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리뷰] 전문가들의 시즌 판도 예측 얼마나 맞았나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1 05: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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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가 10월 31일 경기를 끝으로 종료됐다.

서울 SK가 극강의 경기력으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수원 KT와 고양 오리온이 그 뒤를 이으며 공동 2위를 차지했다. 4위는 원주 DB가, 서울 삼성, 전주 KCC, 대구 한국가스공사, 안양 KGC 등이 공동 5위에 자리하며 혼전을 펼치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가 하위권을 형성 중이다.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현재, 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는 시즌 개막 전 예상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공은 둥글다’는 말이 새삼 와닿는다. 1라운드가 끝난 뒤 결과와 비교해 봤을 때,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과시하며 순항 중인 팀이 있는가 하면, 하위권 예상 뒤엎고 자신들만의 색깔로 선전하고 있는 팀도 있었다.

창단 5번째 1R 7승 SK, 허훈 없이도 잘하는 KT

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사령탑 중 6명이 KT를, 2명이 SK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이제 고작 1라운드를 치른 것에 불과하지만 두 팀은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과시하며 시즌 초반 KBL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SK의 기세가 남다르다. 전희철 감독 체제로 올 시즌 새로운 출발을 알린 SK는 그동안 자랑해왔던 스피드에 유연함과 단단함을 더하고 있다. SK는 현재 10개 팀 중 유일하게 경기당 90점(91.1점)이 넘는 득점을 기록, 막강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경기당 속공 득점이 16.9점으로 압도적 1위(2위는 10.3점의 KGC)를 달릴 만큼 SK 특유의 '스피드 농구'를 시즌 초반부터 잘 구현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SK의 1라운드 7승은 구단 통산 5번째로 세운 기록이다.

에이스 김선형이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건강하게 돌아온 최준용과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팀의 주 득점원으로 자리 잡은 안영준, 그리고 지난 시즌 신인왕 오재현과 FA로 팀에 가세한 슈터 허일영까지 선수 구성에 빈틈이 없다. 최준용은 1라운드 평균 18.1점 5.4리바운드 2.8어시스트로 기록에서도 말해주듯이 그야말로 경기력이 절정에 달해 있다. 허일영 역시 외곽에서 팀이 득점을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슈터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불안 요소로 꼽혔던 자밀 워니가 지난 시즌 부진을 훌훌 털어버리고 제 기량을 다시 되찾은 것도 SK가 초반 상승세를 달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SK의 강세는 2라운드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KT의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다. 1라운드 막판 연패를 타며 주춤하는 듯 했지만 전주 KCC와 안양 KGC를 연파하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무엇보다도 현재까지 KT의 성적은 에이스 허훈 없이도 이뤄낸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 허훈은 시즌 개막 전 왼 발목 인대를 다쳐 전치 4∼6주 진단을 받은 터라 적어도 2라운드 초반까지는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우승 후보로서의 면모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 KT는 1라운드서 허훈 없이도 6승을 따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력이다. KT는 그동안 수비가 약한 팀으로 이미지가 굳혀 있었다. 특히 지난 3시즌 동안 평균 실점이 꼴찌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확실히 수비력이 예년보다 좋아졌다. KT는 올 시즌 평균 실점 76.6점으로 이는 최소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적생 정성우와 신인 박지원이 앞선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수비력이 탄탄해졌다. 여기에 김동욱-김영환-양홍석으로 이어지는 장신 포워드 라인의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으로 KT에 합류한 김동욱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기존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경기 조율 능력과 패스 능력을 두루 겸비한 그는 허훈의 빈자리까지 메우고 있다. 이 가운데 신인 하윤기까지 합류하면서 화룡정점을 찍었다. KT는 대학 최고 센터 하윤기의 합류로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골밑을 확실하게 보강하게 됐고, 하윤기는 1라운드 평균 9.3점 4.6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두가 깜짝 놀란 '꼴찌 후보' 삼성의 반란

서울 삼성은 올 시즌 전 최약체로 지목받았다. 그 예로 개막에 앞서 본지 설문에 참여한 20명의 농구전문가 중 무려 18명이 삼성을 꼴찌로 예측했다. 선수 구성이 타 구단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하위권 성적이었음에도 오프시즌 동안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다는 점에서 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최근 4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얻은 상위 순번 드래프트 지명권을 행사하고도 제대로 된 선수 육성도 하지 못했다는 점도 치명타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이슈도 있었다. 삼성은 오프시즌 동안 선수단 전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되는 등 훈련에 지장이 있었다. 이 여파로 전초전 격인 KBL컵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예상과도 너무 달랐다. 삼성은 1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4승 5패를 거둬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시즌 초반 삼성이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비교적 선전할 수 있었던 데는 단연 김시래와 아이제아 힉스 원투펀치의 역할이 크다. 이상민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아예 김시래 위주의 농구를 하겠다고 판을 깔아줬다. 그리고 그 옆에 멋진 파트너까지 붙여줬다. 힉스다. 김시래와 힉스가 펼치는 2대2 픽-앤-롤 플레이는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달릴 수 있을 때는 속공 트레일러로서 역할도 겸하는 등 둘은 그야말로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달릴 수 있는 빅맨 신인 이원석의 합류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시래는 올 시즌 평균 7.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이 부문 현재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꼴찌’라는 전망이 삼성을 자극하고 있다. 우선 훈련 방식부터 아예 바뀌었다. 그 과정 속에서 선수들은 개개인마다 경쟁의식을 고취시켰다. 틀을 잡았고, 그 틀을 이어가기 위해 피 튀기는 연습을 이어갔다. 이상민 감독은 "무조건 꼴찌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에 선수들이 오기를 품고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오프 시즌 훈련량이 부족했는 데도 이 정도로 뛰어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삼성이 2라운드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이 밖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전주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는 시즌 전 예상과 다르게 출발이 좋지 않았다. KCC는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개막 3연패 수렁에 빠지는가 하면, 주축인 송교창과 정창영의 부상 이탈까지 겹치면서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외국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1라운드가 끝난 현재 3승 6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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