와 아르헨티나가 전처럼 강하지는 않다는 것. 러시아는 티모페이 모즈고프와 알렉세이 쉐베드가 부상으로 불참했고, 주축 선수들 역시 대거 빠진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아 전보다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두 팀 모두 우리가 넘기에는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마냥 패배만을 생각해선 안 된다.
김상식 감독은 “1승 상대라는 말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위험한 발언이다. 월드컵에 지려고 가는 팀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역시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 그러려면 상대 전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것을 잘 보여줘야 한다. 만약 지더라도 우리의 힘을 100% 전부 발휘했을 때는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친선대회 참가가 전혀 없었던 월드컵 대표팀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릴 4개국 초청대회에 나선다. 중국농구월드컵 전, 마지막 실전 테스트이기도 하다. A매치에 목마른 농구 팬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김상식 감독에게는 4개국 초청대회 역시 부담이 되기도 했다.
“4개국 초청대회에서 만날 상대들이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들과 비교했을 때 더 강할 수도 있다. 리투아니아는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면 무자비하게 무너뜨리더라. 체코도 강하고 앙골라 역시 쉽게 볼 수 없다. 월드컵 직전 실전 테스트인 만큼 좋은 방향도 있지만, 큰 점수차로 패해 자신감을 잃을 수까지 생각하면 부담이 된다. 어쩌면 4개국 초청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지가 월드컵 전망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이러쿵저러쿵해도 이제는 결전의 시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상식 감독 역시 남은 12일의 시간을 귀중하게 쓸 생각을 밝혔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 매 순간이 쉽지 않겠지만, 잘 이겨내 보겠다. 막연한 목표보다는 대한민국 농구를 쉽게 넘을 수 없다는 인상을 주고 싶다. 끝까지 밀어붙여 보겠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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