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34도, 에어컨도 없다!' 그들이 농구에 미치는 이유

서울/변서영 / 기사승인 : 2022-07-09 08: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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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울/변서영 기자] 체감 34도의 폭염, 에어컨 없는 환경에도 아마추어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코트를 뛰어다닌다. 무엇이 그들을 뛰게 만든 것일까.

 

8일 국민대학교 체육관에서는 제38회 국민대학교 총장배 전국대학 아마추어 농구대회(이하 국민대배) 남대부, 여대부 경기가 펼쳐졌다. 치열한 조별예선 끝에 남대부 16강, 여대부 8강 일정이 시작됐다. 이날은 남대부 16강 토너먼트로 8강에 진출할 8팀을 가린다.

 

국민대배는 매년 한여름 장마철에 열린다. 34도 폭염주의보 날씨, 체육관엔 에어컨도 없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8강 진출을 위해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 대부분의 경기가 접전이었을만큼 치열한 몸싸움, 수준 높은 플레이가 펼쳐졌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동남아와 비슷한 높은 습도도 이들의 농구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모두 농구를 취미로만 즐기고 있는 아마추어 대학 선수들임에도 프로 못지 않은 열정을 자랑한다.

 

농구공을 처음 손에 잡은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농구에 대한 진심 만큼은 한마음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어보자.

 


송주호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 친형이 농구 동아리를 하는 걸 보고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다. 농구 하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마침 프로 경기 직관도 많이 하고, 슬램덩크도 보면서 완전히 빠져 들었다. 그렇게 계속 하다보니 지금은 동아리 주장도 맡게 됐다. 사실 주장을 맡으며 책임감 때문에 농구가 잠시 싫어진 적도 있었지만 막상 하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국민대배는 세 번째로 참가한다. 너무 더워서 탈수 증상이 계속 왔고, 공이 자꾸 미끄러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승부욕이 강하다보니 매 경기 진심이 되는 것 같다.

 

류성재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 농구만큼 저한테 몰입감을 주는 게 없다. 이만큼 짜릿함을 주는 스포츠가 없다. 4번 포지션을 맡고 있는데 수비를 잘하거나 득점을 잘해서 이겼을 때 쾌감이 엄청나다. 지금은 성균관대의 주장이지만 동호회 농구도 병행하고 있다. 모든 대학 농구 동아리는 국민대배에 참가하고 여기에서 우승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대학교 농구 대회' 하면 '국민대배다!' 하는 게 있다. 그래서 매년 참가해왔다. 앞으로도 제가 부상으로 다치지 않는 한 농구를 평생 하고 싶다.

 

 

3학년이지만 국민대배에서 이번에 처음 코트를 밟은 학생도 있었다. 대회를 운영하는 국민대 농구 동아리 KUBA 소속이라 저학년 땐 마핑 일을 했고, 이후 실력을 키워 주전 선수로 성장했다. 2차 예선에선 경기 MVP를 수상하는 쾌거도 있었다.

 

조연우 (국민대 스포츠산업레저학과) : 1,2학년 땐 코트를 밟지 못하고 마핑 일만 했었다. 경기를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동아리 내에서 연습도 많이 해서 실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예선 2차전에선 MVP를 받기도 했다. 이제 수비와 궂은일, 몸싸움에는 자신있다. 엘리트 선수 출신 친구와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붙어다니며 길거리 농구를 해왔다. KUBA 동아리를 들며 이젠 농구에 진심이 되어 버렸다. 부모님도, 여자친구도 '그럴 거면 농구랑 살아라' 라고 한다(웃음). 

 

 

국민대학교 중앙 농구동아리에는 특별한 선수가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대한민국 혼혈인 22학번 신입생 윌 프레드다.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엄연한 한국인이다. 중학교 땐 전교 1등, 고등학교 땐 전교 회장을 하며 스펙을 쌓은 그는 당당히 수시 일반 전형으로 국민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현재는 중앙동아리 TAB에서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13점 6리바운드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프레드는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고자 했지만 부모님의 심한 반대로 취미로 남겨야 했다. 용산고 농구부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도 거절해야만 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비선출 출신 농구 최강자'이다.

 

윌 프레드 (국민대 기계공학과) : 혼혈이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외국인 학교에 다녔고 고등학교 때는 집에서 가까운 용산고에 다녔다. 처음엔 인종차별도 당했지만 운동을 잘하니까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농구를 잘한다고 유명해져서 용산고 농구부 감독님이 집까지 찾아오셔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기도 했다. 선수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못했다. 여준석, 박정환, 신주영(이상 고려대), 이현호(성균관대), 김동현(KCC) 등도 다 아는 사이이다.

 

나의 농구 열정은 100 중에 100이다. 농구 아니면 내가 없다고 생각한다. 농구 인생 그 자체다. 취미로 계속 할 생각이다. 비선출 농구 출신 최강자가 되고 싶다.

 

#사진=국민대 농구동아리 KU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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