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 이정현에게 찾아온 위기, 발목 통증에도 쉬지 않는 이유 있을까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2-10 16: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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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금강불괴’ 이정현이 흔들리고 있다.

전주 KCC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단독 선두로서 26승 12패를 기록, 2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3게임차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런 KCC가 최근 위기를 맞았다. 지난 서울 삼성 전에서 역전 승리를 거두며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최근 7경기에서 3승 4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이루지 못했다.

KCC가 흔들리는 이유는 많다. 타일러 데이비스와 라건아의 예상치 못한 부진은 핵심 원인이다. 더불어 12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쌓인 피로도, 여기에 KCC의 강점인 빠른 공수전환에 이은 얼리 오펜스를 상대가 의도적으로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데이비스와 라건아의 부진은 일시적일 뿐, 언제든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또 부상 선수들이 돌아옴에 따라 KCC 특유의 공격 농구가 살아나고 있다. 길게 갈 문제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이자 현재 해결이 어려운 건 바로 에이스 이정현의 컨디션 저하다. 지난 1월 27일, DB 전을 끝으로 그의 경기력은 점점 바닥으로 향했다. 우리가 알던 이정현은 없었다. 슈팅 밸런스는 무너졌고 KBL 최고의 무기이기도 한 2대2 플레이 역시 실종됐다.

이정현의 부진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건 바로 기록에 있다. 그는 이번 시즌 들어 벌써 두 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2-2013시즌 이후 무려 8시즌 만의 일이다. 최근 5경기에선 평균 23분 30초 동안 6.4득점 1.8리바운드 2.0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이정현이란 이름값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진이다.

이정현의 부진에 있어 근본적 원인은 완전치 못한 발목에 있다. 사실 그의 발목은 유일한 약점이기도 하다. ‘금강불괴’로 불릴 정도로 단단한 몸을 자랑하는 이정현에게 있어 최근 수년간 계속 부상 이슈가 붙어온 부위다.

2017-2018시즌 개막 직전에 발목 부상을 당한 바 있으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중국과의 순위결정전에선 자오루이의 더티 플레이에 발목이 꺾이기도 했다.

1987년생으로 한국 나이 35세인 이정현은 이제 젊은 선수가 아니다. 최근 들어 의학 기술의 발달, 철저한 몸 관리로 30대 중반 선수들의 기량 역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성기 기량을 마음껏 뽐낼 시기는 이미 지났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정현은 물론 KCC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전창진 감독 역시 “(이)정현이의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수술까지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나이가 있어 고려하고 싶지는 않다. 재활훈련을 철저히 해 당일 컨디션을 보고 출전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우려했다.

아프면 쉬면 된다. KCC는 이제 이정현이 없으면 안 되는 팀이 아니다. 물론 여전히 영향력은 크지만 그의 공백을 아예 못 채울 정도로 전력이 약하지 않다. 승부처에서의 강한 심장은 그리울 수 있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한 이정현은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다. 또 이정현 역시 그동안 철저한 희생 정신을 통해 팀을 이끌어왔다. 그가 쉰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이정현은 쉴 수 없다. 그에게는 연속 출전 기록이라는 큰 명예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현재 458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상무, 국가대표 등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출전했다. 2위 추승균 해설위원의 384경기를 훌쩍 넘어선 대기록이다. 그가 코트에 서는 순간 알게 모르게 새로운 기록이 계속 세워지고 있다.

이정현에게 있어 연속 출전 기록은 엄청난 명예다. 발목 통증으로 인한 부진에도 그가 쉴 수 없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이정현에게 쉬어야 한다고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불행 중 다행히 KCC는 오는 11일, SK 전을 끝으로 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정현 역시 국가대표로 차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다. 결장이 아닌 출전을 고집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국가대표 휴식기 이후 이정현이 정상 컨디션으로 코트에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의 나이는 선수로서 많은 편이고 이전만큼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다. 우려의 시선이 짙은 현시점에서 과연 이정현은 또 한 번 ‘금강불괴’로서의 위엄을 보일 수 있을까. 정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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