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비록 뉴질랜드와의 8강전에서 아쉬운 내용까지 겹치며 분패하고 말았지만 조별(B조) 예선에서 보여줬던 좋은 경기력, 평균신장 196cm의 장신라인업 등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현재 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팀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다들 알다시피 이번 대표팀은 100% 풀전력은 아니었다. 주축선수 여럿이 빠졌고 부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경합이 됐을 후보군도 적지 않다. 향후 선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을 비롯 더 강한 대표팀 구성도 가능 할 것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아시안컵에서 뛴 12인은 이대성, 허훈, 허웅, 이우석, 최준용, 양홍석, 송교창, 장재석, 이대헌, 강상재, 라건아, 김종규 등이다. 빅맨진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고 정통파 1번이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색깔의 포워드진이 눈에 띈다. 실제로 추일승 감독은 포워드진을 중심으로 경기를 꾸려나갔고 그로 인해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장신 라인업이 가동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여기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존재하겠으나 적어도 이전까지 한국팀이 국제전에서 노출했던 ‘높이에 대한 약점’이 상당 부분 가려졌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팬들 또한 이제 막 추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더 완숙해질 포워드 농구가 기대되고 있다며 호평일색이다.
이번 대표팀 12인 중에는 일부 굵직한 선수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이승현(30‧197cm)을 비롯해 한국농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현중(22·202cm)과 여준석(20·203cm)이 대표적이다. 합류할 상황만 됐더라면 12인 명단에 당연스레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베스트5 후보로도 꼽힐만한 선수들이다.
대표팀내 이승현의 가치에 대해서는 ‘대체불가’라는 표현을 써도 모자람이 없다. 다소 아쉬운 신장으로 인해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이를 상쇄시키는 강력한 파워와 몸싸움 능력 거기에 남다른 투지까지 더해지며 과거 김주성이 그랬듯 누구로도 빈자리를 채울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강상재가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는데, 슈팅능력을 제외한 다른 전 부분에서는 이승현이 상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다.
G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 참석차 갑작스럽게 이탈하기는 했지만 여준석은 향후 국가대표팀을 이끌 중요한 핵심자원이다. 기회만 있으면 빈틈을 뚫고 덩크슛을 찍는 것을 비롯 그간 국내 선수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앨리웁 덩크까지 자유롭게 구사한다. 신장대비 운동능력에서 역대 최고급으로 꼽힌다. 거기에 3점슛, 미들슛 등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대표팀 화력을 책임질 주 공격수 후보다.
NBA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당한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수술 후 재활 중인 이현중 또한 여준석과 마찬가지로 대표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린다. 어린 나이, 높은 발전 가능성 등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기량만으로도 중요자원으로 분류되기에 손색이 없다. 이현중은 역대 대표팀 최장신 슈터다. 사이즈만 놓고 따진다면 전 세계 어느팀 슈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이충희, 김현준, 문경은, 조성민 등 역대 대표팀에는 빼어난 3점슛을 무기로 외곽을 책임지는 선수가 있어 왔다. 이현중은 이러한 계보를 이을 주전 슈터 후보이며 거기에 더해 사이즈에서 오는 다양한 이점까지 가지고 있다. 미국 무대에서는 전문 슈터로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으나 대표팀에서는 다르다. 신장대비 기동력, 테크닉 등에서 준수한 수준인지라 돌파, 속공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약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거기에 리바운드 능력도 좋아 이현중이 슈터로 나서게 되면 전체적 높이까지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안영준(26‧194.1cm)과 문성곤(29‧196cm) 또한 몸 상태만 좋다면 언제든지 대표팀 합류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의 최대 장점은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살림꾼형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대표팀에서 꼭 필요한 스타일인지라 특히 지도자들이 선호한다.
안영준은 전천후 마당쇠로 불린다. 공격 욕심을 크게 내지 않고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하다가 필요할 때는 효율성 높은 화력지원이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공수에서 무엇을 시키든 해낼 수 있는 유형으로 이런 선수가 팀에 있으면 감독의 전술 운용폭이 자연스레 넓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동료의 약점까지 상당 부분 채워주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소속팀 SK에서도 김선형, 최준용을 도와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며 우승에 일조했다.
문성곤은 국내 최고의 수비 스페셜리스트다. 공격력은 주전급 선수치고 평범 혹은 그 이하로도 평가받지만 수비에서의 엄청난 공헌도로 이를 커버해버린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코트를 뛰어다니며 자신이 맡은 상대를 철통 봉쇄하는 것을 비롯 도움 수비에도 능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그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송교창이 훌륭하게 메워줬다. 만약 문성곤, 송교창이 전략적으로 동시에 투입될 경우 엄청난 압박 수비가 기대된다.
전성현(30‧189cm)같은 경우는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크고 다재다능한 선수가 즐비한 대표팀에서 사이즈, 멀티능력, 수비력 등 어느 것 하나 두드러지지 않는 전성현이 꼭 필요하겠냐는 것이다. 슈터로서의 능력은 출중하지만 로스터 정원이 정해진 상태서의 경쟁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의견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성현은 국가대표 소집시마다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크다. 단순히 슈팅력이 좋은 것이 아닌 국내에서 원탑에 속하는 최고 수준의 슈터이기 때문이다.
그 외… 변준형, 김낙현 등도 건강, 컨디션 유무 등에 따라 여전히 국가대표팀을 노려볼만한 선수다. 유망주급 중에는 데이원 이정현 정도가 근접해있다고 할 수 있다. 가드진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대표팀 상황을 고려해보면 추후 발탁 가능성이 적지 않다. 거기에 빅맨진 세대교체를 위해서라도 하윤기, 이원석 등의 성장도 촉구되고 있는 분위기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홍기웅 기자, 한필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