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특집] D-6 : 영원한 ‘언더 독’ 아시아의 반란은 일어날 수 있을까?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8-25 0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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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농구 역사상 아시아는 항상 세계농구의 변방으로 분류됐다. 이번 월드컵 역시 아시아의 반란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과거의 아시아와 비교해선 안 된다. 그저 1승 상대로 분류됐던 설움을 씻어낼 시발점이 바로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이 될 것이다.

▲ 개최국 중국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시아 6개국 중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한 건 개최국 중국이 유일하다. 개최국 프리미엄을 제대로 받았고, 폴란드, 베네수엘라, 코트디부아르와 A조에 편성됐다. 폴란드를 제외하면 홈에서의 이점을 살려 베네수엘라, 코트디부아르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

중국의 월드컵 준비는 매우 독하게 진행됐다. 지난 7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BA 서머리그에 참가했고, 1승 4패를 기록하며 성장에 대한 기준점을 세웠다. 이후 카메룬, 앙골라, 크로아티아, 푸에르토리코 등을 초청해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꺾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성장세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적극적인 지원, 이 지엔리엔, 저우 치, 왕 저린, 궈 아이룬 등 정예 멤버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상승세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있다. 5년 전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현 중국 선수단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1994 캐나다세계농구선수권대회 8강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조에 속한 베네수엘라와 코트디부아르의 자금난 역시 중국의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밝게 빛내고 있다. 제대로 된 지원 없이 파업까지 다다랐던 베네수엘라, 코트디부아르의 상황 속, 중국은 은근한 미소를 짓고 있다. 2라운드에 무혈 입성한다면 그 다음은 B조를 뚫고 나올 상대들과의 경쟁이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나이지리아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어 그 이상을 바라보기는 힘들다.



▲ 첫 토너먼트 진출 노리는 이란
200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 농구의 강자로 자리한 이란은 하메드 하다디, 사마드 니카 바라미를 앞세워 첫 토너먼트 진출을 꿈꾸고 있다. 2010 터키세계농구선수권대회, 2014 스페인농구월드컵에서 모두 조별 예선의 벽을 넘지 못했던 그들은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란이 속한 C조는 압도적 1위를 차지할 스페인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에 실패한 푸에르토리코, 전력에 물음표가 붙는 튀니지는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월드컵을 앞둔 이란은 부지런히 유럽 원정을 다녔다. 7월 말, 포르투갈로 떠나 덴마크, 슬로바키아,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다. 이후 러시아에서 열린 ‘빙고붐 토너먼트’에선 요르단과 러시아를 무너뜨리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러시아를 이겼다는 것이다.

이후의 행선지였던 그리스에선 세계 정상급 팀과의 전력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스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헝가리를 90-82로 격파한 이란은 길었던 유럽 원정을 마무리했다.

부지런히 움직인 이란은 최정예 전력을 유지한 채, 월드컵에 나선다. 그렇다고 해서 푸에르토리코와 튀니지가 1승을 100% 확신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최고의 기회를 맞이한 건 사실이다.



▲ 새로운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일본
과거의 일본은 아시아 농구에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중국과 대한민국으로 대표됐던 아시아에 이란과 중동 국가들이 가세했을 때도 대만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이번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에선 조기 탈락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닉 파지카스, 하치무라 루이라는 영웅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현재의 일본은 어쩌면 역대 최고의 전력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월드컵 준비는 다소 늦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19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9순위의 주인공 하치무라는 NBA 서머리그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켰다. 와타나베 유타는 물론 히에지마 마고토, 바바 유다이 등 핵심 전력 역시 서머리그에 참가하며 눈높이를 높이기도 했다.

일본의 전력 급상승은 최근 평가전 결과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선 93-108로 패했지만, 3쿼터 한때 앞서기도 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점수차가 벌어졌을 뿐, 대부분의 시간은 팽팽하게 흘렀다. 확실한 에이스로 성장한 하치무라는 물론 와타나베의 영리한 플레이, 파지카스의 묵직한 존재감 등 일본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일본이 아니었다.

이어진 독일 전은 심지어 승리를 차지했다. 하치무라가 31득점, 와타나베가 20득점을 기록하면서 데니스 슈뢰더가 버틴 독일을 86-83으로 침몰시켰다. 같은 날, 대한민국이 리투아니아에 무너지면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06 일본세계농구선수권대회 이후 일본의 월드컵 진출은 13년 만이다. 그때의 일본과 지금은 포지션 자체가 다르다. 어쩌면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도 있다. 토마스 사토란스키의 체코, 유럽의 강자 터키가 버티고 있지만,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일본의 성장세는 많은 변수를 낳고 있다.



▲ 조던 클락슨 합류 불발된 필리핀·1승이 곧 성공인 요르단
필리핀은 5년 전에 선보인 희망을 올해 결과로 내려 한다. 하지만 안드레이 블라체는 5년 전에 비해 퇴보했고, 기대했던 조던 클락슨의 합류 역시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더불어 제이슨 카스트로, 테렌스 로미오 등 아시아 정상급 가드들 역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자국 리그를 중요시하는 필리핀은 선수단 전원 소집이 다소 늦었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에 참가해 코트디부아르, 콩고와 실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국제 친선대회는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필리핀의 다음 행보는 호주 프로팀인 아들레이드 36ers와의 평가전이다.

농구가 국기인 필리핀인 만큼, 그들의 월드컵 준비는 다소 실망스럽다. 사실 전망 또한 그리 밝지는 않다. 세르비아와 이탈리아가 버티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복병 앙골라가 자리하고 있다. 5년 전, 아시아 농구의 신선함을 알렸던 그들의 미래는 그저 어두울 뿐이다.

요르단은 중국, 이란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활발히 친선경기를 소화했다. 결과는 패전의 연속이었지만,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아틀라스 토너먼트에 출전해 그리스를 상대하기도 했다. 65-92,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다양한 경기 경험을 통해 스텝 업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르단의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건 아니다. 프랑스, 독일, 도미니카 공화국이라는 압도적인 경쟁자가 자리하고 있어 1승만 거둬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



▲ 대한민국의 첫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4개국 국제농구대회 개막 이전까지 대한민국의 월드컵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아시아 5개국이 다른 팀과 평가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만은 국내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의 경험치는 제로였다. 심지어 4개국 국제농구대회 첫 상대가 리투아니아였던 만큼 부담은 더욱 컸다. 하지만 반전은 있었다. 57-86, 대패를 당했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았다.

3쿼터 중반까지 대한민국은 리투아니아와 대등하게 싸웠다. 다소 오버 페이스였던 부분도 있지만, 신체 조건의 열세를 스피드로 이겨냈고, 단조로운 공격보다 창의적인 과정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건 아니다. 중국에서 만날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는 분명 대한민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1승 이상의 성적을 바라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첫선을 보인 대한민국의 전력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준비한 전술을 소화할 체력, 더불어 코트 밸런스의 안정감을 보완할 수 있다면 본 무대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 사진_점프볼 DB,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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