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세린 인터넷기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이변이 일어났다. 이번 시즌 부상자가 속출한 SK는 지난 시즌에 이어 ‘KING’이 되진 못했다. 대신 ‘KING SLAYER’로 변모했다. SK는 KCC의 13연승을 막은 지 정확히 일주일 후 현대모비스의 8연승을 저지했다. 그리하여 여전히 1위 KCC와 2위 현대모비스는 4게임차다. 중위권 못지않게 하위권 싸움 역시 치열하다. 삼성과 LG가 흔들리는 사이 각각 SK와 DB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언더독의 반란으로 동결되었던 KBL 순위에 변화가 생기려 한다.
효율 싸움, 외국선수 VS 국내선수

지난 3라운드 맞대결에서 KT는 신구 조화가 돋보였다. 베테랑 김영환과 ‘변치 않을 거목’ 박준영이 총 47점을 몰아치며 KT가 87-72로 승리했다.
DB와 KT는 나란히 4라운드 평균 턴오버 2위(13개)와 3위(12.4개)를 지키고 있다. 또한 4라운드 수비력이 DB는 6위(79.8점), KT는 7위(80.1점)로 양 팀 모두 평균 미만이다. 그러나 공격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4라운드 공격력을 비교해보면 KT는 3위(82점), DB는 9위(74.6점)다.
두 팀 모두 뚜렷한 국내선수 ‘삼대장’을 가지고 있다. DB는 김종규-두경민-허웅, KT는 김영환-허훈-양홍석이다. 그러나 각 팀의 삼대장의 4라운드 활약이 상이하다. DB와 KT의 주축 3인방의 4라운드 평균 기록을 나열해보겠다. 괄호 안의 순위는 국내선수 기준이다.
DB
김종규: 9.4득점(20위) 5.4리바운드(6위) 3.5어시스트(12위)
두경민: 8.2득점(29위) 2.3어시스트(24위)
허웅: 9.3득점(22위) 3.9어시스트(10위)
KT
김영환: 11.3득점(12위)
허훈: 17득점(2위) 7.3어시스트(1위)
양홍석 15.6득점(5위) 7.3리바운드(1위)
KT는 국내선수 득점 20위 안에 3명이, 10위 안에 2명이 들어간다. 이와 달리 DB는 20위에 턱걸이로 김종규가 들어갔다. 두경민은 이번 시즌 평균 13.3득점(7위) 4.2어시스트(9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손목과 허리 부상이 겹치면서 기량이 떨어졌다. 두경민은 1라운드엔 평균 득점이 16.1점이었으나 매 라운드 공격력이 조금씩 하락하여 결국 현 4라운드에선 8.2점으로 급락했다(16.1▶15.5▶12.3▶8.2).
KT의 원투펀치 허훈과 양홍석은 각각 어시스트와 리바운드 1위로 개인 능력치가 평균 이상으로 뛰어나다. 그러나 이 젊은 듀오와 김영환이 잘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T는 3위 내로 입성하지 못하고 4-5위에 머물고 있다. KT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주전들의 출전 시간, 다른 하나는 외국선수의 기량이다.
KT의 삼대장은 이번 시즌 전체 선수 중 평균 출전시간 10위 안에 모두 든다. 허훈은 평균 34분 12초(1위), 김영환은 33분 20초(4위), 양홍석은 31분 21초(7위)다. 10위 안에 같은 팀이 3명인 경우는 KT뿐이다. 특히 3라운드엔 이 3명의 선수가 모두 5위 안에 들 정도로 KT는 이 3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23일 전자랜드전의 경우 KT는 득점 우위 시간이 39분 44초로 경기 내내 경기 리드를 상대에게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다음 경기를 위해 4쿼터에 김낙현-차바위-이대헌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반면 KT는 이미 결정난 승패와 연전임에도 불구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그리하여 허훈(5분 36초), 김영환(7분 55초), 양홍석(6분 56초)은 4쿼터에 최소 5분 이상을 소화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실패는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 결국 KT는 다음 경기였던 LG전에서 접전 끝에 77-81로 패배했다.

DB는 국내선수진에선 KT에게 밀리는 형세다. 그렇지만 외국선수 능력치에선 DB가 우위를 차지한다. 외국선수 기준 4라운드 평균 기록을 나열해보겠다.
DB
얀테 메이튼: 16.3득점(6위) 7.8리바운드(10위)
저스틴 녹스: 13.8점(11위) 6.9리바운드(14위)
KT
브랜든 브라운: 14.9득점(9위) 8.9리바운드(6위)
클리프 알렉산더: 7.7득점(16위) 5리바운드(16위)
DB의 경우 두 외국선수 모두 매 라운드 평균 득점 두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메이튼은 KBL 첫 데뷔전에서 17분을 뛰고 19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바가 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적이 18경기 중 6번에 불과하다. 이렇듯 외국선수의 기량 및 효율은 DB가 KT보다 우세하다.
부상자가 돌아온 DB는 아직 경기력 난조를 보이지만 조금씩 승리를 쌓아 9위 LG와 단 1게임뿐이다. KT는 국내선수들의 활약으로 꾸역꾸역 중하위권으로 도약했지만 반등할 시기에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다. 최하위 탈출과 중상위권으로의 도약 중 누구의 염원이 더 간절할까.
정의로운 SK…강강약약

양 팀 모두 최근 4경기 승패는 ‘패승패승’으로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특히 SK의 경기력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1위와 2위의 연승질주를 끊어버린 SK는 ‘강강약약’이다.
SK는 최하위 DB와의 졸전 끝에 6점 차(57-63)로 패했다. 이 패배는 SK에게 각성제로 작용했다. 약 3일간의 휴식 후 SK는 공수에서 결점이 없는 1위 KCC를 상대로 접전 끝에 2점 차(82-80) 승리를 거두었다. 킹슬레이어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SK는 5위 KT에게 14점 차(65-79) 패배 후 바로 다음 날 2위 현대모비스를 19점 차(93-74)로 압도했다. 이날 SK의 득점 우위 시간은 37분 4초로 올 시즌 전반 최다 득점(60점)을 기록했다.

SK의 불안정한 경기력의 요소 중 하나는 바로 1옵션 자밀 워니다. 워니의 득점력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하락하다 4라운드에 다시 반등하고 있다(22.7▶20.1▶16▶18.8). 그렇지만 워니는 여전히 평균 득점 2위(19.4점)와 리바운드 5위(8.6개)로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다만 경기 기복이 말썽이다.
문경은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짚었다. 문 감독은 현대모비스전 승리 후 "꾸준함이 있어야 하는데 워니의 득점력에 기복이 있다. 미네라스 혼자 그나마 꾸준히 득점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워니의 득점력이 계속 유지되면 더 좋을 텐데 아쉽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감독의 말대로 퇴출 위기에 각성한 닉 미네라스는 물오른 슛감을 발휘하며 승부처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미네라스는 최근 승리한 KCC전과 현대모비스 전에서 평균 29득점을 기록했다. 미네라스는 1라운드 대비 현 4라운드 평균 득점이 6.6점 오르며 워니와 상반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9▶11.8▶16.7▶15.6).
만일 SK가 승리한다면 16승 20패로 삼성과 공동 7위가 된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승패를 거듭하는 와중에 이제는 SK가 경기 내용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머피의 법칙

고양 오리온은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창원 LG와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오리온은 3위(20승 15패), LG는 9위(12승 23패)다.
지난 3라운드 맞대결에서 LG는 캐디 라렌이 25득점 15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으로 분전했다. 하지만 이젠 더블더블을 기록한 라렌은 부상으로 없다. 대신 LG는 캐디 라렌의 공백을 테리코 화이트-박정현 조합으로 채우고 있었다.
박정현은 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출전 시간이 조금씩 길어짐에 따라 개인 기록이 차차 올라갔다. 4라운드에 들어서 박정현은 1라운드 대비 출전 시간이 12분 36초가 늘어났고 평균 기록은 6득점 3.5리바운드 상승했다(6분 35초 1득점 1.8리바운드▶ 19분 11초 7득점 5.3리바운드). 그리하여 박정현은 잠재된 능력이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에게 또 다시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박정현은 전자랜드전 2쿼터 초반 오른쪽 발목을 다쳐 코트를 떠났다. 박정현의 부상으로 화이트를 투입할 수 없었던 LG는 리온 윌리엄스가 30분을 소화했다.
조성원 감독은 박정현의 상태에 대해 “(오른쪽 발목을) 딛는데 아프다고 한다. 내일 병원에 가봐야 한다”며 박정현의 부상이 심상치 않다고 전한 뒤 “(테리코) 화이트를 기용하려면 큰 국내선수가 받쳐줘야 한다. 화이트가 상대 키 큰 외국선수를 막기에는 힘과 높이에서 딸린다. 고민을 해봐야 한다”라며 앞으로 경기를 걱정했다.
LG는 빅맨인 서민수마저 연이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서민수는 이번 시즌 평균 21분 48초 동안 8.3득점 2.8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었기에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그 와중에 박정현마저 다쳤다.
연이은 악재로 인해 LG는 빅맨 라인업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다. 이는 기록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LG는 전자랜드와의 제공권 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렸다. 공격 리바운드는 3-7, 수비 리바운드는 18-28로 열세였다.
연패에 빠진 LG는 이 난관을 타파하지 못한다면 DB와 1게임차기 때문에 최하위로 미끄러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1위VS 2위

4라운드 기록을 비교한다면 KCC는 '창'이라면 현대모비스는 '방패'다. KCC는 4라운드 평균 공격력이 오리온과 공동 1위(83.8점), 현대모비스는 5위(80.4점)다. 반면 수비력은 현대모비스가 2위(76.5점), KCC는 4위(77.4점)다.
현대모비스는 KBL KING인 숀 롱이 버티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득점(20.9점)과 리바운드(11.4개) 1위인 롱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KT전의 경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롱(43점)과 장재석(20점)뿐이었지만 두 선수가 팀 득점의 2/3이상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유재학 감독은 롱에 대한 고마운 점과 아쉬운 점을 언급한 바가 있다. 유 감독은 "최근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숀) 롱이다. 숀 롱이 가운데서 잘 버텨준 덕분이다. 필요할 때 넣어주는 게 가장 크다. 그걸 롱이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롱은 몸이 좀 나중에 올라오기 때문에 기다려줘야 한다. 그게 팀 전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에 대적하는 KCC의 두 외국선수도 만만치 않다. 타일러 데이비스는 14.8득점(8위) 10.4리바운드(2위), 라건아 13.5득점(10위) 9.1리바운드(4위)로 전반적인 수치가 높다. 라건아(61.2%)와 데이비스(57.1%)는 나란히 야투율 2,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확도도 뛰어나다.
지난 3라운드 맞대결에서 KCC는 국내선수들의 손끝이 뜨거웠다. 송교창-유현준-김지완이 70% 이상의 야투율을 뽐내며 47점을 기록했다. 당시 KCC는 18개의 3점슛 중 7개를 넣은 반면 현대모비스는 17개 중 4개에 그쳤다.
하지만 4라운드엔 3라운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3라운드 평균 3점슛 성공률은 KCC가 1위(37.2%), 현대모비스가 8위(31.6%)였다. 그러나 4라운드엔 현대모비스가 3위(35.8%), KCC가 9위(32.3%)를 기록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부상에서 슈터 전준범이 돌아왔기 때문에 그의 슛 벨런스와 감각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현대모비스의 공격 옵션은 보다 다채로워질 것이다. 또한 승리하기 위해서는 외곽슛과 더불어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현대모비스가 승리한 1라운드의 경우 제공권 싸움에서 38-28로 우세했으나 패배한 2-3라운드 모두 리바운드에서 밀렸다(32-34, 26-33).
#사진_점프볼DB(홍기웅, 윤민호, 문복주 기자)
점프볼 / 김세린 인터넷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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