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바 스포트라이트 12화] 러셀 웨스트브룩 : 왕이시여, 덴버를 구하소서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4 02: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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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2024-2025시즌 개막 후,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한 주 동안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1월 13일 기준)

 

서부 컨퍼런스  

왕이시여, 덴버를 구하소서 by 러셀 웨스트브룩

기억을 되찾아가는 MVP : 러셀 웨스트브룩의 1월
평균 32.3분 출전 17.9점 8.0 어시스트 7.7 리바운드 1.1스틸
야투율 52.2%, 3점 슛 성공률 34.5%

최고의 가성비 : 러셀 웨스트브룩의 2024-2025시즌
팀 내 어시스트 2위 (평균 6.8개) / 팀 내 리바운드 4위 (평균 5.1개)
팀 내 스틸 2위 (평균 1.6개)

덴버 너게츠 : 서부 컨퍼런스 4위

단언컨대 이번 시즌 최고의 반전 중 하나다. 덴버 너게츠의 유니폼을 입은 러셀 웨스트브룩은, 개막 직후 극도의 부진과 함께 올 시즌 덴버 순위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그리고 38경기를 소화한 현재, 웨스트브룩을 향한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팀의 핵심 니콜라 요키치를 보좌하는 든든한 에너자이저이자, 동료들을 이끄는 원숙한 베테랑으로 거듭난 것이다. 가장 우려스러웠던 저조한 야투율도 어느새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NBA 팬들과 마이크 말론 감독이 기대했던 퍼포먼스다. 잊지 말자. 웨스트브룩은 한 팀에서만 무려 세 시즌 연속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왕으로 군림했던 남자다.

가장 긍정적인 건 웨스트브룩 특유의 다재다능함이 선수들과 잘 융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주전으로 도약한 후의 경기력이 눈부시다. 이번 시즌 덴버는 요키치와 자말 머레이, 애런 고든이 부상과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번갈아가며 자리를 비웠다. 때문에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 쭉 선발로 자리한 웨스트브룩은, 어떤 선수와 코트를 밟던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해 코트에 범용성 있게 녹여냈다.

빅맨 요키치와 호흡을 맞출 땐 철저히 픽 앤 롤 핸들러 & 기브 앤 고 커터, 코너 지역의 스팟 업 슈터 역할을 맡으며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반면 벤치 멤버들과 있을 땐 자신의 본래 장점인 업 템포 기반 농구를 활용, 경험으로 다져진 리바운드 장악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동료들의 쉬운 득점을 돕는 어시스트로 요키치가 없는 구간 팀의 경쟁력을 유지해줬다.

효율 역시 기대 이상이다. 놀랍게도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의 코너 3점 슛 성공률은 45.1%다. 개막 후 다섯 경기 3점 슛 성공률이 20%였음을 고려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또한, 웨스트브룩은 지난 11일 브루클린 네츠전에서 요키치와 함께 트리플더블을 달성, NBA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두 번 이상의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듀오로 이름을 새겼다. 이 모든 걸, 베테랑 미니멈 연봉을 받는 선수가 해냈다. MVP 출신의 베테랑과 가성비 계약을 맺은 덴버가 재평가받는 순간이다.

HOT ISSUE : 이래저래 반가운 웨스트브룩의 반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덴버는 여전히 요키치가 없을 때가 불안하다. 요키치가 뛰면 리그 최고 수준의 팀이지만, 벤치에 앉는 순간 순식간에 흐름을 내주며 패배한 순간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괜히 마이크 말론 감독이 요키치가 벤치에 앉으면 기도를 시작한다고 인터뷰한 게 아니다. 구단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2월부터 잭 라빈, 조던 풀 등과 꾸준히 루머가 뜨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덴버 로스터의 변화는 쉽지 않다. 반대급부로 내줄 카드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덴버 입장에선 웨스트브룩의 반등이 더욱 반갑다. 향후 어떤 트레이드가 이뤄질지 모르지만, 어떤 거래를 하더라도 덴버의 최종 과제는 ‘요키치의 휴식 시간 보장’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시장의 결과가 현상 유지라면, 덴버는 다시 요키치에게, 혹은 웨스트브룩에게 팀의 두 번째 우승을 기도해야 한다. 또한,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과거와 현재를 휩쓴 두 명의 MVP가 조종대를 잡은 덴버는, 무탈하지만 불안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

‘MZ 포인트가드’의 가치 by 타이리스 할리버튼

시즌 초 부진은 잊었다 :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1월 (10일까지 기준)
평균 32.9분 출전 24.8점 10.8 어시스트 3.4 리바운드
야투율 54.7%, 3점 슛 성공률 48.7%

인디애나 패스의 중심 :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2024-2025시즌
경기당 패스 횟수 경기 2위 (평균 75.1회)
경기당 어시스트로 창출하는 득점 4위 (평균 23.1점)

인디애나 페이서스 : 동부 컨퍼런스 5위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2025년이 너무나 반갑다. 컨퍼런스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즌 초를 벗어나, 1월 이후 여섯 경기에서 전승 행진을 달리며 어느덧 동부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시즌 초 극도로 부진했던 타이리스 할리버튼의 기량이 제 궤도를 찾으며 인디애나 역시 상승세를 탔다.
 



1월의 할리버튼은 공포 그 자체였다. 평균 20점&10어시스트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도 야투율과 3점 슛 성공률의 정교함마저 동반했다. 시즌 첫 열다섯 경기의 야투율이 37% 언저리였음을 고려하면 엄청난 반등이다. 단, 13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에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3쿼터부터 코트를 밟지 못했다. 경기는 108-93 대승이었지만, 인디애나는 팀의 메인 볼 핸들러 이탈이라는 악재를 안고 향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할리버튼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슛이 잘 들어가는 할리버튼과 인디애나는 이미 지난 시즌 NBA 컵대회 결승 진출로 그 위력을 증명했다. 실제로 인디애나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일곱 번째로 수비를 못 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했던 보스턴 셀틱스 다음으로 높은 오펜시브 레이팅을 기록하며 상대하는 팀마다 뒤가 없는 화끈한 공격 농구를 펼쳤다(120.5점).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2025년 :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날

오펜시브 레이팅 : 1위 (121.5점)
공수 평균 득실마진 2위 (15점)
어시스트 / 실책 대비 효율 1위 (2.74)
야투율 리그 4위 (49.0%)

새해의 인디애나가 가장 달라진 부분은 바로 야투 효율이다. 이는 먼저 언급했던 할리버튼 개인의 생산성과도 연결된다. 핸들러 활용이 뛰어난 릭 칼라일 감독의 지휘 아래, 인디애나는 할리버튼을 중심으로 위력적인 스윙 오펜스를 펼친다. 퍼리미터 자원들의 움직임을 강조하는 스윙 오펜스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득점을 추구하는 선이 굵은 농구가 특징이다. 마일스 터너와 파스칼 시아캄, 베네딕트 매서린같이 사이즈와 내외곽 득점력을 같이 보유한 선수들이 많은 인디애나에겐 안성맞춤 전술인 셈이다.

조율자로 나서는 할리버튼은 언제나 적절한 선택지를 정답으로 고르며 공격을 이끈다. 특히 빅맨인 터너를 페인트 존에 집어넣은 뒤, 윙 자원들을 3점 슛 라인에 배치하고 시작하는 1-4 대형의 세트 오펜스는 상대 팀 입장에선 악몽에 가깝다. 할리버튼이 직접 공격할지, 패스를 통해 사이즈 큰 윙 자원의 아이솔레이션을 시도할지, 터너를 위한 패턴을 연결할지 끊임없는 고민에 빠지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엔 할리버튼 개인의 공격 효율이 극도로 저조했기에 상대가 해당 옵션을 소거한 채 경기에 임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인디애나는 현대 농구가 원하는 ‘선택지를 강요하는 유기적인 공격’을 가장 잘 구현하는 팀 중 하나다.

핸들러 자원의 뎁스가 준수한 것도 한몫한다. 현재 할리버튼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되지만, 인디애나는 할리버튼의 공격력이 좋지 못할 때도 앤드류 넴하드와 TJ 맥코넬 등 훌륭한 보조 핸들러들의 지원 사격 아래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특히 이번 시즌 넴하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로선 3년 59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다. 할리버튼이 없을 땐 백코트의 핵심으로서, 때로는 클러치 구간 에이스로서 넴하드는 인디애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메인 핸들러에게 쏠리는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면 ‘체력 감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 -> 공격 조립의 어려움 -> 팀 전체 효율 하락’의 결말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을 경험한 인디애나는 더욱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인디애나에게 할리버튼이 없는 향후 일정은 위기가 아닌 시험대와 같다. 우승을 원한다면, 원맨 팀이 아닌 ‘원 팀’임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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