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유도훈 감독이 문유현에게 동영상을 보냈습니다

안양/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3 08: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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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안양/정다윤 기자] 문득 최근에 읽은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

질풍은 몹시 빠르고 거칠게 부는 바람을 뜻하고, 경초는 억센 풀을 말한다. 바람이 거셀수록 풀의 강인함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곤란이 닥쳤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의 면모와 진가가 드러난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번 드래프트 1순위, 정관장 문유현(21, 180cm)이 지금 그 문장에 서 있다. 1순위의 영광을 누렸던 그는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간을 지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이 이유였다.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멈춰 서는 일. 신인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시험이다. 유도훈 감독에 의하면 1월 초 복귀 예상이다.

 

문유현은 근황을 설명했다.

몸 상태는 너무 좋아지고 있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고, 이제 곧 복귀를 할 것 같다. 팬들께서 정말 많이 기다려주신 만큼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팀에 기여를 하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 팀에 투입되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여하고 싶다.

드래프트 당시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눈이 부실 만큼 받았다. 그러나 리그는 멈추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조명은 다른 신인들에게 비춰지고 있다. 그 속에서 자연스레 마음이 바빠진다. ‘나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하는 감정이지 않나.

문유현도 그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를 정말 너무 뛰고 싶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셨다. 트레이너 형들도 너무 잘 챙겨주신다. 다른 신인들이 하는 걸 보니까… 사실 조급해하지 않으려 해도 조금은 조급하게 되더라(웃음). 그래도 그런 걸 다 이제 이겨내고, 코트에서 결과로 증명한다면 조급함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릴 줄 아는 선수일수록 멈춤의 의미를 먼저 배워야 한다. 문유현은 유도훈 감독과의 미팅에서 그 답을 찾았다. 휴게소였다. 더 멀리, 더 빠르게 가기 위해 잠시 속도를 낮추는 선택. 지금의 멈춤은 지연이 아니라 다음 질주를 위한 준비아닐까.

코치님들도 괜찮다고, 항상 몸 상태를 체크해 주신다. 감독님이 나에게 영상도 보내주셨다. 하늘에서 준 시련에 대한 영상이다. ‘큰 선수가 되려면 하늘에서 시련을 준다’는 내용이다. 그걸 이겨낼 그릇인지를 시험해서 이겨내면 큰 사람이 된다는 거다. ‘고속도로에 가는 휴게소일 뿐’이라고. 감독님 말씀이 내게 너무 큰 위안이 됐다.

감독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정말 소셜미디어에서 보던 대로 그 한마디에 임팩트가 너무 크다. 모두 깊이 새겨 듣는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코트 위에서는 동기들의 존재감이 선명해지고 있다. 햇볕을 먼저 받은 새싹들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잎을 틔우고 있다. 강성욱(KT)을 비롯해 양우혁(한국가스공사), 김건하(현대모비스), 강지훈(소노)까지 각자의 존재감으로 리그에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너무 잘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 한편으로는 부담이 많이 되기도 한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고, 완벽하게 복귀해서 그 선수들보다 잘하는 게 목표다. 또 1순위로 뽑힌 만큼 1순위의 진가를 보여줘야 될 것 같다.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게 발전하려고 한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묵직하게 남는 말이었다.

어린 풀일수록 바람이 불지 않으면 스스로의 강도를 알기 어렵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은 종종 감사함과 겸손을 잃는다. 한때 허훈(KCC)이 털어놓았던 고백이 겹쳐 떠오른다. “난 어릴 때 시합 좀 뛰면 거들먹거렸는데…”라는 솔직한 반성처럼.

공냥이(수훈 선수의 인형) 수집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거에 집중하겠다. 꼭 부모님, 형들, 팬들,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형들한테 예쁨 받는 선수가 되겠다. 재밌는 일화도 있다. 형들이 나에게 ‘밥 먹으러 왔냐고. 밥값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웃음). 제대로 밥값하겠다.

지난 12일, 강성욱은 본지 인터뷰에서 문유현과의 식사 약속이 취소된 일화를 전한 바 있다. 그 이야기에 문유현은 웃으며 받아쳤다.

파투는 성욱 선수(?)가 냈다. 너무 월드클래스가 됐다. 연락을 안 하더라(웃음). 다쳤는데도 연락도 안 하고…. 당연히 농담이다. 잘하고 있어서 너무 보기 좋다고 꼭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동기 부여도 되고 자극도 된다. 그렇지만 선수라면 어쨌든 한쪽은 지고 이기지 않나. 무조건 내가 이기겠다. 내가 한 단계 더 좋은 선수라는 걸 (강)성욱이한테 꼭 보여주고 싶다. 팬들께도 내 이름을 꼭 각인시키겠다.

바람이 불수록 억센 풀은 뿌리를 더 깊이 내린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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