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2017-2018시즌. 원주의 레전드 김주성(현 DB 감독)의 현역 마지막 시즌에 부임한 이상범 감독은 그를 줄곧 후반전에만 출전시켰다. 승부처에만 온 힘을 쏟게 하는 전략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제대로 적중했다. 이는 또 하나의 레전드 윤호영(현 중앙대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주성과 윤호영은 전반전 아껴놨던 체력을 후반전에 집중, DB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100% 수행했다. 당시 DB의 정규리그 우승에 이 같은 이상범 감독의 기용이 힘을 어느 정도 보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7년이 지난 현재. 이상범 감독은 WKBL로 둥지를 옮겨 어쩌면 당시의 김주성과 같은 레전드를 일원으로 만난다. 김정은이 그 주인공.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정은은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위한 부지런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1987년생, 산전수전 다 겪은 김정은도 나이로 인한 출전 시간 감소는 어쩔 수 없다.
이런 김정은을 두고 이상범 감독은 시즌 전부터 “(김)정은이는 과거 (김)주성이처럼 후반전 위주로 기용한다. 쉬다가 승부처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활용 계획을 전했다. DB 사령탑 부임과 하나은행 사령탑 부임의 시작이 데칼코마니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는 곧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아무리 레전드라 하더라도, 남자 선수와 컨디션 관리에 차이는 있다. 누군가는 후반전에만 나가도 100%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해도, 수시로 짧게나마 뛰어줘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선수도 있다. 후자에 속한 김정은은 이상범 감독을 찾았다.

변화는 곧 코트에서 드러났다. 이전 2경기 줄곧 후반전에 모습을 보인 김정은은 1쿼터 1분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코트를 밟았다. 이후 2쿼터에도 나선 그는 ‘배혜윤 제어’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노련한 김정은이 수비의 축 역할을 하자 배혜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자연스레 다른 삼성생명의 공격 옵션도 묶였다.
김정은이 일찍이 중심을 잡은 효과였을까. 하나은행은 1쿼터를 23-24로 리드당하며 마쳤지만, 2쿼터를 기점으로 줄곧 리드를 지켰다. 3쿼터 내내 이이지마 사키(34점 9리바운드)의 활약을 바탕으로 두자릿수 리드를 이어갔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사진_WKBL 제공, 양윤서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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