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사직에 새겨진 ‘51, 14’… 다시 한번 새겨보는 허웅의 가치,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6 09:02:4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이상준 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명절 연휴를 맞아 본 회차에서는 지난 회차에서도 조명한, 부산 KCC 가드 허웅의 ‘51점 3점슛 14개’ 대기록의 숨은 이야기를 ‘한 번 더!’ 그려보고자 한다. 새해의 첫 명절인 만큼, 새해를 빛낸 허웅의 51점은 그만큼 강렬하다.

“또 한번 깨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 허웅(KCC)


“야! 올 시즌에 허웅이 한 경기에 3점슛 14개 넣고 51점 할 거야. 두고 봐.” 누군가가 시즌이 개막하기 전, 이 말을 했으면 겉으로는 공감할 지 언정 속으로는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 팀이 기록하기도 어려운 3점슛 14개를 혼자서? 비웃기 바빴을 것이다.

허웅이 걸출한 슈터라도,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라 보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필자에게 허웅은 좋은 선수, 좋은 슈터이지만 그렇게 위압감을 주는 선수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외려 다른 슈터에 주목하는 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시즌 초, 생각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였달까. 개막전부터 29점을 쏟아낸 허웅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던지는 3점슛은 족족 림을 통과했고,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16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위닝 3점슛은 “미쳤다!”라는 말을 육성으로 내뱉게 했다. 미쳤다는 감탄사 이후 16일 지난 시점, 그는 1라운드 MVP를 목에 걸었다. 한 라운드 9경기 평균 34분 출전, 18.3점 2.7개의 경기당 3점슛으로.

“허웅 수비가 관건이다” “허웅을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라운드 이후로 KCC를 상대하는 사령탑들의 라커룸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단순히 경계해야하는 슈터를 넘어 KCC의 공격 1옵션이라는 것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허웅은 부상을 겪으며 멈춘 시기도 있었지만, 최준용과 송교창, 허훈까지 번갈아가면 다친 KCC를 굳게 지켰다.

그에 대한 보상과 노력의 결실은 지난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맺어졌다. “또 들어갔어요 허웅! 허웅!” “허웅이 미쳤어요!” 쉴새 없이 터지던 허웅의 3점슛에 중계진의 말에서 가장 많이 들린 이름도 허웅이다.

“어라? 어라?” 하는 순간, 기록지에 찍힌 숫자는 51 그리고 14였다. 51은 그의 득점, 14개는 그의 3점슛 개수를 가리킨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밀어주기 제외)이자 개인 한 경기 최다 3점슛. 놀라움의 연속에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당시 필자는 WKBL 청주 KB스타즈와 부산 BNK 썸의 경기를 취재 중이었다. 그러나 멀리서 들려오던 허웅의 ‘폭격쇼’에 잠시 KBL 기록프로그램을 켰고, 감탄의 박수를 치고 말았다. “내가 허웅을 이렇게나 몰랐구나”라는 생각에 넋을 놓고 있었다.

대기록이 휩쓸고 간 한 주. 허웅은 12일 가량이 지난 14일과 15일, 부산 홈 팬 앞에 섰다. 그 앞에서 여전히 ‘뜨거운 손 끝’을 과시하며 20점과 21점을 폭격했다. 10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자 6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경기 후 영상 하나가 사직에 재생됐다. 허웅의 51점과 3점슛 14개를 기념하는 시간이 열린 것. KBL의 역사를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허웅도 팬과 함께 당시를 회상했다. “그날은 흐름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안 들어갈 슛도 들어갈 것 같은 감이 있었습니다. 스크린 타이밍도 좋았고, 패스도 좋았죠. 하나하나 조각이 맞춰진 느낌이었습니다. 운도 조금 따랐던 것 같고요.”

그런가하면 사직체육관 한 켠은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KCC가 준비한 허웅의 대기록 기념 티셔츠를 사려고 한 팬들로 꽉찼기 때문. 51, 14, HEO UNG이 새겨진 티셔츠는 빠르게 팔려나갔다. 역사를 담은 굿즈야말로, 기억을 또렷하게 하는 장치가 아닐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역사를 세웠다고 하니까 뿌듯하네요. 제가 만든 기록이지만, 또 한번 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구단과 KBL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기록을 해낸 허웅. 그는 1993년생으로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러나 나이를 잊은 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