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호중 객원기자] 자크 본 브루클린 신임 감독이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코칭 스타일, 삶, 경력 등을 정리해봤다.
지난 11월 2일(한국시간), 2022-2023 NBA 정규시즌 1호 경질 감독이 탄생되었다.
스티브 내쉬 브루클린 네츠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 등 매력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2승 5패, 최악의 성적으로 출발하면서 벌어진 경질이었다.
사실 브루클린의 내부 분위기가 안 좋다는 사실은 이미 NBA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 듀란트와 어빙은 모두 시즌 전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고, 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의 역할 분배도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팀 케미스트리가 바닥을 쳤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부로 돌입되는 현재,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브루클린은 최하위에서 탈출해 중상위권에 위치해있고 팀 케미스트리도 급격히 상승, 최근에는 매우 끈끈한 농구를 보여주고 있다.
감독 교체가 벌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전임 내쉬 감독(2승 5패, 28.5%)와 확연한 승률 차이를 보이며 14승 7패 승률 66.6%를 기록하고 있는 자크 본 감독의 지도력은 분명 인상적이다.
1975년생인 자크 본 감독은 앞서 감독으로서 성공을 단 한 번도 거두지 못했다. 냉정히 성공보다 실패를 예상한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서서히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감독직만큼은 성공적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NBA에서 뛴 본은 백업 포인트가드 수준의 선수였다. 얇고 긴 NBA 커리어를 이어간 그는 2010년부터 제2의 삶,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2시즌만에 NBA 감독직 제안이 왔다. 2012년 올랜도 매직이 스탠 밴 건디 감독의 후임으로 본을 앉힌 것이다. 지도자 경력이 2년밖에 안 되는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선택인데, 올랜도는 코치로서 본이 보여준 모습 뿐 아니라 선수 시절 본이 보여준 리더십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며 이같은 선택을 설명했다.
첫 감독직 결과는? 실패였다. 첫 2시즌동안 43승 121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뒤 세 번째 시즌서도 15승 37패로 부진하자 올랜도는 그를 시즌 중 중도 해고시켰다. 나이도 너무 어렸고, 지도자 경력도 부족했고, 그렇다고 선수 시절 스타 선수도 아니었던지라 라커룸 장악이 특출나지도 않았다. 그는 상대 감독에게 번번이 지략 싸움에서 패배했다. 실이 훨씬 많은 감독이었다.
올랜도에서 해고된 뒤 야인이 된 본. 그에게 두 번째로 러브콜을 전한 구단은 브루클린 네츠였다. 당시 네츠는 감독 경험이 전무한 케니 앳킨슨을 감독으로 선임했는데, 그를 보좌할 인물로 감독 경험이 있는 본을 선임한 것이다.
어시스턴트 코치로 다시 출발한 본은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갔다. 첫 시즌 브루클린은 동부 15위에 그쳤다. 하지만 철저한 내부 육성으로 재럿 알렌, 디안젤로 러셀, 스펜서 딘위디 등을 키워내면서 플레이오프권 팀까지 성장했다. 본은 이 과정을 코치로서 이끌며 지도자로서 역량을 키워갔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 그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앳킨슨 감독이 주축 선수들과 불화로 자진 사임하면서 코치였던 그에게 감독 대행의 자리가 찾아온 것이다.
올랜도 감독 시절의 실패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옛날에 비하면 지도자 경험도 훨씬 쌓였다. 정규시즌 10경기만을 남긴 시점, 지휘봉을 건네받은 본 감독은 팀의 플레이오프를 지휘해야하는 과업을 부여받았다.
결과는, 또 끔찍했다. 1라운드서 맞붙은 토론토에게 0-4 스윕패를 당했다. 경기들 대부분이 20점차 이상의 격차가 났고 최종전에서는 무려 150점을 내주며 122-150으로 패배한 것이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감독 대행을 다시 앉힐 수 없었다. 브루클린은 스티브 내쉬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고 본을 일반 코치로 강등시켰다.
본은 그렇게 또 리셋 되었다. 잠시 맛본 감독직을 내려놓고, 그는 일반 코치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11월 2일, 본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두 번째로 감독직에 앉았을 때와 상황이 여러모로 비슷했다. 새 감독 스티브 내쉬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한계가 명확했고, 브루클린은 시즌 중 그를 경질시켰다.
구은은 차기 감독으로 이메 우도카 전 보스턴 감독과 구두 협의해둔 상태였다. 본은 우도카가 오기까지만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역할을 맡았다. 구원 투수 역할이다.
냉정히 얘기해 커리어 마지막 감독직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가 앞서 감독으로 보여준 모습들이 너무 안 좋았고, 코치로서도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팀이 극심하게 부진하면서 우연히 찾아온, 마지막 기회였다.
본은 마음을 비웠다.
또 한 번 감독 대행이 된 뒤, 본은 선수들을 집합시켜서 본인의 메시지를 전했다.
"확실하게 얘기할게. 너희들이 내가 감독대행이 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든지, 난 쿨해. 정말로. 하지만 딱 한 가지는 확실히 얘기할게. 구단이 시카고 전 감독을 맡아달라고 해서 맡아줬고, 너희들 훈련 진행해달라고 해서 진행했어. 그 뿐이야"
"그리고 오늘 경기도 지도해달래. 지도할 거야.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한 것 뿐이야. 여러분들에게도 부탁할게. 이 결정에 대해 어떻게 느끼든, 여러분들의 직업에 충실하게 임해줘. 너희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줘"
진정성 있는 메시지에, 선수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감독 대행이 된 뒤 첫 경기서 본은 99-108로 패배했다. 하지만 이후 5경기서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팀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선수단에 투지와 열정이 생겼다. 3경기 연속 두 자릿대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조금씩 반전되기 시작했다. 브루클린이 차기 사령탑으로 예정했던 이메 우도카는 전 소속팀 보스턴에서 구단 여직원과 불륜을 저질렀던 인물이다. 이같은 인물을 감독직에 다시 복귀시키는 것에 대해 도의적 부담감이 따랐고, 브루클린은 결국 압박에 이기지 못한채 파격적인 선택을 내린다.
차기 사령탑으로 확정지었던 우도카와 계약을 돌연 포기, 자크 본을 정식 감독으로 앉힌 것이다.
션 막스 단장은 이같은 파격적인 선택에 대해 "본 감독이 첫 세 경기서 보여준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선수들이 단합이 되어서 경쟁하는데 보기 좋더라. 우리 팀의 촉매가 되어줬는데 이를 인정하고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적인 상황이 운이 따랐고, 본 본인도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잘 잡았다. 본은 그렇게 호화군단 브루클린의 감독이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 브루클린은 본이 감독이 된 뒤 승률이 40% 정도 상승했다. 어떤식의 지도자이길래 선수단이 이렇게 단합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즐기는 것이다.
"옛날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봐라. 농구 경기는 게임이었다. 아주 즐거운 것이었다. 옆에 있는 동료를 제압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고액연봉자가 되어서 세상을 떠돌아다니고 고급 호텔에 머물지만, 괜찮다. 본질에 집중해라. 농구 하는 것을 즐기고 사랑해야 한다"
또 강조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공격에서의 이타성이다.
"선수들에게 딱 한 가지 플레이를 보여줬다. 케빈 듀란트가 돌파 후 무명 유타 와타나베에게 패스를 전했고 와타나베가 3점슛을 성공시킨 장면이다"
"듀란트와 와타나베는 만난 적도 없었다. 잘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듀란트는 와타나베가 오픈된 것을 보자마자 패스를 전했다. 이것이 팀 농구다"
"같이 자라지도 않았고 출신 국가도 다르다. 하지만 농구라는 종목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둘은 서로를 평생 기억할 것이다. 그게 농구다"
전술 성향은 매우 과감한 편이다. 감독이 되자마자 철밥통처럼 주전을 지키던 벤 시몬스를 바로 벤치 멤버로 돌리는가하면, 유타 와타나베, 어드먼드 섬너, 카이리 토마스 등 벤치 선수들의 활용도는 상당히 높이고 있다.
선수들의 공통적인 의견에 의하면 팀 미팅도 매우 짧고 심플한 것을 추구한다고. 일례로 그가 감독 첫 승을 거둔 뒤의 라커룸 연설은 구단 유튜브에 공개적으로 전해졌는데, 본은 "내일 연습 없고, 오늘 고생했어"라는 말만 미팅 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은 팀에 규칙을 설정하지 않았다. "내가 교체하라고 하면 교체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늦으면 절대 안돼 따위의 규칙은 없다. 가끔은 늦을 수 있다. 선수들을 한 명의 인격체로 대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듀란트는 "본 감독은 아주 잘하고 있다. 변화에 과감하다. 이런 팀에 선수들은 있고 싶어한다"고 했고, 어빙은 "본 감독 아래 신뢰를 쌓아가고 있고 즐기고 있고 열심히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본 감독은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아가고 있다. 팀 성적을 드라마틱하게 올린 측면에서 결과도, 선수들의 투지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과정도 잡아가고 있다.
그가 지도자 인생 처음으로 명 지도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브루클린이 이같은 생산성을 이어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나락으로 치닫던 팀이 이처럼 바뀐데는 본 감독의 공이 절대적이다.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지는 지도자임에는 분명하다. '자크 본'의 행보가 궁금하진다.
#인터뷰 창조_the bridge, 야후스포츠, ESPN, NBA 공식 인터뷰, 뉴욕 포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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