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역사를 가진 NBA에서도 왕조로 불리는 혹은 그에 준하는 위상을 가진 팀은 많지 않다. 특정팀 독주가 지속되기에는 각팀의 견제가 치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대에는 스타급 선수들의 활발한 이적과 이른바 슈퍼팀 결성으로 인해 예전보다 우승으로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는 평가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4시즌 동안 파이널 우승팀은 계속해서 바뀌어왔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로 불리는 카와이 레너드가 토론토 랩터스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기더니, 다음 시즌에는 슈퍼팀 전도사 르브론 제임스가 명가 LA 레이커스에 또 한번의 우승을 추가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슈퍼팀 전성시대가 오는 듯 했으나 밀워키 벅스 프랜차이즈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무려 50년 만에 팀 역사상 두번째 우승을 만들어내며 역사에 남을만한 스토리를 써냈다.
그런점에서 올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시대의 지배자라고 할만하다. 최근 10시즌 동안 4차례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스몰볼’이라는 트랜드를 리그를 넘어 전세계에 유행시킨 주역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동안 1회 이상 우승을 기록한 팀은 골든스테이트를 제외하고는 없다. 주축 선수들의 예상치못한 부상이 없었다면 1~2회 우승 추가도 가능했을 것이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골든스테이트가 높은 평가를 받는데에는 여러 굵직한 슈퍼팀 사이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중심으로 다수의 우승을 차지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많은 슈퍼스타들이 팀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서도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한팀에서 있으며 여러차례 우승을 만들어낸 프랜차이즈 3인방 스테판 커리(34‧191cm), 클레이 탐슨(32‧198cm), 드레이먼드 그린(32‧198cm)은 역대급 트리오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이들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낸 배경에는 능숙한 조합의 힘도 컸다는 분석이다. 얼핏 봤을 때 3인방은 서로간 잘 안맞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구성이다.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라는 명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커리는 전통적인 1번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공격력이 돋보이는 슈터형 포인트가드다.
거기에 2번 탐슨도 슈팅 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슈터이며 그린은 파워포워드치고 사이즈도 크지않으며 패스나 리딩능력을 겸비했다고는 하지만 득점력은 리그 최하위권 수준이다. 이들이 서로간 일정 부분을 희생하면서 좋은 쪽으로 잘 맞춰져서 그렇지 반대의 경우였다면 삐걱거릴 수도 있었던 조합이다. 1번, 2번이 경쟁적으로 슛을 난사하고 파워포워드는 의미없이 공이나 돌리고 있으면 자칫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다.
셋의 장점은 개인의 능력도 좋지만 플레이 스타일, 전략적인 부분에서 서로 잘 맞는다는 부분이다. 커리는 슈팅 1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다소 이기적인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볼 소유욕이 많지않은 스타일이며 볼없는 움직임에도 능하다. 슛을 많이 던진다고는 하지만 독불장군형으로 득점을 이끌기보다는 동료의 찬스를 충분히 봐주는 성향이다. 동료들과 함께 뛰면서 공격을 펼치는 플레이를 선호한다.

거기에 더해 그린은 최고의 수비력에 더해 볼을 잘 돌리는 4번인지라 앞선의 슈터를 잘 활용해준다. 기본적으로 셋다 볼을 독점하지 않으며 팀플레이, 스페이싱에 능하다는 점에서 함께 할 경우 다양한 시너지가 발생한다. 팀 입단 때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췄다는 부분도 강점이다. 거기에 커리의 부드러운 리더십, 탐슨의 묵묵한 모범생 기질, 그린의 군기반장 역할이 잘 어우러지며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셋 모두 믿고 따를 수 있는 유형의 리더다.
그런 프랜차이즈 3인방을 중심으로 스티브 커 감독은 팀 골든스테이트의 시스템 농구를 제대로 입혔다.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에서 강점을 가지며 외곽슛, 일대일, 속공 등 다양한 부분으로 화력전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을 비롯 수비시에도 끊임없는 도움 수비와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그런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체력적 문제는 특유의 로테이션을 통해 해결했다.
팀 골든스테이트가 무서운 이유는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잘 짜여진 시스템 농구가 제대로 정착된 상태인지라 신인, 외부영입 등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도 쉽게 톱니바퀴의 한축이 된다는 사실이다. 타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마저 이러한 시스템 덕에 활약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셋이 부상 등으로 정상 가동이 잘 안되던 기간에도 좋은 신인을 키우고 외부에서 알짜선수들을 데려와 계속해서 선수층을 보강했다.
다음 시즌에도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3인방은 여전히 함께 하지만 게리 페이튼 2세, 네만야 비엘리차, 오토 포터 주니어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쳐진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골든스테이트 최대 강점중 하나가 로테이션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적지않은 출혈이 예상된다.
물론 단테 디비첸초 등 새로운 전력 영입이 계속되는 것을 비롯 팀의 미래로 불리는 모제스 무디가 2022 서머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등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하는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후 어떤 깜짝 스타가 탄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믿는 구석은 역시 팀원전체가 하나가 되어 돌아가는 팀 골든스테이트의 시스템이다. 디펜딩챔피언 골든스테이트가 다음 시즌에도 리그를 정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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