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 왔을까? 아시아쿼터, 그들이 말하는 ‘한국 농구’

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9 17: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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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다윤 인터넷기자]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단순히 연봉만 보고 한국에 왔을까?

프로농구 아시아쿼터 제도는 2020년 일본 선수를 시작으로, 2022-2023 시즌에는 필리핀 선수들까지 그 영역이 더 넓어졌다. 덕분에 프로농구는 새로운 활력을 얻었고, 아시아 쿼터 선수들도 국내선수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DB의 이선 알바노는 국내 선수 MVP에 선정되며 단연 눈에 띄었고, LG의 칼 타마요는 첫 시즌부터 라운드 MVP를 거머쥐는 등 KBL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한국 농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벌써 3년 차에 접어든 이선 알바노(원주 DB), 저스틴 구탕(서울 삼성), 샘조세프 벨란겔(대구 한국가스공사). 이들과 만나 한국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깊이 있게 들어보았다.

한국으로 오게 된 계기?

이선 알바노

독일 2부에서 뛰고 나서, 지인에게 한국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그리고 아기도 생겼고 나의 농구적인 커리어와 아이를 키우기 좋으면서 안전한 곳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저스틴 구탕

필리핀에서 대학교를 졸업할 시기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었다. 아마추어 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일본 아니면 한국행을 고민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필리핀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결정했다.

SJ 벨란겔

KBL 리그가 수준 높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학에서 프로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내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KBL 팀에서 나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 기회를 잡고 한국으로 오게 됐다.

어느덧 한국에서 3년차

이선 알바노

KBL 페이도 꽤 괜찮고 아이들이 여기서 계속 지내기도 했다.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고, 지내면서 즐겁기 때문에 KBL에 만족하고 있다.

저스틴 구탕

한국이 거의 제2의 홈이다. 여기 있는 팬분들도 너무 좋고 우리 팀원들도 너무 좋고 상대편에 뛰는 선수들도 다 좋다. 아직 어리니까 나중에라도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내 능력으로는 한국에서 뛰는 게 좋다.

SJ 벨란겔

KBL은 정말 좋은 리그고, 많은 발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특히 우리 감독님(강혁)께서 여러 기회를 주신 덕분에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는 한국에서 레전드 선수로 알고 있기에 나에게는 정말 좋은 발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전 경험과 한국 농구의 차이점

이선 알바노

우선 한국이 빠른 농구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코트에서 외국 선수 한 명만 출전하는 게 다르게 느껴진다. 즉 코트에서 미국 선수나 외국인 선수는 한 명뿐이라는 점이, 게임을 조금 다르게 만들긴 하는 것 같다.

저스틴 구탕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차이점으로는 한국 사람들이 착하다. 내가 필리핀 사람이지만, 필리핀 사람들보다 한국 사람들이 더 착하다(웃음). 예를 들어 파울을 받는 상황이면, 상대방이 와가지고 일으켜주고 먼저 미안하다며 사과도 한다. 그리고 팬분들도 여기에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줘서 문화적인 것도 여기가 편하다.

SJ 벨란겔

여기서는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것 같다. 필리핀에서는 개개인의 재능과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하는 편이고, 한국에서는 팀워크나 조직적인 플레이 같은 팀 중심의 요소에 더 의존하는 것 같다. 팬 문화도 확실히 다르고, 한국이 훨씬 더 존중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팬 응원도 훨씬 더 조직적이다. PBA 리그(필리핀 농구 협회)에서는 그런 응원이 없는 것 같다. 예를 들면 “가자 대구!” 같은 응원도 없고, 현장 소리도 잘 안 난다.

한국 문화에 대해

이선 알바노

좋은 점이 많다. 한국이 매우 발전된 기술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식당에서도 버튼 하나로 셀프 서비스로 다 시킬 수도 있고 돈도 지불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저스틴 구탕

이미 말했지만 사람들이 착하다. 팬분들도 그렇고 친절하다는 것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여기 와서 그런 문화가 제일 충격이었다. 필리핀 사람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필리핀에서 경기 중에 휘슬이 불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냥 전쟁이다(웃음). 친구 그런 거 하나 없고, 죽일 기세로 싸우고 한다.

SJ 벨란겔

첫해에는 좀 두려웠다. 어떤 문화 속으로 들어가게 될지 몰랐고, 한국을 K-드라마로만 접했으니까. 하지만 이제 3년이 지나면서 문화를 점점 알게 되었고, 지금은 정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첫 해에 조금 충격이었던 것 중 하나는 내 헤어스타일이었다.

한국에서의 목표

이선 알바노

지난 시즌에서 정규리그 1등을 해봤으니까 통합 우승을 해보고 싶다. 챔피언결정전에 한번 올라가는 게 꿈이다.

저스틴 구탕

이곳에서 제 커리어를 최대한 발전시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큰 목표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동안 저와 가족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길 바라고 있다.

SJ 벨란겔

한국에서 목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팀이 승리하고 한국에서 챔피언십을 거두는 데 기여하는 것이 내 목표다.

이어 가볍게 질문한 한국 음식으로, 알바노와 구탕은 김치찌개를, 벨란겔은 순대국밥을 좋아한다고 했다.

세 명의 선수와 나눈 대화는, 단지 농구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그들이 한국에서 겪은 변화와 성장, 그리고 도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진_박상혁,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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