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NBA에서 가장 머리 아픈 팀은 단연 브루클린 네츠다. 오랜 역사에 비해 부진한 팀 성적을 탈피하고자 대대적 투자와 개편을 감행했음에도 돌아오는 것은 역대급 사고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캄캄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팀 성적, 이미지, 미래에 대한 방향성 등 어떤 것도 잡지못하고 있는 나날의 연속이다.
제임스 하든(32‧196cm), 케빈 듀란트(33·208cm), 카이리 어빙(29·188cm)의 빅3를 앞세워 자 신만만하게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전망은 밝아보였다. 무조건 우승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 챔피언을 놓고 다툴 정도는 예상됐다. ‘너무 공격적인 조합이다’, ‘밸런스가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사실 해당 조합이 제대로만 돌아가면 별문제는 없어 보였다.
3명 모두 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지라 돌아가면서 활약만 해줘도 상대팀에서는 제어하기 힘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 전당포 라인업으로 불렸던 구성과 달리 전성기를 지나지 않은 라인업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컸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상황에 따라서는 왕조도 가능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후 브루클린의 행보는 ‘농구는 팀 스포츠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아픔만 반복하고 말았다. 불행의 시작은 가장 우려했던 악동 어빙의 일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어빙은 셋 중에서 가장 악동끼가 넘치는 선수다. 본인 할 일은 하면서 악동 짓을 벌이는 이전의 케이스와 달리 팀 성적까지 망쳐가면서 사고를 치는 무책임한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때문에 어빙의 행보를 놓고 시즌 전부터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브루클린 팬들은 ‘이제는 나이도 있고,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에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뛰지 않을까’라는 희망섞인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혹시’는 ‘역시’가 되고 말았다. 자신만의 신념에 빠져 코로나 백신접종을 거부하며 제대로 코트에 나서지 않은 것을 비롯 코트 안팎에서 여러 가지 구설수를 일으키며 팀내 분위기를 제대로 흐렸다.
빅3에 대한 의존도가 큰 브루클린 입장에서 한축이 제멋대로 궤도를 이탈하자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하든과 듀란트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표류하는 어빙을 잘 잡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는 것이 최상이었겠지만 그렇지않더라도 둘만 호흡이 잘 맞았어도 브루클린은 충분히 경쟁력있는 강팀으로 도약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든은 더 이상 함께하기를 거부하며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팀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던 브루클린은 필라델피아와의 빅딜을 통해 벤 시몬스(25‧211cm)를 데려왔다. 문제는 시몬스 역시 어빙 못지않은 악동이라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상하면 객관성 등은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유형이었다.
차라리 네임밸류는 떨어져도 성실한 마인드를 갖춘 선수를 데려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다가올 시즌에도 과연 시몬스가 팀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까 여전히 의구심이 남고 있다. 거기에 어지러운 팀 분위기를 추스르며 캡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듀란트는 별다른 의욕도 보여주지 못한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브루클린의 진짜 막장드라마는 시즌이 끝나고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하든이라는 주연이 떠났지만 또 다른 주연 듀란트, 어빙에 차세대 주연후보 시몬스까지 있었던지라 셋이 의기투합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새시즌 반격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주연들은 브루클린에서 제대로 드라마를 찍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어빙과 듀란트는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대놓고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팀 분위기를 막장까지 몰아가고 있다.

어빙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했다. 뻔뻔스러운 행보가 한두번이 아닐뿐더러 워낙 일반적인 예상을 깨트리는 캐릭터였던지라 어디로 튀어도 이상하지 않을 인물이다. 그만큼 어빙은 불신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 어빙은 LA 레이커스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뛰고 싶는 의사를 대놓고 표출중이다. 실력은 인정하지만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손대기 어려운 카드가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어빙을 다독이면서 갈 수 있는 몇 안되는 팀으로 보인다. 브루클린 역시 어빙과의 동행은 힘들다고 판단하고 어떻게든 카드를 맞춰볼 공산이 크다.
사실 브루클린 팬들에게 가장 큰 실망을 주고 있는 선수는 듀란트다. 듀란트는 구단 수뇌부에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팀을 떠날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는 구단은 물론 팬들 입장에서도 충격이다. 어빙이야 어느 정도 그럴줄 알았다는 분위기지만 듀란트는 예상 밖이다.
팀내 중심 선수로서 코트 안팎에서 고르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빙같은 4차원 사고뭉치 또한 아니었기 때문이다. SNS 등의 잘못된 활용으로 인해 찌질한 이미지도 있었으나 나름 성실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브루클린은 듀란트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듀란트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유는 어빙과의 협상에 임하는 팀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기적인 것을 넘어 ‘정상적인 성인이 맞나’라고 의심스러울 정도다. 올시즌 어빙으로 인해 팀이 망가져버린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듀란트다. 그런 상황에서 팀내 간판스타로서 분위기를 추스르기는 커녕 말도 안되는 억지성 발언을 내뱉고 있다.
더욱이 듀란트는 브루클린에게 큰 고마움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 입장이다. 그는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브루클린에서 1년을 재활로 쉬었다. 팀은 고액연봉자인 듀란트를 이해하고 기다려줬다. 어빙, 하든 등을 데려온 배경에도 듀란트의 의견을 반영한 부분이 컸다. 팀의 미래를 듀란트에게 걸고 모든 것을 맞춰주었다. 떠날 때 떠나더라도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최소한의 결과물은 브루클린에게 주는게 맞다.
하지만 듀란트는 아랑곳없이 자신의 기분이 가는 데로 움직이는 모습이고 SNS상에서 이를 지적한 팬에게는 조롱섞인 답글로 대응하며 빈축을 샀다. 덕분에 평판은 더욱 나빠지며 골든스테이트 시절에 일궈냈던 우승 조차 ‘버스 탑승에 불과하다’는 저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순수한 기량 자체는 역대급으로 꼽힘에도 주인공 이미지는 점차 흐려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한단계 위상이 올라간 스테판 커리와는 정반대 행보다.
배신감이 큰 브루클린 입장에서도 듀란트를 쉽게 트레이드 시킬 마음은 없어보인다. 마음이 떠났다는 점에서 한배를 탈 가능성은 적지만 자신들도 합당한 대가를 받고 듀란트를 보낼 생각이다. 지극히 당연하다. 때문에 처음에 듀란트에게 관심을 보였던 상당수 팀들은 적지않은 출혈을 의식해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다. 스스로 커리어를 깎아먹고 있는 듀란트와 어빙의 막장드라마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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