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수 있는 전반전의 김정은, 이상범 감독의 빠른 생각 전환

용인/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5 10: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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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용인/이상준 기자] 이상범 감독의 변화, 김정은과 하나은행을 바꿨다.

과거 2017-2018시즌. 원주의 레전드 김주성(현 DB 감독)의 현역 마지막 시즌에 부임한 이상범 감독은 그를 줄곧 후반전에만 출전시켰다. 승부처에만 온 힘을 쏟게 하는 전략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제대로 적중했다. 이는 또 하나의 레전드 윤호영(현 중앙대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주성과 윤호영은 전반전 아껴놨던 체력을 후반전에 집중, DB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100% 수행했다. 당시 DB의 정규리그 우승에 이 같은 이상범 감독의 기용이 힘을 어느 정도 보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7년이 지난 현재. 이상범 감독은 WKBL로 둥지를 옮겨 어쩌면 당시의 김주성과 같은 레전드를 일원으로 만난다. 김정은이 그 주인공.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정은은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위한 부지런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1987년생, 산전수전 다 겪은 김정은도 나이로 인한 출전 시간 감소는 어쩔 수 없다.

이런 김정은을 두고 이상범 감독은 시즌 전부터 “(김)정은이는 과거 (김)주성이처럼 후반전 위주로 기용한다. 쉬다가 승부처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활용 계획을 전했다. DB 사령탑 부임과 하나은행 사령탑 부임의 시작이 데칼코마니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는 곧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아무리 레전드라 하더라도, 남자 선수와 컨디션 관리에 차이는 있다. 누군가는 후반전에만 나가도 100%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해도, 수시로 짧게나마 뛰어줘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선수도 있다. 후자에 속한 김정은은 이상범 감독을 찾았다.

“정은이가 건의를 했어요. ‘감독님 저 그냥 전반전도 5분 만이라도 뛰면 안 될까요? 안 그러면 계속 앉아 있다가 나가는 거라 오히려 밸런스가 깨져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원래 과거 주성이를 기용하듯 하려 했는데… 이게 남자 선수와의 차이를 제가 간과했더라고요. 이제는 정은이의 말처럼 적극적으로 1쿼터나 2쿼터에도 기용을 해보려고요. 또 하나 배웠네요.”

변화는 곧 코트에서 드러났다. 이전 2경기 줄곧 후반전에 모습을 보인 김정은은 1쿼터 1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코트를 밟았다. 이후 2쿼터에도 나선 그는 ‘배혜윤 제어’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노련한 김정은이 수비의 축 역할을 하자 배혜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자연스레 다른 삼성생명의 공격 옵션도 묶였다.

김정은이 일찍이 중심을 잡은 효과였을까. 하나은행은 1쿼터를 23-24로 리드당하며 마쳤지만, 2쿼터를 기점으로 줄곧 리드를 지켰다. 3쿼터 내내 이이지마 사키(34점 9리바운드)의 활약을 바탕으로 두자릿수 리드를 이어갔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1경기일 뿐이지만, 다른 김정은 출전 방안이 힘을 보탠 것도 맞다. 이상범 감독도 “정은이의 배혜윤 수비가 역전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우리 팀 선수들의 강점이 젊음이다. 어느 팀하고 붙어도 후반전에는 체력적인 것에서 앞선다. 정은이가 2쿼터, 그 시작점을 잘 막아줬다. 중심축이 되어서 잘했다”라고 평가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때로는 과감한 생각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 있다. 이상범 감독이 그랬고, 하나은행은 1승을 적립했다.

#사진_WKBL 제공, 양윤서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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