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L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제도 재점검 TF팀을 운영했다. 이곳에는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FA 제도는 선수들의 가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제도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FA 제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A선수는 FA 제도 재점검 TF팀을 통해 FA 제도 관련 논의가 있다고 하자 “기본적으로 TF 팀을 꾸릴 때 선수 대표가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모든 걸 KBL과 구단이 운영하지만, 형식적으로도 선수가 그곳에 들어갈 수 없다”며 “변할 거 같지 않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TF팀을 꾸려도 구단 입장에서만 이야기가 된다. 야구처럼 선수협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서서 말을 하는 선수도 없고, 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괜히 이런 말을 했다가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한다. 이런 환경이 안 되는데 이런 걸 제시한다고 해서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걸 꺼렸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했다. 익명을 보장한다는 조건 하에 인터뷰에 응했다. 프로농구의 주체 중 하나인 선수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환경부터 바뀌어야 한다.
A선수는 그러면서 “제일 큰 문제는 보상 제도다. 모든 종목이 보상이 다 있지만, 몇 년 전까지 이름값이 있는 선수는 팀을 옮기는 게 흔치 않았다. 지금은 자율 협상이라서 그건 KBL이 나름 개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보상 제도는 구단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잡기 위해서 보호 장치를 걸어두는 거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KBL 자체가 폐쇄적이다. 보상 제도를 유연하게 바꾸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보상 제도 완화를 언급했다.
B선수는 “FA 제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는 건 확실하다”며 “보상 제도가 많이 세분화 되어 있다. 특히, (선수 보수 순위) 30위와 31위는 실력 외적으로 차이가 크다. 누구는 이득을 보고, 누구는 불이익을 보는 현실이다. 200%는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A선수와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보수 30위 이내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보상선수와 전년 보수 50% 또는 전년 보수 200%를 원 소속 구단에 내줘야 한다. 31위에서 40위는 전년 보수의 100%, 41위부터 50위는 전년 보수의 50%가 보상 규정이다. 단, 만 35세 이상 선수가 이적할 경우에는 보상이 없다.
B선수는 “만35세는 완전 무보상이다. 나이로 35세를 기준으로 하는 건 애매하다. 얼리(대학 졸업하기 이전 드래프트 참가)도 많이 나온다. 그 선수들을 기준으로 보면 연차로 가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젊은 선수들이 프로에 더 일찍 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보완이 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연차도 반영되는 제도 개선 의견을 내놓았다.

D선수는 “저는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한다. 보상제도 자체가 선수를 위한 것보다 구단을 위한 제도다. 선수에게 이득이 되는 건 단 하나도 없다. 그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개선이 되었으면 한다”며 “선수들이 바라는 건 보상 규정을 없애는 거지만, 없앨 수 없다. 축구로 따지면 이적료라고 볼 수 있어서 구단도 이득을 봐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니까 완전히 없애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융통성 있게 완화를 하면 좋겠다. 선수에게 안 좋으니까 그런 쪽으로 논의가 되었으면 한다”고 앞선 선수들과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E선수는 에이전트가 협상을 해주길 바랐다.
“딱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에이전트다. 우리는 농구 선수다. 구단과 선수가 협상을 하는데 서로 불편할 수 있다.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면 최상이지만, 금전적인 이야기가 오가고, 서로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계약을 하면 지속적으로 같은 팀으로 지내야 하는데 서로 얼굴이 붉혀지면 선수 입장에서 힘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 개선이 된다면 에이전트가 인정이 되면 좋겠다.”
국내선수도 규정상 외국선수처럼 에이전트(FIBA 자격증 소지자 또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에이전트가 FA나 연봉 협상을 선수들 대신 나서는 사례는 거의 없다. KBL 관계자도 “에이전트 제도가 분명 있다. 에이전트가 연봉 협상을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구단에 안 좋은 이미지는 심어준다고 여겨서 그렇게 하는 선수가 없다”고 했다.
E선수는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KBL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도 자리를 잡고 있지 않다. 에이전트가 대신 협상을 한다면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KBL에서 공시해서 FA 협상에서는 대리인을 동행할 수 있다고 한다면 선수 입장에서는 되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도의 개선 등 이런 건 선수들이 이야기를 하기 힘들고, 선수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수 입장에서 느낄 때 말도 조리있게 잘 해서 협상에 자신있는 선수가 있는 반면 힘들어 하는 선수도 있다. 일부 선수는 서로 얼굴 붉히는 걸 불편하게 느낀다. 그럴 경우 에이전트가 협상을 해주면 너무 좋을 거다.”
F선수도 E선수처럼 “에이전트가 있는 게 아니다. 축구나 야구는 있다. 에이전트가 있으면 선수가 크게 신경을 안 써도 좋은 대우로 계약하는 도움을 받는다”며 “선수는 개개인이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 반대로 구단 관계자들은 능수능란하다”고 에이전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F선수는 FA 협상뿐 아니라 평소 연봉 협상에서 느낀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NBA는 기록이 굉장히 세분화가 되어 있지만, KBL은 그렇지 않다. 분명 KBL은 수비에 특화된 선수가 있고, 그런 선수가 팀에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런 게 수치화 되지 않는다. 연봉 1억도 받지 못하는 선수가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보다 더 열심히 한다. 그런 선수들도 충분히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구체적 수치가 나와 있다면 연봉 협상이나 FA 협상 때 좋을 건데 눈에 보이는 큰 기록만으로 평가를 하지 않나 싶다. (KBL의 기록으로는) 선수의 가치를 정확하게 매기지 못한다.
투자를 많이 하면 성적이 난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하려면 시장을 더 키워야 한다. 하지만, 매년 선수들은 구단에서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연봉 협상이 아니라 연봉 통보를 받는다. 그럼 매년 기분이 상하고, 구단과 선수 사이가 멀어진다. 팀에 대한 애정이 있는 선수와 애정을 가질 수 없는 선수가 생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수들에게 더 해주려고 하면 선수들도 ‘이 팀이 좋다, 이 팀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는데 선수들이 느끼기에 (구단에서) 연봉을 어떻게든 낮추려고 하니까 결국에는 FA가 되면 잘 해주는 팀이 눈에 보여서 그 팀으로 가고 싶고, 그럼 그 팀이 성적이 나게 된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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