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KBL 선수, 코칭스태프 중에서도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이들이 아주 많다. 이 중 전주 KCC의 포워드 이승현은 ‘슬램덩크 덕후’다. 스스로 “집에 슬램덩크 1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만화책이 그대로 있다. 슬램덩크를 보면서 농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자랐다. 대사 하나, 하나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승현이 슬램덩크를 처음 본 것은 부친 덕분이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께서 어느날 슬램덩크 만화책을 사오시더니 한번 보라고 하더라. 농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시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고 어린 날을 회상했다. 부친의 의도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이승현은 슬램덩크를 보면서 농구에 대한 열정을 더 불태울 수 있었다.
이승현은 오리온에서 뛰던 시절 슬램덩크에 관한 자신의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프로 첫 시즌(2015-2016시즌) 파이널에서 KCC와 만났다. 나는 220cm이 넘는 (하)승진이 형을 막아야 했다. 그때 KCC는 안드레 에밋의 득점이 너무 좋아서 에밋 봉쇄에 수비 포커스를 맞췄다. 승진이 형에게까지 도움 수비가 갈 여력이 없었다. 추일승 감독님도 내게 ‘승진이는 네가 1대1로 막야야 한다’고 하시더라. 키 차이가 너무 나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때 이승현은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를 떠올렸다. 188cm의 파워포워드 강백호는 산왕공고와의 전국대회 32강 경기에서 210cm의 신현필을 막아냈다. 이승현은 “산왕과의 경기 때 강백호를 떠올렸다. 몸을 낮추고 한쪽 팔, 다리로 버티는 자세였다.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승진이 형을 막았다. 키 차이가 많이 났지만 그나마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슬램덩크는 수많은 명장면, 명대사로 70~90년대 생 남자들에게 인생 만화로 자리 잡고 있다. 슬램덩크 이야기에 신이 난 이승현은 “산왕과의 경기에서 강백호가 등부상을 당한 뒤 벤치에서 안감독님에게 ‘영감님에게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나는 지금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수라면 다 그런 마음일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경기라면 몸이 좀 아프더라도 기꺼이 그렇게 뛸 것이다.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명대사다”라고 말했다.
KCC는 10일 수원 KT와의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이승현은 “경기 스케줄이 너무 빠듯해서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 슬램덩크 극장판이 너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엄청 들었다. 너무 보고 싶다. KT와의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기분 좋게 영화관에 가서 슬램덩크를 보겠다. 울지도 모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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