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월드컵 진출 7회, 통산 9승 34패.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1970년 유고슬라비아 세계농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까지 거둔 월드컵 성적이다. 아시아의 호랑이였던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지만, 세계무대에선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신체 조건의 한계를 느꼈고, 세계 농구의 벽이 높음을 몸소 실감했다. 그러나 포기란 없다. 김상식 감독과 12명의 태극전사는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에 출전한다. 높디높은 세계 농구의 벽에 다시 한 번 부딪치는 것. 1994년 캐나다 세계농구선수권대회 이후 25년 만에 첫 승을 노리는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 고난의 연속이었던 월드컵 여정
그동안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선 대륙별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라야만 했다. 단기간에 치러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란 쉽지 않은 법. 월드컵 티켓 역시 3장에 불과했던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위한 자리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농구월드컵부터 홈&어웨이 예선 방식이 도입됐고, 참가국 수가 32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무려 8장이 배정돼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호주, 뉴질랜드의 참가는 변수로 작용했다. 세계 무대에서도 자신들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던 강자들의 등장은 아시아 강호들의 등을 땀으로 적시게 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뉴질랜드, 중국, 홍콩을 맞이했다. 4팀 중 3팀이 2라운드에 진출하는 만큼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성적이 누적되기 때문에 1승, 1승이 소중했다. 출발부터 좋은 느낌이었다. 뉴질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준범과 오세근이 맹활약하면서 86-80으로 승리했다. 홈에서 맞이한 중국 전은 잘 싸웠음에도 누적된 피로와 집중력 저하로 인해 81-92 패배를 맛봤다. 2월에 진행된 홍콩과 뉴질랜드와의 홈 연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전과 같이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라건아의 특별 귀화로 전보다 더 강한 전력을 예상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았고, 강점이었던 조직력 역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 마지막 일정이었던 7월 중국, 홍콩 전은 극과 극의 모습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그토록 힘들다던 중국 원정에서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그러나 이어진 홍콩 원정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안겼다. 이날 홍콩은 예선 최다 득점(91점), 대한민국 전 역대 최소 점수차(13점차)를 기록했다. 1라운드를 4승 2패로 통과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었지만, 크게 웃을 수는 없었다.

2라운드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모두 중동 국가로 홈&어웨이 예선을 소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컸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 문제와 경기력 저하가 예상됐기 때문. 더불어 프로농구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선수단 차출 역시 문제가 있었고, 여러 잡음이 계속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여러 문제를 이겨냈고,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10승 2패,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다. 매 경기가 쉽지 않았다. 요르단은 다 터커라는 아시아 최고의 귀화선수를 보유하고 있었고, 레바논 역시 아터 마족을 앞세워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했다. 최약체로 평가된 시리아 역시 신체 조건에선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앞서고 있었다. 내부 사정도 좋지 않았다. 예선 도중 허재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부진을 책임지고 사임하면서 김상식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양희종, 오세근, 이종현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 이탈 문제 역시 심각했다. 그럼에도 6경기를 모두 잡아냈고, 월드컵 티켓 8장 중 1장을 품에 안았다.
▲ 월드컵 전망, 1승 상대는?
3월 16일 중국 선전시 베이 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 조 추첨식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미 포트6에 배정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포트2, 포트3, 포트7에 속한 팀들과 같은 조에 편성될 예정이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세르비아와 러시아, 나이지리아였고,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앙골라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에 시련을 안겼다. 가장 까다롭다는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B조에 편성되고 만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세계 농구의 중심에 섰던 팀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의 주인공으로 매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세계 농구의 강자다. 아르헨티나의 영웅 마누 지노빌리가 2016년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지만, 루이스 스콜라를 중심으로 파쿤도 캄파쪼, 니콜라스 라프로비톨라, 가브리엘 덱 등이 건재하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 친선 경기에서의 부진이 변수로 보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강하다.
한 달 전만 해도 B조 최강국으로 불린 러시아는 현재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티모페이 모즈고프, 알렉세이 쉐베드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100%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외에도 유럽 예선에서 러시아를 이끈 드미트리 크보스토프, 드미트리 쿨라긴, 이반 우코프, 조엘 볼롬보이 등이 부상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1.5~2군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들의 중심을 잡고 있는 건 비탈리 프리드존과 세르게이 카라세프. 프리드존의 3점슛과 카라세프의 내외곽 활약은 반드시 막아야 할 주요 공격 루트다.

중국농구월드컵 미디어데이 당시 김상식 감독이 1승 상대로 꼽은 나이지리아는 전력만으로는 B조에서 가장 강하다. 알-파룩 아미누, 조쉬 오코기, 치메지 메투 등 NBA 리거가 참가했고, NCAA 디비전Ⅰ 루이빌 대학의 조던 노라, 그동안 나이지리아를 이끌었던 벤 우조, 아이크 디오구 등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조직력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분위기에 민감한 아프리카 팀의 특성상 한 번 흐름을 타면 그 누구도 쉽게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지리아농구협회의 자금난과 나이지리아 정부, 스포츠 위원회의 외면으로 월드컵 불참설이 돌았지만,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냉정한 잣대로 평가한다면 앞서 언급한 3팀 중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1승 상대는 없다. 오히려 큰 점수차로 패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더 중요하다. 김상식 감독은 “신체적인 조건에서 밀리다 보니 우리가 가진 힘을 전부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미디어데이 당시 1승 상대로 언급한 나이지리아는 전력을 분석해 보니 B조에서 가장 강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가 전보다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와 비교했을 때 모자란 부분이 없다. 더 크고 빠른 선수들이 많고 현대농구의 필수 요소인 3점슛과 리바운드에서 부족함이 없더라. 솔직히 말하면 걱정이 더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태경 전력분석원 역시 “러시아와 아르헨티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약하고, 나이지리아는 생각보다 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3팀 모두 평균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고 있다. 2m가 넘어가는 선수가 3점슛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골밑에서의 몸싸움은 격투기를 연상시킨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파고들 공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흡한 준비 과정, ‘ONLY’ 4개국 국제농구대회
어느 한 분야의 도전자가 챔피언이 되려면 그보다 100배, 아니 1000배의 노력을 해야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나이지리아가 챔피언이라면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도전자와 같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만큼 노력은 하고 있는지 의심을 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소집 후 행보를 살펴보자. 지난 6월 3일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3명의 선수들이 첫 만남을 가졌다. 정효근과 라건아가 추가 합류한 후, 15인의 태극전사들은 진천선수촌에서 월드컵을 향한 대대적인 준비를 진행했다.
그러나 특별한 연습경기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내 프로팀은 소집조차 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와의 친선경기는 이뤄지기 힘들었다. 그들의 첫 번째 행보는 제41회 윌리엄존스컵에서 최종 12인을 추리는 것. 특히 양홍석과 안영준, 임동섭, 전준범, 송교창 등 젊은 포워드들을 적극 실험하겠다는 의지로 나섰다. 윌리엄존스컵을 통해 최종 12인 명단이 확정됐다. 다만 앞서 언급한 5명의 장신 포워드는 전부 제외되고 말았다. 이들을 대신해 부상에서 갓 회복한 양희종과 박찬희,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정효근이 새로 소집됐다. 김상식 감독은 “그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단지 추구하는 전술과 맞지 않았고, 남은 시간 안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또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을 함께한 베테랑들의 힘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최종 12인 명단이 확정된 후,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국내 프로팀과 수차례 연습경기를 펼쳤다.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가 각종 국제 친선대회에서 담금질을 할 때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외국선수가 포함되지 않은 국내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 만족해야만 했다. 결과 또한 시원스럽지 못했다. 주축 선수 3명이 국가대표로 차출된 전자랜드에 패했고, KT 전 역시 3쿼터까지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숱한 문제점을 낳으며 불안감만 더했다. 특히 김상식 감독이 강조한 리바운드와 외곽 수비는 국내 프로팀과의 경기에서도 전혀 만족스럽지 못했다. 라건아의 존재 여부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줬고, 이에 대한 해결책 역시 제시하지 못했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 열리는 4개국 국제농구대회는 마지막 시험무대가 됐다.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 등은 스파링 파트너로 손색이 없었고, 명과 암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결과를 떠나 실전 감각을 깨운 채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긍정적이었다.

▲ 월드컵을 향한 냉정한 시선, 그러나 포기란 없다
냉정한 시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건 가식적인 일일 수도 있다. 세계 농구의 벽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고 있고, 그 속도를 따라갈 힘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시선은 잃지 말아야 한다. 김상식 감독과 12인의 태극전사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이겨내지 못할 상황을 이겨내라고 하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와 상대하는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 모두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신체 조건에 민감한 농구에서 2m 이상의 장신들이 득실거리는 이들에게 무조건 부딪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승리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나, 이길 수 없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 대한민국 농구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 이정현 역시 “주변에 물어보니 거대한 벽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그렇다고 하니 한 번 부딪쳐보고 싶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승리를 기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 농구의 장점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5년 전, 스페인농구월드컵에서 5전 전패의 아픔을 겪은 경험자들 역시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당시 블록 4위에 올랐던 김종규는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5년 전에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세계농구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다. 아예 모르고 가면 겁 없이 부딪칠 수도 있고, 호기롭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신 월드컵에서 뭘 해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5년 전에는 좌절을 맛봤다면 이번에는 희망을 안고 돌아오겠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설 김선형은 “패기 넘쳤던 지난 월드컵은 자신감과 보완점을 모두 얻은 곳이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출전인 만큼, 지난 아쉬움을 지우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뒤를 받칠 박찬희는 “우리의 강점을 살린다면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를 모른다. 그 점을 잘 파고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드러냈다. 든든한 맏형 양희종 역시 “과거보다 더 노련해진 나를 보여주고 싶다. 과거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기를 하는 순간 이미 승부는 끝이 난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적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먹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분명 이번 월드컵의 ‘언더 독’이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BONUSⅠ_월드컵 선배들이 건넨 조언
과거 대한민국 농구를 이끌었던 스타들 역시 월드컵 무대(당시 세계농구선수권대회)를 밟아왔다. 하지만 그들 역시 꽃길만을 걷지는 못했다. 국내에서는 최고였을지 몰라도 세계에서는 최약체일 뿐이었다. 그나마 세계무대에서도 위상을 떨친 신동파 전 대한민국농구협회 부회장은 “신체 조건에서는 크게 밀린 기억이 있다. 기술과 슛에 관해선 대등했을지 몰라도 신체적인 한계에서 파생된 리바운드 차이는 엄청났다. 신장과 파워를 갖춘 상대에게 정면으로 부딪치려고 하면 역효과만 낳을 뿐이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1990년대 최고의 농구 스타이자,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문경은 SK 감독은 “국내에서는 내외곽을 오고 가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세계에선 슛 하나만 통할 뿐, 그 이상의 것을 해내지 못했다. 그만큼 기량 차이가 컸고, 신체적인 열세도 심각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선수들의 신장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하지만, 상대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과거보다 현재의 차이가 더 크다”며 한계를 이야기했다. 1994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던 전희철 SK 코치 역시 “190cm대 중반이었던 내가 센터를 보던 시절이었다. 상대는 210cm 정도였고, 골밑에서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외곽으로 끌고 나와 공략해야 했고, 그 이외에 것은 통하지 않았다. 어려움만 가득했던 때였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말 비관적인 예측만이 존재했을까.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은 하나도 있지 않은 걸까.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던 추승균 전 감독은 “그래도 신체적인 부분에서의 차이는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았을까 한다. 장신 포워드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이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신장의 우위를 가지고 농구를 했었나. 항상 기술과 조직력으로 이겨내 왔다. 기술이 모자라다면 조직력이라도 앞서야 한다”며 희망을 전했다. 전희철 코치 역시 “현재 선수들의 기량이 과거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차이는 조직력이다. 예전에는 소집 기간도 꽤 길었고, 오래본 사이였기 때문에 눈만 마주쳐도 팀플레이가 됐다. 지금은 소집 기간이 짧기 때문에 과거처럼 높은 숙련도를 바라기는 힘들다. 하지만 세계와 부딪치려면 조직력 이외의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바라는 농구가 잘 완성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신체적인 한계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대한민국 농구와 이별하지 않을 이야기다. 그러나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신체적인 열세에도 자신들만의 색깔 짙은 농구로 이겨내는 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최장신 선수가 206cm에 불과했던 베네수엘라는 리우올림픽에서 210cm이 넘는 장신들로 구성된 중국을 예선에서 무너뜨린 바 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색깔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계무대에서 일을 내려면 약점 보완보다 강점 강화가 우선이라는 걸 먼저 파악해야 한다. 25년 만에 꿈꾸는 첫 승의 달콤함. 과연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그 달콤함을 맛 볼 수 있을까. 꿈꾸는 이에게 불가능은 없다. 12인의 태극전사의 꿈 역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BONUSⅡ_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역대 월드컵 도전史
1950년 아르헨티나에서 첫 세계농구선수권대회가 개최된 후,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처음으로 발을 디딘 건 1970년이다. 당시 신동파, 김인건, 박한, 이인표 등이 주축이 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세계 랭킹 2위였던 브라질에 77-82로 분패했고, 이후 캐나다를 맞이해 97-88로 역사적인 첫 승리를 신고한다. 마지막 경기였던 이탈리아 전은 용병술의 문제로 66-77, 패배를 맛봤지만, 이후 순위결정전에서 3승 2패를 추가하며 최종 4승 4패로 11위에 올랐다. 첫 도전에서 생각지도 못한 선전을 펼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그러나 첫 대회 성적이 역대 최고 성적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974년 푸에르토리코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는 참가조차 하지 못했고, 1978년 필리핀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승 6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들고 와야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선전한 대한민국남자농구대표팀은 최정예 멤버를 꾸려 1990년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다. 조 편성이 좋지 않았다. 미국과 그리스, 스페인과 C조에 속하며 3연패로 무너졌다. 미국과의 경기는 세계 농구의 벽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걸 증명했다. 알론조 모닝, 크리스천 레이트너 등에게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67-146으로 패했다. 순위결정전 역시 패배의 연속이었다. 캐나다, 이탈리아, 앙골라에 연달아 무너졌고, 라이벌 중국과의 대결에서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15-16위 결정전이던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허재가 54득점을 퍼부으며 승리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대한민국 농구의 황금기였던 농구대잔치 세대와 ‘기아자동차 천하’를 이끌던 허재, 강동희, 김유택이 나선 1994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는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크로아티아, 호주, 쿠바에 무너졌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와의 순위결정전 역시 패배의 연속이었다. 앙골라와 이집트 등 아프리카 강호를 상대로 3승을 챙겼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었다. 1998년 그리스 대회 역시 5전 전패. 더욱 심각한 건 이후 2014년 스페인농구월드컵에 나서기 전까지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3년, 마닐라에서 열린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6년 만에 세계 대회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타짜’ 문태종의 합류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만큼, 1승의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오랜만에 나선 세계 농구는 만리장성보다 길고 히말라야보다 높았다. 1승 상대로 꼽은 앙골라와의 1차전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맛봤고, 이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호주, 멕시코에 연이어 패배했다. 당시 선수단은 농구에 대한 회의감을 이야기할 정도로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월드컵 도전사는 이토록 가슴 아픈 역사만 쓰여 지고 있다.
▲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명단
단장_이경호
감독_김상식
코치_조상현
팀닥터_류중신
트레이너_지희태, 김재옥
통역_오창환
전력분석원_김태경
매니저_김영수
가드_김선형(SK), 이대성(현대모비스), 허훈(KT), 박찬희(전자랜드)
포워드_이정현(KCC), 양희종(KGC인삼공사), 최준용(SK), 정효근(상무)
센터_라건아(현대모비스), 김종규(DB), 이승현(오리온), 강상재(전자랜드)
▲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 월드컵 경기일정(한국시간)
8월 31일_오후 9시 30분_아르헨티나_우한 스포츠센터
9월 2일_오후 9시 30분_러시아_우한스포츠센터
9월 4일_오후 5시 30분_나이지리아_우한스포츠센터
# 사진_점프볼 DB, 신동파,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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