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오늘, 동부와 삼성의 5차 연장 혈투를 기억하는가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1 16: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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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12년 전 오늘은 KBL의 역사가 쓰여진 날이었다. 당시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이상민 당시 삼성 가드와 전창진 동부 감독은 정확히 12년 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감독 대 감독으로 다시 맞붙는다.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전주 KCC와의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날 경기에는 많은 스토리 라인이 얽혀있다. 먼저 11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KCC는 이날 승리 시, 12연승으로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인 12연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이 있다. 바로 이날 '1월 21일' 날짜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정확히 12년 전 오늘로 시계를 돌려보자. 2008-2009시즌이 한창이던 2009년 1월 21일, 당시 1위를 달리고 있던 원주 동부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테렌스 레더와 이상민, 이규섭 등이 중심을 이룬 서울 삼성과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당시 상대 전적은 3승으로 삼성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반드시 삼성 전 첫승을 따내겠다는 절치부심의 각오로 임한 동부는 팀의 기둥 김주성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 전반을 46-44로 앞섰고, 4쿼터 막판 패색이 짙은 상황 속에서도 이광재가 4점 플레이를 완성,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양 팀의 치열했던 승부는 한 번의 연장으로도 모자랐다. 코트는 시종일관 후끈 달아올랐다. 쉴새없이 몰아치고 막아내길 반복했다. 결국 승부는 5차 연장전까지 가서야 갈렸다. 당시 기준으로 KBL 출범 이래, 3차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는 네 차례. 4차 연장전까지 간 경기조차 없었는데, 양 팀의 혈투는 5차 연장전까지 치닫으며 새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의 말에 따르면 KBL에서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기록 프로그램이 있는데, 당시 기록 프로그램 서버는 5차 연장까지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현장 경기원들도 쉴 틈 없이 확인작업을 해야 했다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기자도 현장에 경기를 직접 보러가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TV 중계를 통해 숨 죽이며 역사적인 경기를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총 8명이 퇴장당하는 등 경기는 막판까지 치열하게 흘러갔고, 결국 65분 간 이어진 혈투 끝에 미소를 지은 건 동부였다. 동부는 연장전에서만 각각 18점, 12점을 넣은 웬델 화이트와 강대협의 활약에 힘입어 최종 스코어 135-132로 승리, 대혈투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강대협은 경기 종료, 25.6초를 남기고 결승 자유투를 성공시켰고, 무려 61분 57초를 뛰며 KBL 역대 단일 경기 최장 시간 기록을 갈아치운 윤호영은 마지막 삼성의 공격을 멋진 블록슛으로 저지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당시 동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코트 한 가운데서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반면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한 삼성은 이상민이 15득점 8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헤인즈(33득점)와 레더(26득점), 차재영(19득점), 이규섭(17득점) 등 주전과 벤치가 고루 활약했지만 마지막 동부산성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리고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KBL의 큰 그림일까. 공교롭게도 당시 동부산성을 이끌고 있던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과 삼성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던 이상민 감독은 정확히 12년이 지난 2021년 1월 21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감독 대 감독으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당시 이상민과 함께 팀 동료로서 코트를 누볐던 이규섭은 현재 코치로서 삼성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상민을 보좌하고 있다. 또한 전창진 감독은 KCC로 적을 옮겨 여전히 뛰어난 지도력으로 팀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케하는 대목. 그런가 하면 당시 나이로 스물 아홉살이었던 삼성 김동욱은 마흔이 넘어선 현재까지 여전히 선수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이처럼 양 팀의 4라운드 맞대결은 12년 전 일 만으로도 얘깃거리가 충분하다. 올 시즌 첫 3경기에선 삼성이 2승 1패로 앞서 있다. 삼성이 맞대결 우위를 바탕으로 KCC의 연승 행진을 저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2009년 1월 21일 @잠실실내체육관  동부 vs 삼성 박스스코어
1Q_동부 21-16 삼성
2Q_동부 46-44 삼성
3Q_동부 65-68 삼성
4Q_동부 85-85 삼성
1차 연장_동부 91-91 삼성
2차 연장_동부 100-100 삼성
3차 연장_동부 113-113 삼성
4차 연장_동부 119_119 삼성
5차 연장_동부 135-132 삼성

#사진_점프볼DB
#기록참조_KBL 공식 기록프로그램

 

점프볼 / 서호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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