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고려대 감독 “우리 정환이, 민규, 건희는요…”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08: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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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원규 기자] 강성욱, 강지훈, 김명진, 문유현, 윤기찬, 이유진에 고등학생 양우혁까지.


2025 KBL 신인드래프트. 얼리 참가자만 14명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구단과 팬은 즐겁다. 즐겁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이 특히 그렇다. 그들을 바라보는 대학 감독들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도 그랬다. ‘KUSF 대학농구-U리그(이하 대학리그)’ 4년 연속 통합우승과 사상 두 번째 전승 우승에 한 걸음만 남았다. 어떻게 준비할 건지 질문에 “우리(고려대) 4학년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지” 얘기만 반복했다.

▲ 우리 4학년들이 얼마나 좋은지

결승전 준비는 특별한 게 없다고 했다. 시즌 전부터 “복습하는 마음으로 즐겁게”를 강조했던 주 감독이다. 2020년 부임 이후 꾸준히 고려대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것에 익숙한 선수들이다. 경기에 집중하면 전승 우승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은 둥그니 승부를 속단할 수 없다. 성균관대가 만만한 팀도 아니다. 상대와 비교해 고려대의 가장 큰 강점은 우승 경험이 많다는 점이다.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어봤다. 그 저력을 2025년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길 기대한다.

특히 박정환에 대한 기대가 크다. 8일 중앙대와 준결승, 공격이 답답했던 4쿼터에 박정환이 ‘딥쓰리’로 숨통을 텄다. 최근 드문 정통 포인트가드 유형의 박정환은 3점 슛 성공률도 높다. 이번 시즌 3점 슛 성공률이 46.2%다. 팀이 꼭 필요로 할 때 강력한 한 방을 선물한다.



2023년 MBC배도 그랬다. 뛸 선수가 부족한 최악의 상황에서 2학년 박정환이 팀을 이끌었다. 연세대와 결승전에서 16득점 9어시스트 등 매 경기 뛰어난 활약으로 팀에는 우승컵을, 스스로에게는 최우수선수상을 선물했다.

연세대전에서 3점 슛 6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켰다. 출전 시간은 38분 16초. 박정환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커 벤치에서 쉴 수 없었다. 이후 부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재활을 거쳐 다시 기대했던 박정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주 감독은 “(박)정환이의 리딩, 2대2와 패스는 프로에서도 통할 수준”이라며 특히 “속공 상황에서 달리는 선수를 잘 본다. 슛 거리가 긴데 정확한 것도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외국인 선수와 2대2는 기본이고 달리는 포워드 농구에도 능숙하다는 것이다.

“(머리의) 순발력이 좋다”는 재미있는 말도 덧붙였다. “순간순간 판단이 빠르고 요령이 있어 평범한 스피드가 약점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주 감독은 KBL의 레전드 가드다. 가드에 대한 평가 기준이 높다. 그런 그도 박정환의 타고난 감각과 바스켓 센스를 높이 평가한다.

▲ 피지컬과 3점 슛, 김민규와 이건희

김민규의 신장은 196센티다. 그런데 맥스 버티컬 점프 리치(도약했을 때 팔을 뻗은 최대 높이를 측정)가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가장 높다. 맥스 버티컬 점프도 안다니엘에 이어 2위다. 큰 신장에 남다른 탄력과 스피드는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주 감독은 “굉장한 피지컬을 타고났다”며 “수비만 보완하면 송교창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김민규를 높이 평가했다. 그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만 “수비 전술의 이해도가 다소 낮은 점이 아깝다”고 표현했다.

고려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는 대학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었을 것이다. 이번 시즌 경기당 득점은 7.7점이다. 그런데 이것을 40분으로 환산하면 평균 25득점을 훌쩍 넘는다. 벤치에서 나와 이 정도의 공격 생산성을 보여줄 자원은 흔치 않다.

드리블 능력도 좋다는 평가다. “박정환, 문유현, 양종윤이 있어 (김)민규까지 (볼 핸들러) 롤을 줄 시간이 없었다”며 “드리블은 웬만한 가드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빠른 가드를 만나면 김민규의 장점이 더 살아난다”고 김민규 활용법도 제안했다.

중학교 3학년 나이에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 펜데믹 세대다. 고등학교 때 운동할 수 없었던 기간이 길었다.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인 고려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학업에서 벗어나 농구에만 전념하는 김민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건희도 고려대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이건희는 양종윤과 함께 정규리그 전 경기를 소화한 팀 내 유이한 선수다. 3점 슛이 필요할 때 주 감독의 눈은 가장 먼저 이건희를 향한다. 슈팅 능력은 대학의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또 하나 칭찬한 것은 수비다. 강철 체력에 하체 힘이 좋다고 했다. “상대 슈터를 악착같이 따라가 슛을 주더라도 쉽게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요령이 부족하다. 주 감독은 “한 명만 막으라고 하면 잘 따라다닌다. 프로에서 조금만 다듬으면 수준급 3&D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이건희의 3점 슛 성공률은 44.4%다. 이번 시즌 전반기 성공률은 35.7%다. 지난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WUBS에서 고려대 대표로 3점 슛 컨테스트에 참가했다. 후반기 부진으로 성공률이 낮아졌지만, 이건희의 3점 슛 능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이건희는 여준석, 신주영 등과 함께 입학했다. 입학 첫해부터 고려대는 대학리그 통합우승 여정을 시작했다. 이두원, 문정현, 박무빈, 김태훈 등 뛰어난 선배들과 함께였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쟁자들이 너무 강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더 많은 땀으로 매년 출전 시간을 늘렸다.

▲ 미안하고 고마운 이건희, 김민규, 박정환

주 감독에게 이들은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다. 팀이 힘들 때면 이들을 찾았다. 그리고 이들은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고려대여서 출전 시간이 적었지만, 고려대여서 잘하는 선수들과 훈련하고 뛸 수 있었다. 그것 역시 소중한 성장의 자양분이다.

대학에서의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그 경기만 이기면 전무후무한 대학리그 통합 4연패를 이룬다. 3년 연속 아쉽게 놓쳤던 전승 우승도 달성한다. 김민규, 박정환, 이건희만 그 역사를 온전히 함께할 수 있다.



이건희는 “누구보다 끈기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김민규는 “저의 탄력을 과시하여 ‘스프링’이라는 별명을 얻고 싶다”고 했다. 박정환은 스스로를 “위기 속에서 더 강해진 선수”라고 했다.

3인 3색, 그러나 함께 고려대 4년을 지켜왔다. 그리고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승부를 준비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누구보다 충실하게 오늘을 준비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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